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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요 수도꼭지 때문에 도담이랑 크게 다툰적이 있었습니다.
도담이는 수돗물을 틀어 놓고 놀려고 하고
저는 물이 아까워 잠그려고 하고...
처음엔 아이가 알아듣긴 어렵겠지만 설명을 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아직 말을 못하는 아들인지라 답답증이 일더군요.
제가 자꾸만 물을 잠그자 울음을 터트린 도담이...
물을 틀어 달라고 떼를 쓰는데 제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결국 화를 내버렸답니다.
그러자 도담이는 더 악을 쓰고 울고
애써 모른척 내버려 두려고도 해봤지만 마음이 약해지더군요.
물을 다시 틀어주기 전까진 그칠 기미도 안보이고...
결국은 도담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말았습니다.
훌쩍이면서 물놀이 하는 도담이를 보고 있자니 허탈감이 밀려들었습니다.
이럴꺼였으면 처음부터 못하게 하지 말걸...
괜히 애 울리고 버릇만 더 나쁘게 만든 건 아닌지...
끝까지 못하게 했어야 하는 건지...
좀 전에 했던 행동들이 참 후회가 되더랍니다.
그리고 도담이가 그렇게까지 떼를 쓴데는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이 아깝다는 생각만 했지 도담이 입장은 고려해 보지 않았더라구요.
당시의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오전에 밀가루 놀이를 한바탕 하고 씻기려고 욕실로 들어갔는데
장난감 자동차에도 밀가루가 한가득 묻어있어서
세면대에서 씻어서 도담이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동차를 씻는 게 재미있어 보였나봅니다.
욕조에서 까치발을 하고선 자동차를 씻겠다고 하는겁니다.
잠깐은 그 모습이 귀여웠지만 마냥 줄줄 흘러가는 물이 너무 아까워서 그만 ㅡ.ㅜ;;
도담인 뭔가 새롭고 재미난 놀이를 발견했는데
한참 재미있을 때 엄마가 못하게 해서 화가 난 게 아닐까...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고
" 도담아 이제 그만 하고 씻을까? 도담이가 물 잠궈줄래? 잠궈주세요. " 했더니
수도꼭지로 손을 뻗어 물을 잠그고 더 놀겠다고 떼쓰지 않는겁니다. ㅡ.ㅡ
순간... 아차 싶으면서
내가 참 지혜롭지 못했구나 반성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이와 엄마와의 기싸움이 시작되면 절대로 지면 안된다고
그럼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누가 그러셨는데...
앞날이 정말 걱정이 됩니다. ㅠㅠ
소리지르고 혼을 내서 아이를 이기는 건
영 자신도 없고 그게 정답도 아닌 것 같고...
도담이도 저도 다투는 일 없이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순간 순간 생각보다 감정이 앞서니 그게 너무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방문 감사드립니다^^
덥고 습한 날의 연속이네요.
무더위도 잊을만한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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