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10. 11. 04:05

아이들도 가끔은 혼자만의 아늑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기에

커다란 박스를 구해다가 집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줘볼까 하다가

백화점에서 저렴한 아이들용 텐트가 눈에 띄길래 덥썩 구매를 했습니다.


혹시라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문화센터에서는 다른 사람들 때문이었는지

자동차 모양의 텐트에 들어가는 걸 거부했던 지라 내심 걱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텐트를 펴자마자

엄마의 걱정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도담이~~



침대와 방에 널부러져 있던 주방 살림들을

모조리 텐트 안으로 가져다 놓더라구요 ㅋㅋ


깔끔해진 침대위를 바라보면서 너무나도 좋아하던 남편...


하지만 텐트에서 나는 냄새가 너무 심해 빨아서 말리는 동안

금새 또 침대와 방은 주방 살림들로 어지러워졌고

남편은 텐트의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도 전에 방에 펼쳐놓더랍니다.


그동안 아들이 어질러 놓은 걸 정리하는 일이

무척이나 귀찮았었나 봅니다. ㅎㅎ;;




베개를 의자 삼아 앉고

달걀 판을 가스렌지 삼아 요리를 하며

아주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도담이^^


텐트 안에서 노는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이리 좋아해 주는 것만으로 만족했습니다.


도담이가 조금 더 크면

그 때 이 텐트가 더 요긴하게 쓰일테니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9. 17. 09:51

29개월~ 엄마 옷 입는 것 까지 참견하는 도담이^^


올 여름이 유난히도 더웠던 탓일까요?

가을 바람이 제법 차갑게 느껴집니다.

이러다 금방 겨울이 되는 건 아닌지...


그래도 아직 집에서는 반팔에 반바지 차림이지만

도담이와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옷 입히는 것도 큰 일입니다.


자기 마음에 안드는 옷은

입지 않으려고 도망을 다니거든요.


근데 잘 입던 옷도 어느 날은 싫다고 하니

도담이의 변덕과 비위를 맞춰주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도담이가 엄마가 입은 옷 까지 참견을 했습니다.


그 때 제가 입고 있던 옷이 어깨에 단추가 달린 거였는데

그걸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 단쮸 " 라고 하기에

기특하다고 여기고 있을 때였습니다.


느닷없이 엄마 옷을 들추고 잡아당기더니

마음대로 안되니까 울어버리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어도 옷을 잡아 당기며 울기만...

말을 못하니 이럴 땐 참 답답하더라구요.


옷을 계속 들추는 것이 벗기려고 하는 것 같아서 벗었는데

바지까지 벗으라고 잡아 당기는 도담이... ㅡ.ㅜ

그래서 아예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런데 옷을 갈아입고 났더니

뒤로 돌아 앉아서 아무일 없었다는 듯 놀더군요.

참 나~ 어이가 없어서 ㅡ.ㅡ;;


" 이제 엄마 옷 입는 것 까지 참견하는 거야? "



그 날 입었던 옷입니다.

이렇게 보니 색깔도 칙칙한 게 아이들이 안좋아할만 한가 싶기도 한데

며칠 후에 다시 입었을 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더랍니다.


사실 제가 옷을 잘 못입긴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모임이나 행사가 있을 땐

남편이 제 코디를 대신 해줍니다.

옷을 사러가도 남편이 거의 골라주고요.


하지만 세 살 난 아들까지 엄마 옷에 참견할 줄은 몰랐네요.

요즘 아이들은 엄마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던데...


아빠와 아들이 나란히 앉아서

엄마가 옷 입을 때마다 잔소리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9. 12. 07:32






시댁 주방에서 한참 주방놀이를 하고있는 도담이...

냄비에 뚝배기에 후라이펜까지 종류별로 다 나와있습니다.


" 남자 애가 뭘 이런 걸 가지고 놀아? "

" 이제 냄비 그만 갖고 놀아~ "

할머니네 오자마자 주방부터 찾아들어가는 손주에게

시부모님이 하시던 말씀입니다.


뭐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십니다.

도담이가 달라고 손을 이끌면 못이긴 척 내려주시고

옆에서 한 입 달라고 맞장구도 쳐주시구요.


얼마전 까지만 해도

냄비나 주방살림에 너무 집착을 하는 것 같아서

내심 저도 걱정을 했었는데요


지금은 뭔가 그쪽으로 관심이 있어 그러나 싶어

지켜보는 중이랍니다.


시댁만 그런 게 아니라 어느집에 가든지 싱크대 문부터 여는 아들...

식당에 밥 먹으러 가도 주방구경을 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도담이 랍니다.


지난주에 시댁 식구들이랑 저녁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도

할머니 손을 이끌고 주방쪽으로 가던 도담이...


그런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다용도 실로 가더니

오래되서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압력밥솥을

평소엔 달라고 하지도 않았던 걸 기어이 내려달라고...

그러더니 추를 움직이며 놀더랍니다.


어머님 말씀이

식당에서 커다란 압력 솥에 밥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추가 움직이는 걸 보고 따라하는 것 같다고...

어머님도 예사롭지 않게 여기시는 듯 했습니다.


교회에서도 장래의 요리사로 소문이 나서

유치부실에 주방놀이 장난감이 있는데

도담이가 가면 이제는 아이들이 알아서 양보를 해주네요.


어쩌면 저희가 다양한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고

그만큼 다양한 놀이를 함께해 주지도 못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좀 유별난 구석이 있는 것 같긴 하네요. ㅋ

이제 겨우 29개월이니

도담이 행동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9. 7. 08:29

도담이가 이번에 할머니네서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특히 더

돌아가는 선풍기에 뭔가를 잘 집어넣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실제로 일을 당해보니 정말 아찔하더군요.


평소에도 선풍기를 발로 켜고 끄는 걸 재미있어 하던 도담이 이기에

손대면 위험하다고 조심해야한다고 주의를 주니

스스로도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무도 보지 않을 때였습니다.


도담이가 파리채로 바닥을 치며 벌레 잡는 흉내를 내며 놀고있었는데

제가 잠시 다른 방에 들어간 사이에

그 걸 선풍기에 집어 넣은 겁니다.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려 놀라서 뛰어가 봤더니

도담이는 선풍기에 파리채를 꽂은 채 서있고

선풍기 날개는 박살나서 그 조각이 멀리까지 날아갔더군요.


탈탈거리고 있는 선풍기를 끄자마자

아이 상태부터 확인을 했는데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멀쩡해 보이는 파리채 이지만



선풍기에 끼였던 옆부분이 조금 찢어졌답니다.



선풍기는 이렇게 날개가 무섭게 부서졌습니다.

뾰족하게 부서진 날개가 아이가 있는 쪽으로 날아왔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부서진 잔해가 선풍기 내부에도 이렇게 남아있었습니다.


아이들 안전사고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서

늘 조심한다고 해도 부족한 것 같아요.


게다가 엄마가 괜찮겠지... 하고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고

이렇게 사고가 일어나니 말입니다.


선풍기는 망가져 버렸지만

도담이가 그랬다는 말에 부모님도 그저 웃으실뿐...

아이가 다치지 않은 것에 정말 감사했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9. 6. 08:20




이번에 시댁에 갔을 때

시부모님이 다니시는 교회에서

도담이가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이전엔 서로 봐도 본채만채 그랬었는데

제가 둘을 서로 인사 시키고 악수를 하랬더니 하더라고요~


예배 끝나고 밥먹으러 가는데

친구가 도담이 손을 잡고 식당까지 안내를 해줬습니다.

그 뒷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ㅋㅋ


식당앞에선 자기 신발을 먼저 벗고

멀뚱멀뚱 서있는 도담이 신발도 벗겨주려고 하더군요.

개월수로 따지면 도담이가 형인데 오히려 동생 같았습니다.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는데다

교회에 다닌다곤 해도 아직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진 않아서

친구 손을 꼭 잡고 따라가는 도담이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었답니다.


말 못하고 표현은 못해도

친구가 뭔지... 도담이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도담이에게 친구가 필요한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어쩌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늦는지도 모르겠네요.


엄마가 활동적이지 못하다보니

아이도 그 영향을 많이 받는군요.

그래서 도담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랍니다.


어린이집을 보낼까 고민도 되었지만

우선은 문화센터부터 시작을 하려고 가을학기 등록을 했습니다.


오늘이 문화센터 가는 첫날이네요^^

처음이라 저도 살짝 설레는군요.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선생님이랑 또래친구들이랑 함께 놀고 어울리면서

새친구도 많이 사귀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8. 24. 20:23

어제 오랜만에 도담일 데리고 남편 회사 근처까지 마중을 나갔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아홉 정거장은 가야하는데

도담이가 타기 전부터 무서워하더니

지하철이 출발하자 주먹을 꼭쥐고 덜덜 떨면서 울려고 하더군요.


컴컴한 지하로 다니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철커덩 거리는 지하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도착할 때까지 도담이를 꼬옥 안은채

손으로 귀를 막아주었답니다.


남편을 만나 집으로 돌아올 때는

남편이 도담이를 안고 지하철을 탔는데

빈자리가 나와도 못안게 해서 끝까지 서서 왔답니다.


" 애가 불안해 하면 앞머리를 쓸어올리면서 만져줘요.

  그럼 애가 덜 불안해 하고 자신감도 생기고 그래. "


우리 가족을 가만히 지켜보시던 어르신 한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분 말씀대로 저는 도담이 머리를 쓸어올리며 만져줬습니다.


그래도 도담이가 불안한 기색을 보이자
어르신께서 물으셨습니다.


" 빈자리가 있는데 왜 안앉아요? "

" 애가 못안게 해서요^^;; "

" 그래도 살 앉아봐요. 엄마, 아빠가 같이 앉으면 애도 더 편안하지. "

" 네... "


사실 남편도 많이 피곤해서 앉고 싶던터라

저희는 다시 빈자리에 앉으려고 시도를 했는데요

도담이가 안앉으려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그냥 서있어야 했습니다.


" 그래도 아빠가 애를 편안하게 잘 안아주네.

  그녀석 이쁘게 잘 컸다. "


저희들이 내릴 때까지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시던 어르신...

모르는 분이었지만 감사했습니다.


요즘 묻지마범죄다 뭐다 해서 길거리 다니기도 불안하지만

그래도 좋은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이전에는 지하철도 곧잘 타고 다니고 그랬는데

최근들어 도담이가 지하철 타는 걸 무서워합니다.

그리고 어제가 가장 심했던 것 같아요.


괜히 데리고 나와서 거기까지 마중을 간건가 ...

앞으로도 지하철 탈 일이 종종 있을텐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저에게

남편은 자주 태워서 적응을 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합니다.


저도 사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오히려 아이에게 더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가 해서...


분명 커가면서 차츰 나아질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러면 당분간은 지하철 타는 걸 자제 하는 게 좋지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어떤 게 좋은 건지...

어떤 게 맞는 건지...

육아라는 게 정답이 없어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7. 31. 06:30

2012 . 5 . 26 ...



남편이 분무기에 물을 채워선 도담이에게 가지고 놀라고 줬네요.

집안에서 하면 온통 물바다를 만들까봐 현관문 열어 놓구 복도에서... ㅋ



근데 어째 폼이 영 어설픕니다. ^^;;


" 도담아~ 그렇게 하면 니 얼굴이 물에 맞잖아~~ "



" 옳지!! 그렇게 해야지~ "



그런데 이번엔 손가락으로 물 나오는 입구를 막았군요. ㅋㅋ



하지만 꿋꿋이 도전한 끝에 분무기 사용법을 터득한 도담이...



발에 튄 물도 한번 닦아주고... ( 깔끔떨기는~~ )



슬리퍼 사이로 보이는 쬐끄만한 발가락들...

전 이런게 넘넘 귀엽드라고요 ㅋㅋㅋ



조준하고 쏘는 모습은 분무기가 아니라 총을 쏘는 것 같네요.



에구구... 내친김에 현관문 청소까지?

여태 한 번도 현관문 닦을 생각은 못하고 살았는데

깔끔쟁이 아들이 대신 해주려나 봅니다.



" 아빠, 엄마~ 제가 얼마나 잘 쏘는지 보세요! "



" 안보고도 쏘는 거 보이시나요? "



" 아... 근데 여기가 아닌데... 잘못 쐈잖아~ " 하는 표정... ^^;;;


손도 작고 손가락 힘도 부족해서 몇번 물을 쏘고 나면 힘들어 합니다.

그나마 엄지 손가락으로 누르는 게 덜 힘든지 그렇게 하다가 얼굴로 발사~

물 때문에 눈을 껌벅껌벅 거리면서도 또 그러기를 반복~

먹기도 많이 먹었을거에요.


이제 분무기 사용법을 완전히 터득했으니

앞으로는 자신에게로 물을 쏘는 일은 없을테지요 ㅎㅎ;;


무언가 한가지를 배우기 위해서는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함을

아이들은 몸소 체험하면서 자라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렸을 땐 그랬을 텐데...

어른이 된 지금은 뭔가에 도전하고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를 쓰고 뭔가를 배우려고 하는 아이의 모습을

오히려 제가 본받아야 할 것 같네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7. 21. 08:33

엄마, 아빠의 행동은 뭐든지 따라하려는 아들~


요리할 때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는 것 부터

가스불 켜고 환풍기 켜는 것 까지도 다 따라합니다.


좀 안따라했으면 하는 아빠의 행동들...

물을 병째 마신다거나 선풍기나 리모콘을 발로 조종하는...

그런 건 또 어찌나 빨리 배우는지 ㅡ.ㅡ;;


점점 따라쟁이가 되어가고 있는 아들때문에

행동도 말도 조심스럽지만

그게 또 맘처럼 쉽게 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가 하는 걸 저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는

얄밉기도 하고 귀찮을 때도 많구요.


그래도 그 작은 몸과 고사리같은 손으로

저도 해보겠다고 꼼지락 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특하기도 하고 참 귀엽습니다.



얼마전엔 도담이 소아과에 가는 길에

뒷짐 지고 가는 아빠의 뒤를

똑같이 뒷짐 지고 쫓아가는 도담이를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시키면 잘 안하는 아들인지라

이 순간을 놓칠새라 얼른 폰으로 사진을 찍었네요 ㅋㅋ


남편과 아들이 똑같은 포즈로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

짧은 순간이었지만 보기에 참 흐뭇하고 좋았는데요

여태까지 도담이가 따라한 행동 중에 최고로 귀여운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모습 자주 볼 수 있을까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도담이 데리고 물놀이라고 가고 싶은데

남편이 그러자고 해줄지 모르겠어요 ㅋㅋ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7. 12. 05:59



얼마전 요 수도꼭지 때문에 도담이랑 크게 다툰적이 있었습니다.


도담이는 수돗물을 틀어 놓고 놀려고 하고

저는 물이 아까워 잠그려고 하고...


처음엔 아이가 알아듣긴 어렵겠지만 설명을 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아직 말을 못하는 아들인지라 답답증이 일더군요.


제가 자꾸만 물을 잠그자 울음을 터트린 도담이...

물을 틀어 달라고 떼를 쓰는데 제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결국 화를 내버렸답니다.


그러자 도담이는 더 악을 쓰고 울고

애써 모른척 내버려 두려고도 해봤지만 마음이 약해지더군요.


물을 다시 틀어주기 전까진 그칠 기미도 안보이고...

결국은 도담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말았습니다.


훌쩍이면서 물놀이 하는 도담이를 보고 있자니 허탈감이 밀려들었습니다.


이럴꺼였으면 처음부터 못하게 하지 말걸...

괜히 애 울리고 버릇만 더 나쁘게 만든 건 아닌지...

끝까지 못하게 했어야 하는 건지...

좀 전에 했던 행동들이 참 후회가 되더랍니다.


그리고 도담이가 그렇게까지 떼를 쓴데는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이 아깝다는 생각만 했지 도담이 입장은 고려해 보지 않았더라구요.


당시의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오전에 밀가루 놀이를 한바탕 하고 씻기려고 욕실로 들어갔는데

장난감 자동차에도 밀가루가 한가득 묻어있어서

세면대에서 씻어서 도담이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동차를 씻는 게 재미있어 보였나봅니다.

욕조에서 까치발을 하고선 자동차를 씻겠다고 하는겁니다.

잠깐은 그 모습이 귀여웠지만 마냥 줄줄 흘러가는 물이 너무 아까워서 그만 ㅡ.ㅜ;;


도담인 뭔가 새롭고 재미난 놀이를 발견했는데

한참 재미있을 때 엄마가 못하게 해서 화가 난 게 아닐까...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고

" 도담아 이제 그만 하고 씻을까? 도담이가 물 잠궈줄래? 잠궈주세요. " 했더니

수도꼭지로 손을 뻗어 물을 잠그고 더 놀겠다고 떼쓰지 않는겁니다. ㅡ.ㅡ


순간... 아차 싶으면서

내가 참 지혜롭지 못했구나 반성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이와 엄마와의 기싸움이 시작되면 절대로 지면 안된다고

그럼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누가 그러셨는데...

앞날이 정말 걱정이 됩니다. ㅠㅠ


소리지르고 혼을 내서 아이를 이기는 건

영 자신도 없고 그게 정답도 아닌 것 같고...


도담이도 저도 다투는 일 없이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순간 순간 생각보다 감정이 앞서니 그게 너무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방문 감사드립니다^^

덥고 습한 날의 연속이네요.

무더위도 잊을만한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어요~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7. 3. 05:56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두 손을 모으고 엄마를 바라보는 도담이 ^^

사실은 엄마가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보는 거랍니다. ㅋ


아직 말을 못해서 ' 주세요~ '라는 표현을 저리 손짓으로 하는 건데요

도담이가 원하는 걸 달라고 할 때마다 '주세요' 하는 거라고 시켰더니

이렇게 스스로 표현을 하기도 하네요~


그런데 얼마전 ' 주세요 '의 부작용(?)을 경험했습니다.


교회에서 갑자기 잘 놀고 있던 도담이가 울음을 터트렸는데요

넘어진 것도 아니고 장난감을 뺏긴 것도 아니고...

그래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 싶어 도담이 주위를 살펴보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있더군요.


울면서도 손은 ' 주세요 ' 모양을 하고 있던 도담이...

형아가 조종하는 자동차가 갖고 싶어서 제딴에는 ' 주세요~ '를 했는데

아무도 봐주거나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없고 형아도 줄 생각을 않으니 울어버린거였죠.


형아가 보는 앞에서 그런 것도 아니고

움직이는 자동차만 바라보며 손만 ' 주세요 ' 하는 걸

엄마, 아빠가 아니면 아이가 왜그러는지 누가 알겠어요.


아마도 도담이가

' 주세요~ ' 하면 뭐든지 주는 줄 알고

한 번 주면 그건 자기 것이 되는 줄로만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꺼는 누가 잠깐이라도 가지고 놀면 소리를 지르면서 말이죠~


가끔은 아들의 이런 행동들이 귀여워서 웃음이 나면서도

어쩔 땐 무척 난감하기도 한데요

하나씩 또 배워가면서 차츰차츰 알아가게 되겠지요.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