도담이 이야기2018. 5. 9. 15:13

 

 

 

" 엄마! 오늘은 혼자 샤워할래요! "

도담이가 9살이 되면서부터 가끔이지만 혼자 샤워를 한다.

이제 샤워도 혼자서 해야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막상 아이가 혼자 하겠다고 하니 영 못미덥다.

머리는 제대로 감았는지? 비누칠은? 헹구는 건?

서툴러도 그렇게 혼자 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데

그게 참 잘 안되서 남편에게 한소리씩 듣곤 한다.

아기 욕조에서 물장난 하며 샤워시켰던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혼자 샤워를 하겠다니...

우리 도담이가 많이 크긴 했나보다.

마음 한 구석에선 아직도 어린 아이로 남아있길 바라는 것인지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이 아쉽고 아깝다.

 

" 엄마, 핸드폰으로 저 혼자 샤워하는 거 찍어주세요! "

내가 블로그에 육아일기 쓴 걸 도담이에게 가끔씩 보여주는데

거기에 올리라고 샤워하는 모습을 찍어달라는 도담이 ㅋ

그런데 이제 그러기엔 네가 너무 커버렸구나...

그래도 도담이가 원하니까 어릴 때 사진이라도~~^^;;;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5. 4. 07:12

 

 

남편에게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누워 있거나 할 때

가만히 있지 못하고 머리카락을 꼰다.

자기 머리카락만 꼬면 머라 안하겠는데

아들, 마누라 머리카락까지 꼬아 놓는 게 문제다.

 

하루는 도담이가 피곤했던지 낮잠을 자는데

보니까 더듬이를 두 개나 만들어 놓았다.

(자기 껀 저렇게까지 안하면서 ㅠㅠ)

언젠간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당황한 적도 있다.

내가 텔레비전을 보는 사이 남편이 내 머리에도 더듬이를 만들어 놓았던 것!

하마터면 그대로 외출할 뻔 했다.

지난 명절엔 도담이가 남편이 꼬아놓은 머리카락을

가위로 싹둑 잘라버렸다.

순간 너무 화가나서 남편에게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했지만

오히려 아들에게 서운해하는 남편...

그리고 여전히 남편의 장난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저 웃어넘길 수 밖에 없는 건

" 아빠! 엄마는 싫어하니까 저한테만 하세요~ "

" 엄마! 아빠가 좋아하니까 저는 괜찮아요~ "

이렇게 예쁜 생각을 하는 우리 아들 때문이다.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4. 26. 13:54

 

할머니댁 마당에서 도담이가 자전거를 타고있다.

그런데 자전거 뒤에 뭔가를 달고 다니는 거다.

저것은... 바퀴달린 행거인데...

거기다 잡동사니를 싣고 신나게 자전거를 탄다.

행거 굴러가는 소리가 요란한데

문제는 저걸 타고 대문 밖에도 나간다는 거... ㅡ.ㅡ;;

동네 어른들이 그게 뭐냐고 물으면 더 재미있어 하겠지!?

 

나는 남편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다.

우리 아들 저러고 놀고 있다고~~

주말에도 제대로 못쉬고 일 나간 남편

아들 보고 웃으라고 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4. 19. 12:29

 

지난 겨울이었던 것 같다.

시댁 식구들과 어느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이곳에선 작고 귀여운 스텐 그릇을 물컵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 도담이 그 그릇이 너무 맘에 들었던지

자기 앞에 두어개 가져다 놓고는 만지작거렸다.

" 이거 너무 귀엽다. "

그 말 한마디만으로 얼마나 갖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지 알 수 있었다.

그런 도담이 모습을 지켜보던 도련님이 직원에게 슬쩍 물었다.

" 저... 이 그릇 하나만 파시면 안되요? "

자기는 직원이라서 안된다고... 직원도 당황해 하는 듯 했다.

사실은 나도 당황했으니까.

식당에서 그릇을 사겠다는 사람이 또 있을까?

어쨌든 직원의 말에 도담이는 실망한 듯 울먹였고

그런 도담이를 달래준 건 어머님이었다.

할머니 집에 가면 같은 거 있다고 찾아주겠다고 하신거다.

 

그 날 도담이에게는

식당에서 본 것 보다 더 작고 귀여운 그릇이 두 개나 생겼다.

어머님은 도담이가 주방용품에 관심을 덜 가졌음 하시지만

그릇을 받고 좋아하는 손자의 모습을

또 흐뭇하게 바라보실 수 밖에...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4. 5. 14:44

 

 

지난 설에 도담이가 할머니 드린다고 잉어 선물세트를 만들었다.

어째 마트 전단지를 유심히 본다 했다.

도담이가 유치원에서 받은 선물상자를 안버리고 둔 것이

이렇게 유용하게 활용될 줄이야~

아끼는 색종이로 색색의 잉어들을 많이도 접어 넣었다.

색종이 한 장도 남 줄 땐 아까워하는 아들이 말이다.

실제로 20kg에는 턱없이 모자라겠지만

도담이에겐 저 색종이들이 그에 상당한 가치를 지녔을 거다.

 

" 할머니~ 이거 선물이에요. "

" 그래? 이걸 직접 만들어왔어? 아까워서 못 먹겠는데~ "

" 이건 먹으면 안되는 거에요!! "

 

도담이의 엉뚱한 선물세트에

온 가족이 즐거워 했고 나 또한 참 흐뭇했는데

도담이가 할머니께 뭐라고 속삭였다.

 

알고보니 그 선물세트는 그냥 선물이 아니었다.

측면에 가격표까지 떡하니 써놓고는 할머니께 달라고 한거다.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진작 알았다면 그러면 안된다고 주의를 줬겠지만

엄마가 그럴 걸 알고 말 안한거겠지?

 

언젠가 도담이가 용돈을 받아서 쓰레기통에 버린 적이 있다.

어린 애가 뭘 모르고 그런 거라 다들 웃어 넘기긴 했지만

엄마인 내 입장에선 민망하고 죄송스러웠었다.

 

그랬던 도담이가 지금은 돈을 모으려고

참 별별 생각을 다 하는 것 같다. 

자기 방을 편의점으로 만든 것도 그렇고,

잉어 선물세트도 그렇고...

세배도 진짜 열심히 하고...

 

그래도 도담이 나름대로는 용돈을 벌기(?)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 뭔가가 참 엉뚱하고 어이없긴 했지만 (^^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3. 24. 11:52

 

" 태권도 다녀왔습니다! "

태권도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첫날부터

도담이는 한결 씩씩해진 목소리로 이렇게 인사를 했다.

선생님이 시켜서 하기도 하고 까먹을 때도 있지만

아.. 이래서 태권도 학원에 보내는구나.. 싶었다.

그 인사 한마디에 아이가 달라보였달까?

 

남편은 1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키고 싶어했다.

자신감, 체력...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아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있는 힘을 길렀으면 하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그 땐 도담이가 원하지 않아서 못보냈었다.

 

지금은 2학년... 조금은 늦은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당장 띠 색깔은 중요한게 아니니까...

도담이가 다른 아이들과 몸으로 부딪치고 함께 뒹굴면서

그동안은 몰랐던 새로운 즐거움을 알아가길 바란다.

 

학원에서 받아온 새하얀 도복을 보니

힘찬 구령을 외치며 태권도를 하는 도담이 모습이 그려진다.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1. 19. 12:06

 

어느날 미운 우리 새끼를 시청하던 중에 토니의 편의점이 나왔다.

그걸 본 도담이는 큰 결심을 한 듯 말했다.

" 엄마 저 방에 있는 마을 정리해야겠어요! "

기찻길에 도로에 발 디딜 틈 없이 마을로 꾸며놓아서

한달이 넘도록 청소도 못하고 방치된 방을 정리한다니 나는 너무 기뻤다.

" 그래?? 잘 생각했어. 엄마가 정리 도와줄게~ "

 

그런데 도담이가 그런 결정을 내린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토니처럼 편의점을 만들고 싶었던 것!!

얼마나 빨리 만들고 싶었으면 방정리를 하기도 전에

간판부터 만들어 달았다.

' 신사임당 247 편의점 '이라고~

 

 

 

그리고 도담이는 편의점에서 판매할 물건들에 가격표를 써넣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 비스킷, 사탕, 젤리, 안쓰는 장난감...등등.

바코드가 없는 건 바코드까지 그려 넣는 세심함까지 보였다.

 

 

 

 

 

그런데 휴지심이 5만원???

" 도담아! 이건 너무했다. 어떻게 휴지심이 5만원이야? 이걸 누가 사? "

황당해 하는 나에게 도담이 하는 말

" 필요한 사람은 사겠죠. "

 

우리 도담이 편의점 오픈한다고 할머니, 할아버지께 홍보도 했다.

이번에 이모네 놀러갔을 땐 이모한테까지... ㅋㅋ

덕분에 이모한테 직접 접은 종이학으로 채운 유리병을 비싸게 팔았다.

 

 

 

 

원하는만큼 돈이 모이면 사고 싶은 거도 맘대로 사고

엄마, 아빠 선물도 사줄거라던 도담이가

편의점에서 번 돈으로 제일 먼저 산 것은 전동 지하철 ^^

이거 사면서 엄청 뿌듯해하는 것 같았다.

 

아직 할머니, 할아버지는 못와보셨지만

목적을 달성한 도담이는 이제 편의점 문을 닫기로했다.

그동안 모은 걸로 필요한 거 더 장만해서 새로운 마을을 만들거란다.

근데 막상 문을 닫는다니... 왠지 아쉽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1. 12. 08:40

 

지난 주말 친정에 갔을 때

도담이가 외할아버지께 특별한 선물을 했다.

외할아버지를 클레이로 멋지게 만들어서 드린거다.

네모난 얼굴형에 흰 머리카락~

나름 특징을 잘 살려서 만들었다.

이것이 도담이에겐 정말 어려운 일인 걸 알기에

할아버지의 기쁨은 더욱 컸고

선물을 받지 못한 할머니는 그만큼 더 서운해했다.

 

 

 

할머니도 만들어 달라고

할아버지보다 더 크게 만들어달라고 도담이를 조르니

마지못해 하얀 클레이를 조금 떼어내서 할머니 얼굴을 그렸다.

할머니는 이게 뭐냐고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고

결국 도담이는 다시 못만든다며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할아버지 만든다고 생각보다 클레이 소비를 많이해서

도저히 할머니까진 만들 수 없었던 눈치다.

 

도담이는 장난감이나 물건을 살 때 신중한 편이다.

미리 계획을 하고 허락을 받아 사러가거나

계획없이 가게 되더라도 사달라고 떼를 쓰며 힘들게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가 더 사라고 사정을 한다. ㅋ

반면에 도담이가 가진 물건들은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를 너무 싫어한다.

색종이 한 장도 아까워서 눈물을 찔끔 거릴 정도로...

나중에 새로 더 많이 사준다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미 자기 소유가 된 것을 나누거나 선물하기를 너무너무 힘들어했다.

나누는 기쁨, 함께 가지고 노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고 싶어서

달래도 보고 윽박도 지르고 야단도 쳐보았다.

하지만 도담이 마음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도담이의 그런 성향은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선생님과 상의 끝에 선택한 방법은

무언가를 사줄 때 친구들과 함께 나누기로 전제를 붙이는 거였다.

그 효과가 아주 크게 나타나진 않았지만

조금씩이나마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엄마는 도담이가 그려준 그림은 결국 받지않으셨다.

그냥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짜 서운하셨나?

그런데 도담이도 그런 할머니가 계속 마음에 걸렸던지

다음에는 할머니한테도 선물하기로 약속을 했다.

물론 부족한 클레이는 나와 남편이 채워줘야겠지만~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8. 1. 10. 07:30

 

 

 

(2017.06.08)

 

교실 앞에서 도담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도담이 친구들이 말했다.

" 도담이가 엄마한테 준다고 선물 만들었어요~ "

" 어? 진짜? "

 

궁금해하며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도담이가 내민 것은 귀여운 햄버거.

예쁘게 하트모양으로 접은 색종이에 메모도 적었다.

' 엄마 선물이에요 저랑 같이 먹어요 '

참... 너 답다. ^^

 

집에 오자마자 햄버거 개봉~

도담이는 햄버거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눈, 코, 입, 귀 부분만 저가 먹고

나머지는 모두 엄마 먹으라고... ㅋㅋ

 

'저랑 같이 먹어요' 의 진짜 의미는

먹고 싶지 않은 부분은 엄마가 먹어달라는 거?!

그래도 고맙다고 맛있게 먹어주었다.

사실... 정말 맛있기도 했고 ㅎㅎ

 

어떤 친구들은 만들자마자 다 먹어서

엄마는 학교에서 요리수업을 한 줄도 모른다는데

편식 심한 우리 도담이는 모두 엄마랑 같이~~

선물로 위장한 깜짝 이벤트로 실속까지 챙겼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들한테 당한건가?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7. 12. 31. 19:26

 

" 엄마 삼륜차 만들어주세요! "

 

도담이 7살 때...

어디선가 삼륜차를 보고와서는 나보고 만들어달라했다.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겠다고

설계도라도 그려주면 만들어 보겠다 했더니

정말로 도담이가 삼륜차 설계도를 그려줬다.

옆모습, 앞모습, 뒷모습까지... ㅋㅋ

 

 

 

 

 

 

 

 

단지 도담이의 설계도대로 만들었을 뿐인데

정말 그럴듯한 삼륜차가 만들어졌다. ^^

 

 

 

도담이 손에 쏘~옥~

한동안 어디 갈 때마다 꼭 챙겨 다녔다는...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