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2 남편 동아리 모임에 다녀왔다.4~5년 만인가?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모임을 못했었다.오랜만의 만남에도 늘 보던 사이처럼 편안해 보이는 남편들~아내들과 아이들은 어색함을 감추기 어려웠지만아이들은 역시나 몇 시간 만에 뛰놀기 시작했고우리는 조금 더 편한 사람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불멍하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장작이 부족하면 채워가며 불멍도 즐겼다.불멍 가루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불에 가루를 뿌리니 마치 오로라 같았다.아이들도 신기해하며 번갈아 가루를 뿌렸다.두세 시간을 그렇게 앉아있었을까?불멍이라는 걸 처음으로 제대로 즐겨본 것 같다.
전북은행에 갔다가 받은 저금통^^ 동전을 넣으면 중앙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재미난 저금통이다. 작년 여름, 도담이 하굣길에 은행에 들를 일이 있었다. 도담인 바로 집에 가길 원했지만 오래 안 걸릴 거라며 달래서 데리고 들어갔다. 그런데 어떤 남자 직원분께서 쭈뼛거리며 서 있는 도담이에게 다가오시더니 작은 상자를 건네시며 말씀하셨다. " 너한테만 특별히 주는 거야~ " 홈쇼핑 카드 사은품으로 나온 제품 같은데 특허 출원도 한 귀한(?) 저금통이었다!! 동전 넣는 입구 안쪽으로 작은 철판 같은 게 두 개 있고 아래쪽은 돌려서 열 수 있게 되어있다. 동전을 넣으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아빠 저금통에 있는 동전까지 동원됐다. 그런데 저금통이 재미있으니 장난감이 돼버리는 부작용이 있었다. 한동..
작년 이맘때였던 것 같다. 도담이와 시댁에 가려고 버스를 타는데 " 구만리 가요? " 하고 도담이가 큰 소리로 기사님께 물었더랬다. 대답 없이 눈을 크게 뜨고 도담이를 바라보시던 기사님... ' 대답 좀 해주시지... ' 속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며 마침 기사님 뒷자리가 비어있어서 도담이와 함께 앉았다. 그런데 기사님이 정차할 때마다 우리쪽을 계속 힐끔거리시는 것 같았다. ' 아까 대답 안해주신게 맘에 걸리시나? ' 난 또 혼자 멋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 너 이거 가질래? " 하시며 무언가를 도담이에게 건네셨다. 얼떨결에 도담이가 받아든 것은 새우?? 기사님이 빨대로 직접 만드셨단다. 당신 아들도 만들어 주신다고... 도담이를 보니 아들 생각이 나신 모양이었다. 빨대 공예품은 처음 보는 거라 도담이도 나도..
소개팅으로 남편을 만나고 꼬박 1년을 연애하면서 남편에게 편지를 쓴 게 3번 이었습니다. 그것도 마지막 편지는 카드에 쓰듯 아주 짧은... 편지라고 하기도 그렇네요. 서울과 부산... 장거리 연애여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전화 통화는 많이 했지만 표현이 서툴렀던 저는 편지로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몇 번을 쓰고 지우고 고치고 그렇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을 때 기분이란... 떨리고 설레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편지를 받았다던 남편에게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답장을 꼭 바라고 쓴 편지는 아니었지만 솔직히 조금은 기대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전화를 하면서도 편지에 대해선 아무말이 없었고 문자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기다렸는데 일주일이 다 되도록 그러니 서운한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
도담이를 출산한 날이 작년 4월 초... 날씨가 많이 풀리긴 했지만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 쌀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산후조리원에 있는 산모들 중 감기에 걸린 사람이 무척 많았답니다. 저도 그 감기를 피해가진 못했는데요 심하진 않았지만 잠을 청하기가 조금 불편했었습니다. 마스크를 사다 끼긴 했는데 그래도 아이에게 옮을까봐 걱정이 되서 아이가 재채기라도 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꼭 간호사 선생님께 괜찮다는 확인을 받아야 맘이 놓였습니다. 남편은 주말마다 서울에서 전주로 저와 아이를 보기 위해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감기에 걸렸으니 남편도 무척 걱정을 하더군요. 어머님이 다녀가시며 따뜻한 수건으로 제 목을 따뜻하게 해주라고 하시니 바로 실행에 옮기는 남편... 그런데 손수건이 아닌 타월에 뜨거운 물이..
남편은 한번씩 물건을 잘 잃어버립니다. 평소엔 괜찮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꼭 한번씩 일을 터트린답니다. 결혼식 전날엔 차키를 잃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분명히 잘 둔다고 뒀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랍니다. 보조키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이것도 건망증 증세인가요? 결혼식을 앞두고 부산에 있는 제 짐도 옮기고 예물도 맞출겸 남편이 저를 데리러 차를 몰고 부산까지 왔습니다. 새벽 4시쯤 도착한 남편은 무척 피곤해 보였는데요 이렇게 혼자 장거리 운전한 건 처음이라더군요. 중간에 잠이와서 정말 혼났다고요. 그날 오후... 옷이랑 신발, 책 몇권에 화장품 등등... (생각보다 짐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미리 싸놓은 짐을 남편 차에 싣고 전주에 있는 시댁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시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예물을 맞추러..
저는 남편과 꼬박 1년을 연애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제대로된 사랑이란 걸 해본적도 없었고 결혼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제가 남편을 만나 1년만에 결혼까지 한 것은 주윗사람들에게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무척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둘째 딸은 알아서 연애도 하고 결혼 얘기도 오가는데 큰 딸은 동생먼저 보내라며 선도 안보려고 하니 엄마 속은 타들어갔지요. 그런데 친구가 절 만날 때마다 사촌오빠 얘기를 하는겁니다. 성격은 어떻고 외모는 어떻고 집안은 어떻고... 그러면서 한번 만나보라고 평생 혼자 살거냐고 했습니다. 결국 저는 소개팅에 나갔습니다. 여동생 원피스 빌려 입고 안하던 화장까지 하고... 그렇게 남편을 만났고 결혼을 전제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결..
어린 시절 저희 집엔 쥐가 참 많았습니다. 밤에 자다가도 지붕에서 쥐들이 뛰어다니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수저통에서 시커먼 쥐똥을 보아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었답니다. 한번은 장롱 밑으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쥐때문에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 적도 있었습니다. 저희 엄마도 참다참다 쥐덫을 놓기에 이르렀는데요 끈끈한 쥐덫 한 가운데 먹을 걸 놓고 구석구석 놓아두었더니 다음날 한마리가 잡혔습니다.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다가 오히려 끈끈이에 돌돌 말려서 옴짤 달싹 못하던 쥐... 저는 그런 쥐를 보면서 싫고 징그럽다는 생각만했지 한번도 불쌍하다고 여겼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친정 부모님도 아파트에 사시지만 어릴땐 주로 스레트 집에서 살았는데요 이 스레트 집이 쥐가 살기 좋은 구조인지 이사를 가도 쥐..
요리 잘 하는 남편...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가끔은 남편이 요리를 잘해서 절 위한 요리를 만들어 준다면 너무 감동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요리를 못해도 서툰 칼질에 땀 뻘뻘 흘려가며 만들어주는 음식도 감동적이 겠지마는 이왕이면 다홍치마~ 요리사 뺨치는 솜씨가 있다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저희 남편... 저도 요리를 못하니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가끔은 남편이 요리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스칩니다. " 난 요리는 절대 안해! 설거지, 청소, 빨래... 그런건 도와줄 수 있어. 근데 요리는 안돼! " 결혼전 남편이 저에게 못박은 말입니다. 맘에 드는 여자 놓치기 싫어서, 결혼을 하기 위해 온갖 사탕발림에 거짓말 까지 ..
어릴 때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 사다가 키워 본 경험 있으신가요? 저도 두세번 키워 봤는데 모두 실패하고 말았답니다. 친구랑 산에다가 묻어주었던 기억도 나네요~ 저희 집에서 병아리를 젤 처음 키웠던 건 제가 더 어릴 때였습니다. 어느날 시장에 갔던 엄마가 병아리를 한마리 가져오셨습니다. 어린 맘에도 엄마가 이런걸 사올 사람이 아닌데 싶어 참 의아했었어요. " 엄마! 병아리 샀어? " (아마도 그렇게 물었던 것 같습니다) " 아니~ 병아리가 엄말 따라왔어^^ " 엄마가 시장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이상해서 뒤돌아 봤더니 병아리 한마리가 막 뛰어 오더랍니다. 시장에 사람은 좀 많은가요? 밟힐 듯 밟힐 듯 사람들 다리 사이로 뛰어 다니는데 저러다 죽지 싶었데요. 신경이 쓰여서 또 돌아보니 계속 쫓아 오더랍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