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8. 24. 20:23

어제 오랜만에 도담일 데리고 남편 회사 근처까지 마중을 나갔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아홉 정거장은 가야하는데

도담이가 타기 전부터 무서워하더니

지하철이 출발하자 주먹을 꼭쥐고 덜덜 떨면서 울려고 하더군요.


컴컴한 지하로 다니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철커덩 거리는 지하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도착할 때까지 도담이를 꼬옥 안은채

손으로 귀를 막아주었답니다.


남편을 만나 집으로 돌아올 때는

남편이 도담이를 안고 지하철을 탔는데

빈자리가 나와도 못안게 해서 끝까지 서서 왔답니다.


" 애가 불안해 하면 앞머리를 쓸어올리면서 만져줘요.

  그럼 애가 덜 불안해 하고 자신감도 생기고 그래. "


우리 가족을 가만히 지켜보시던 어르신 한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분 말씀대로 저는 도담이 머리를 쓸어올리며 만져줬습니다.


그래도 도담이가 불안한 기색을 보이자
어르신께서 물으셨습니다.


" 빈자리가 있는데 왜 안앉아요? "

" 애가 못안게 해서요^^;; "

" 그래도 살 앉아봐요. 엄마, 아빠가 같이 앉으면 애도 더 편안하지. "

" 네... "


사실 남편도 많이 피곤해서 앉고 싶던터라

저희는 다시 빈자리에 앉으려고 시도를 했는데요

도담이가 안앉으려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그냥 서있어야 했습니다.


" 그래도 아빠가 애를 편안하게 잘 안아주네.

  그녀석 이쁘게 잘 컸다. "


저희들이 내릴 때까지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시던 어르신...

모르는 분이었지만 감사했습니다.


요즘 묻지마범죄다 뭐다 해서 길거리 다니기도 불안하지만

그래도 좋은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이전에는 지하철도 곧잘 타고 다니고 그랬는데

최근들어 도담이가 지하철 타는 걸 무서워합니다.

그리고 어제가 가장 심했던 것 같아요.


괜히 데리고 나와서 거기까지 마중을 간건가 ...

앞으로도 지하철 탈 일이 종종 있을텐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저에게

남편은 자주 태워서 적응을 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합니다.


저도 사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오히려 아이에게 더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가 해서...


분명 커가면서 차츰 나아질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러면 당분간은 지하철 타는 걸 자제 하는 게 좋지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어떤 게 좋은 건지...

어떤 게 맞는 건지...

육아라는 게 정답이 없어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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