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방에 투명한 수납장을 설치했다. 엠블럭이라고 조립식 수납장인데 내가 원하는 사이즈대로 구매할 수 있고 조립도 쉬운편이다. 다만 플라스틱이라 조금 약해보이긴 한다. 이 수납장을 들인 목적은 방치되어 먼지가 쌓여가는 도담이 작품들을 멋지게 정리하는 거였다. 그 핑계로 아들 방 정리도 할겸~ 나름 몇날며칠 고민해서 산 건데 막상 설치해 놓고 보니 내맘대로 되지 않았다. 다 가지고 놀 것들이라며 수납장에 넣는 걸 반대하는 도담이 때문이었다. 거기다 도담인 수납장을 주방용품들이나 소품을 넣는 용도로 사용하고 싶은 눈치였다. 맙소사! 아들 방을 멋지게 꾸며보겠다는 엄마의 마음을 아무리 설명하고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내가 생각했던 정리는 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도 몇군데는 ..
" 엄마! 오늘은 혼자 샤워할래요! " 도담이가 9살이 되면서부터 가끔이지만 혼자 샤워를 한다. 이제 샤워도 혼자서 해야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막상 아이가 혼자 하겠다고 하니 영 못미덥다. 머리는 제대로 감았는지? 비누칠은? 헹구는 건? 서툴러도 그렇게 혼자 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데 그게 참 잘 안되서 남편에게 한소리씩 듣곤 한다. 아기 욕조에서 물장난 하며 샤워시켰던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혼자 샤워를 하겠다니... 우리 도담이가 많이 크긴 했나보다. 마음 한 구석에선 아직도 어린 아이로 남아있길 바라는 것인지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이 아쉽고 아깝다. " 엄마, 핸드폰으로 저 혼자 샤워하는 거 찍어주세요! " 내가 블로그에 육아일기 쓴 걸 도담이에게 가끔씩 보여주는데 거기에 올리라고 ..
남편에게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누워 있거나 할 때 가만히 있지 못하고 머리카락을 꼰다. 자기 머리카락만 꼬면 머라 안하겠는데 아들, 마누라 머리카락까지 꼬아 놓는 게 문제다. 하루는 도담이가 피곤했던지 낮잠을 자는데 보니까 더듬이를 두 개나 만들어 놓았다. (자기 껀 저렇게까지 안하면서 ㅠㅠ) 언젠간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당황한 적도 있다. 내가 텔레비전을 보는 사이 남편이 내 머리에도 더듬이를 만들어 놓았던 것! 하마터면 그대로 외출할 뻔 했다. 지난 명절엔 도담이가 남편이 꼬아놓은 머리카락을 가위로 싹둑 잘라버렸다. 순간 너무 화가나서 남편에게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했지만 오히려 아들에게 서운해하는 남편... 그리고 여전히 남편의 장난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날 미운 우리 새끼를 시청하던 중에 토니의 편의점이 나왔다. 그걸 본 도담이는 큰 결심을 한 듯 말했다. " 엄마 저 방에 있는 마을 정리해야겠어요! " 기찻길에 도로에 발 디딜 틈 없이 마을로 꾸며놓아서 한달이 넘도록 청소도 못하고 방치된 방을 정리한다니 나는 너무 기뻤다. " 그래?? 잘 생각했어. 엄마가 정리 도와줄게~ " 그런데 도담이가 그런 결정을 내린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토니처럼 편의점을 만들고 싶었던 것!! 얼마나 빨리 만들고 싶었으면 방정리를 하기도 전에 간판부터 만들어 달았다. ' 신사임당 247 편의점 '이라고~ 그리고 도담이는 편의점에서 판매할 물건들에 가격표를 써넣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 비스킷, 사탕, 젤리, 안쓰는 장난감...등등. 바코드가 없는 건 바코드까지 그려..
지난 주말 친정에 갔을 때 도담이가 외할아버지께 특별한 선물을 했다. 외할아버지를 클레이로 멋지게 만들어서 드린거다. 네모난 얼굴형에 흰 머리카락~ 나름 특징을 잘 살려서 만들었다. 이것이 도담이에겐 정말 어려운 일인 걸 알기에 할아버지의 기쁨은 더욱 컸고 선물을 받지 못한 할머니는 그만큼 더 서운해했다. 할머니도 만들어 달라고 할아버지보다 더 크게 만들어달라고 도담이를 조르니 마지못해 하얀 클레이를 조금 떼어내서 할머니 얼굴을 그렸다. 할머니는 이게 뭐냐고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고 결국 도담이는 다시 못만든다며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할아버지 만든다고 생각보다 클레이 소비를 많이해서 도저히 할머니까진 만들 수 없었던 눈치다. 도담이는 장난감이나 물건을 살 때 신중한 편이다. 미리 계획을 하고 허락을 받..
조금은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 도담이는 요즘 우리나라 전통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람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려도 꼭 한복을 입히고 책도 전래동화나 우리나라 옛 위인들 위주로 읽는다. 얼마전엔 다이소에 살 것이 있어서 들렀다가 도담이가 갖고 싶어해서 사준 것도 전통인형이었다. 그것도 여자만 둘을... 젊은 여인은 이름도 붙여줬다. '신사임당'이라고 ^^ 관심사가 그렇다보니 그런 것만 보이는지... 이번에 외갓집에 갔을 땐 병에 그려진 여인을 클레이로 떡하니 만들어냈다. 어쩜 이걸 만들 생각을 했을까? 가족들이 모두 감탄을 하니 도담이 어깨가 으쓱거렸다. 항상 그 자리에 있었지만 별관심도 없었던 술병이었는데 예쁜 한복을 입고 장구를 치고 있는 여인의 그림이 도담이의 눈에는 특별하게 보였던 것 ..
(2017.06.08) 교실 앞에서 도담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도담이 친구들이 말했다. " 도담이가 엄마한테 준다고 선물 만들었어요~ " " 어? 진짜? " 궁금해하며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도담이가 내민 것은 귀여운 햄버거. 예쁘게 하트모양으로 접은 색종이에 메모도 적었다. ' 엄마 선물이에요 저랑 같이 먹어요 ' 참... 너 답다. ^^ 집에 오자마자 햄버거 개봉~ 도담이는 햄버거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눈, 코, 입, 귀 부분만 저가 먹고 나머지는 모두 엄마 먹으라고... ㅋㅋ '저랑 같이 먹어요' 의 진짜 의미는 먹고 싶지 않은 부분은 엄마가 먹어달라는 거?! 그래도 고맙다고 맛있게 먹어주었다. 사실... 정말 맛있기도 했고 ㅎㅎ 어떤 친구들은 만들자마자 다 먹어서 엄마는 학교에서 요리수업을 한 줄도 ..
도담이가 해 준 네일 아트 ^^ 며칠 전 도담이랑 신랑이랑 커트하러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에는 형형색색 메니큐어들이 비치되어 있는데 우리 도담이도 자주 이용한다. 이 날도 도담이 손톱에 알록달록 메니큐어들을 발라주고는 나도 한 번 발라보려는데 도담이가 해주겠다고 나섰다. 너무너무 해보고 싶어해서 어쩔수 없이 맡겼지만 제대로 할 리가 없었다. 손톱 밖으로 다 튀어나가게 해놓고 깔깔깔 ㅋㅋㅋ " 이게 뭐야? 예쁘게 잘 발라줘야지!! " 그래도 지저분한 부분 닦아내니 봐줄만은 한 듯~
와우~~ 우리 도담이가 손톱을 깎는다. 혼자서 손톱을 깎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 엄마! 저 손톱 잘깎죠? " 그래... 정말 잘 깎았다. 혹시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나? 손가락 10개 모두 무사했다. " 엄마 손톱도 제가 깎아줄게요~ " " 아니야 괜찮아. 엄마가 깎을게. " " 왜요~~ 제가 해줄게요~ " " 그... 그게 엄마 손톱은 도담이보다 두꺼워서 힘들거야. "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두려웠다. 행여 도담이가 실수할까봐... 아플까봐... 어쩔수 없이 아들에게 손톱을 맡기면서도 불안불안 ㅜㅜ 다행히 도담이가 한 두개 자르고는 그만 하겠다고했다. 휴~~~ 그런데 이런 나의 두려움과 걱정이 현실이 되었으니 도담이가 시댁에서 면봉으로 아버님 귀를 파주겠다고 하다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