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하려고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 누구지? 택배 올 것 도 없는데... "
그러면서 슬쩍 내다 보니 낯익은 얼굴의 아주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 저 옆집에... "
"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무슨... "
" 얘가 전화도 안받고 벨을 눌러도 아무 기척이 없어서요. 최근에 본 적 있나요? "
" 네 가끔 오며가며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
" 표정은 어떻던가요? 밝던가요? "
" 엊그제도 만났는데 괜찮아 보이던데요... "
" 그래요... 아... 걱정이 되서... "
" 그때 짐은 가지고 들어갔나요? "
" 네... 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가 봤더니 알고 있다면서 챙겨 들어가던걸요. "
" 그래요. 고마워요... 걱정이 되서... "

그 아주머니는 옆집 사는 아가씨 엄마였습니다.
혼자 사는 딸이 연락도 안되고 집에 있는 건 같은데 아무 기척이 없으니
너무 걱정이 되서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신 거였죠.

아주머니를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처음엔 딸 짐을 챙겨오셨었는데...
그때도 전화가 안된다며 저에게 짐을 부탁하고 가셨답니다.
별건 아니지만 그냥 문 앞에 두고 가기 찜찜하시다면서요.

그게 두어달 전 일이었는데
그 때 일까지 물으시는 걸 보니 그동안 계속 연락을 안하고 지낸듯 했습니다.

연락도 안되고 아무 기척이 없다는 아주머니 말씀에
순간 저도 모르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방정맞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맘도 그런데 아주머니 마음은 오죽하셨을까요?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면 옆집에 딸 안부를 물으셨을까...

옆집 새댁 얘기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문득 친정 엄마 생각도 나고요.

무슨 사연일까 궁금증도 일었습니다.
이웃이 된지 1년이 넘어 가지만 그저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라
옆집 아가씨에 대해 얼굴 말고는 아는 게 전혀 없네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살면서도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웃사촌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네요.

그 날 이후 옆집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면 더 귀를 쫑긋 세우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군요.

다음에 마주치면 엄마가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 연락드려 보라고 하면 괜한 참견한다고 기분나빠할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 오빠... 오늘 좀 일찍 오면 안되? "
" 왜? "
" 내가 몸이 좀 안좋아서. "
" 어떻하지? 오늘 치과 가는 날인데... 최대한 빨리 갈게! "

어제 저녁 도담이 저녁을 먹이고 있는데 갑자기 어지럼증이 났습니다.
속도 좀 울렁이고 그래서 저녁도 못먹고 큰 방에가 누웠는데 천장이 빙글~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 매일 늦는 남편인지라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했는데
마침 치과에 가는 날이라네요.

엄마가 그러고 누워 있으니
처음엔 같이 놀아 달라고 몇번 절 일으키던 도담이도
나중엔 옆에 같이 누워서 뒹굴뒹굴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 하기도 하고 참 기특하더랍니다.

9시쯤 되니 초인종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가 문을 열려고 일어나니 얼른 안기는 도담이^^;;

남편이 전 좀 누워 있으라며 도담일 안았는데
싫다고 발버둥 치며 제 옆에 다시 눕더군요.

하지만 아빠가 냉동실에 있던 피자를 꺼내 데워먹으려고 전자랜지를 켜는순간
벌떡 일어나 아빠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전자랜지 작동 시키는 걸 저가 하고 싶어서 그런거였죠 ㅋㅋ

방은 도담이가 어질러서 엉망이고... 싱크대엔 설거지가 쌓여 있고...
보다 못한 남편이 설거지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도담이가 또 제게 와서 보채자 아기띠를 가져오더니 도담일 업었네요.



도담이를 업은채 설거지를 하는 남편...
평소같음 저에게 업는 걸 도와달라 했을텐데 혼자서도 아주 잘 하네요^^;;
이제 완전히 애 아빠 다 된 것 같아요 ㅋㅋ



찰칵~
엄마가 폰으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리자 도담이가 뒤돌아 봅니다.

한참 누워 있었더니 어지럼증도 가라앉고 전 좀 괜찮아졌는데
마누라 아프다고 애까지 들쳐 없고 설거지 해주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미안하고 고맙고 괜히 코 끝이 시큰했습니다.

저 양 어깨에 지워진 짐이 얼마나 무거울까...
혼자 편히 살다가 마누라에 자식까지 먹여 살려야 하니...

언젠가 남편이 그러더군요.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게
한편으론 행복하고 살아가는 힘도 되지만
또 한편으론 그 막중한 책임감이 참 무겁게 느껴진다고...

어제 팬도리님이 딸래미에게서 삶의 무게를 느꼈다는 글을 올리셨던데...
저는 남편의 뒷모습에서 너무나 고단한 삶의 무게를 느꼈네요.

남편의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데...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자 하면서도 하루종일 애한테 시달리다 보면 자꾸 까먹어요.
오히려 남편이 피곤하다고 도담이랑 안놀아주면 서운해하고...

어젠 제가 아프다고 하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도담이 핑계로 밥도 대충 챙겨먹고 운동도 못하고 그랬는데...
남편도 편하게 해주고, 도담이랑도 신나게 놀아주려면 일단 체력부터 길러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2012년도 벌써 세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늘 그렇듯 새로운 계획과 마음가짐으로
조금은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데요
작심삼일... 오늘이 그 삼일 째네요 ㅇㅎㅎ

누가 그랬던것 같은데...
작심삼일이면... 그 때마다 또 계획하고 마음을 다잡으라고 ㅋ
근데 그게 쉽지 않다는거... 살다보면 그냥 다 까먹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계획하신 일들,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다시 한번 간절히 바래봅니다.

2012년 1월 1일의 시작은 뭐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이런 바램들이 가득 담긴 문자와 전화, 댓글들로 마음이 참 훈훈했습니다.

그리고 다 저녁에 한 친구가 보내준 새해 인사 문자는
남편과 저에게 아주 큰 웃음을 함께 전해주었답니다.



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던 문자였는데...

" 너희 남편 사업도 잘 되었으면 좋겠나 "
이 문자에 저와 남편은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타가 나도 어째 이리 났을까...
' 좋겠다 '와 ' 좋겠나 '는 그 의미가 너무도 다른...
오히려 반대의 의미를 전할 때가 많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진심을 알기에 더 고마웠답니다.

사실 그 때 남편이 도담이 때문에 삐쳐서 뚱해있었는데
친구의 문자로 조금이나마 그 마음이 풀어졌거든요. ㅎㅎ;;
( 아빠가 놀아주려는데 도담이가 엄마만 찾으며 울어서 삐쳤답니다 ㅋㅋ )

시집을 멀리 오는 바람에 몇 안되는 친구들과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내고
서로 살기 바빠서 이렇게 무슨 날이 되어야 겨우 안부를 묻고 그러는데요
이번 설에는 시간을 내서 친구들 얼굴이라도 보고 오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할 때쯤 산 남편의 첫차...
너무 맘에 드는 차를 샀다고 참 애지중지 하면서 탔었는데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상처가 하나 둘 늘어갈 때마다 차에 대한 애정도 식어가는 듯 했답니다.

기계세차는 차에 흠집난다고 꼬박꼬박 몇 시간씩 들여가며 손세차를 했었는데
그마저도 시들해져서 먼지가 뿌옇게 쌓였네요.

그런데 남편은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애써 모른 척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당장이라도 가서 범퍼도 갈고 깨끗이 수리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못되니 일부러 안보고 생각도 안하려고 하는 거라구요.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를 거의 안타는데
명절이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달에 두어번이나 탈까말까...
그런데도 잊을만 하면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서
차에도 상처가 나고 남편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얼마전에 또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100% 남편의 실수였지만 정말 어의가 없었던 사고 였죠.

오전에 일이 있어 저와 도담이도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여느 때처럼 차에타고 주차장을 빠져 나가려는데
" 끼이~~~익~~~ " 긁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란 남편은 얼른 차에서 내렸고 무척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도 내려서 봤더니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 범퍼 모서리 쪽이 긁혀있고
저희 차는 뒷 문 쪽에 길게 상처가 났더군요.



우선은 상대방 차주에게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외출중이 아니어서 금방 주차장으로 오셨답니다.

이미 단종된 아주 오래된 차였는데 아버지 차라고...
일전엔 누가 심하게 부딪혀놓고 도망을 가서 CCTV 로 잡은적이 있다며
전혀 기분나빠하지 않고 덤덤하게 차를 살피셨답니다.
오히려 저희 차가 더 심하게 긁혔다며 걱정까지 해주시더라구요.

그자리에서 그렇게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합의를 하고
혹시 몰라 저희 연락처를 드렸는데... 오후에 그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밝은 곳에 나와서 보니 라이터 부분도 긁혔더라고
근처 카센터에 알아보니 비용이 어느정도 나온다는데
피차 보험처리 하기 그러니까 얼마에 합의를 하자구요.

차가 오래되서 수리할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기에
남편도 합의금을 좀 깎아달라고 이야기를 해서 17만원에 합의를 했습니다.

" 나 운전 하지 말아야 할래나봐. "
남편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런 사고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꼭 뭔가 씌인 것 같다면서 자책을 하더라구요.

" 그래도 큰 사고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야. 앞으로 더 조심하라고 이런 일도 생기는 거지. "
" 그래... 그렇게 생각해야지~ 미안해. "

그 날 이후로 차를 탈 때마다 속쓰려 하는 남편...
자신의 실수로 생긴 일이니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들고 정작 자기 차 수리할 형편은 못되니 그럴만도 하지요.

하지만 그 날 그 사고가 아니었다면
밖에서 더 큰 사고가 났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차는 좀 찌그러졌지만 우리 세 식구 안다치고 건강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죠^^

2011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여느 때 처럼 남편은 침대위에서 뒹굴며 편안한 주말 아침을 만끽하고 있고
우리 도담이도 엄마 글 쓰는 동안 옆에서 얌전하게 잘 놀아주고 있네요^^

너무 평범하고 심심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것도 행복이지 싶습니다.
올 한해 저희 가족은 이렇게 마무리를 하네요^^

제 블로그 관심가져 주시고 찾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제때 답방도 못가는데 꾸준히 들러주시는 이웃님들~~ 너무 고마워요.
새해에는 좀 더 부지런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구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저희 집에도 작은 트리가 생겼습니다^^
도담이 때문에 하나 장만할까 하다가 말았었는데
도련님이 그런 제 맘을 어찌 알았는지 사다주신 거랍니다.

원래 3교대 근무라서 시댁에 가도 얼굴 보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이번에 내려갔을 땐 비수기라 그런지 주 5일 근무로 바뀌었다더군요.

퇴근시간도 빨라서 6시 전에 들어오시는데
저랑 도담이 먹으라고 케익이랑 빵을 한아름 사들고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에 귀여운 트리와 비누 세트가 놓여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왠거냐고 여쭈었더니 도련님이 저희 주려고 사오셨다네요.

반짝반짝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앙증맞은 트리를
도담이도 신기한지 유심히 들여다 보고는 살짝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이 트리 덕분에 올 크리스마스는 더 따뜻하고 즐거울 것 같네요.



그리고 핸드 메이드라고 적힌 비누는
천연재료로 만든... 색도 모양도 너무 이쁜 비누였습니다.
(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쓰나...^^;; )

이번에 시댁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식사 준비도 어머님이 거의 다 하시고
저는 기껏해야 설거지 정도만 도와드렸는데도
몸 상태가 별로 좋질 못했습니다.

도담이랑 놀아주다 낮잠 자면 같이 자고 밤에도 일찍 자고...
오히려 집에서 보다 더 편히 지냈는데도 왜 그리 피곤하던지요.

밖에서 힘들게 밭일 하고 들어오시는 부모님께 차마 내색도 못하겠고
몇일은 소화가 잘 안되서 식사 때마다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얼굴에 울룩불룩 뽀루지 같은 게 올라오더군요. ㅡ.ㅡ;;;

설마... 혹시 도련님이 그걸 보고 비누를 사오신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아들만 둘인 집에서 딸 노릇을 톡톡히 하는 세심한 도련님이라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답니다.

아가씨도 아니고 도련님에게 비누 선물을 받다니...
이것 참 쑥스럽고 부끄럽네요 ㅎㅎ;;

거기다 매번 이리 받기만하고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서
감사한 마음 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답니다.

원체 자기 관리라는 걸 잘 못하는 데
아이까지 낳아 키우다 보니 더욱 제 자신에게 소홀해지게 되었는데요
앞으로는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가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태아보험...
아이들은 자주 아프고 다치고 하기 때문에 생명보험보다는 손해보험이 더 낫다고 해서
저희도 손해보험으로 들었습니다.

출산 박람회에 갔다가 ' 태아보험넷 ' 직원에게 상담이나 받아볼까 했는데
그 자리에서 15년 납, 20년 만기 상품으로 계약까지 하게 되었고
매달 4만원 조금 못되는 금액이 통장에서 빠져 나갑니다.

다행히 도담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줘서 병원 신세 질 일이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 부터 감기를 여러 차례 심하게 앓았습니다.

그렇게 병원 왕래가 잦아지고 1년정도 지나고 나니
진료비 영수증과 처방전이 제법 많이 모였더군요.

언듯 듣기로 내년 부턴가...
보험금 청구할 때 공제금액이 5천원에서 만원으로 오른다기에
지난달에 보험회사로 문의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서류에 진료비 영수증, 처방전 외에 약재비 영수증도 있어야 한다더군요.
진료비, 약값 모두 포함해서 5천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보상 받을 수 있다구요.

저는 진료비만 해당되는 줄 알고 약재비 영수증은 따로 모아두질 않았기에
금액은 얼마 안되지만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최근 몇달치는 영수증을 버리지 않아서 찾을 수 있었답니다.

그렇게 영수증을 정리 해보니
금액이 큰 것 들은 다 예방접종이고
질병으로 진료를 받은 것들은 반 이상이 공제금액을 넘지 않더군요.

상담원이 보험금 청구서를 작성해서 서류와 같이 팩스로 넣어달라고 했는데
메일로 보내준다던 보험금 청구서도 오질 않고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팩스로 보내기에는 양이 많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중에
태아보험넷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다른 보험을 권유하기 위해 전화를 한 거 였지만
보험금 청구 부분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시더군요.

저는 해당 보험회사로만 직접 청구를 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태아보험넷을 통해서도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담당 직원의 안내를 받아 보험금 청구서를 출력해 작성하고
모아둔 서류와 함께 태아보험넷 사고보상팀 앞으로 등기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서류를 받았다는 확인 전화가 왔고
보험회사 쪽에서 접수가 완료 되었다는 문자를 여러통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걸쳐 보험금 지급이 완료 되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모두 해서 6만원 정도 되는 금액이 통장으로 들어왔네요.

공제금액을 제하면 정말 얼마 안되는 금액이었는데
이렇게 모이니 그래도 제법 되는군요.
그런데 공제금액이 오르면 이 마저도 보상을 못받겠지요?

만약을 대비해서 드는 보험이지만
장기간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보험금이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의료실비로 보험을 드는 이유는
암이나 어떤 큰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병원비를 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그마저도 입원할 정도의 질병이나 상해가 아니면 거의 보상을 못받겠네요.

저는 이런 쪽 일은 잘 모르고 별로 관심도 없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군요.

공제금액이 오르는 만큼 보험금도 조정이 되었으면 좋겠고
부담이 큰 신생아들의 예방접종 비용도 일부 지원을 해주면 좋겠고...

건강이 재산이라고 안아픈 게 제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왕 내는 보험금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아이가 태어나면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참 많습니다.
구색을 맞춰 다 사려면 꼭 명품을 사지 않더라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저희는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샀는데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물려받을 사람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저희 부부는 둘 다 맞이인데다 친지분들 쪽에서도 물려 받을만한 곳이 없어서
유모차며 카시트며 모두 새로 사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여해서 쓸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럴거면 차라리 중고를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알아보던 중에
카시트는 도련님이 도담이 출산 선물로 사주시고
유모차는 교회 언니에게서 빌리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집 근처로 옮기고 구역예배에 참여하게 되면서 알게된 교회 언니였는데
워낙 성격이 유쾌하고 밝아서 몇번 만나지 않았는데도 금방 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임신 중이었는데요
언니가 집으로 놀러 오래서 갔더니 생각나서 샀다며 내복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유모차도 안샀으면 빌려 주겠다고 했습니다.

딸아이가 이미 4살인데다 휴대용 유모차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둘째를 가질 생각에 신생아때 사용하던 디럭스형 유모차를 처분하지 않았다면서
언니가 둘째를 가질 때까지 맘편히 사용하라고 그랬답니다.
그러다 아이가 좀 더 크면 휴대용으로 하나 구입하라구요.^^

그렇게 도담이를 낳고 언니에게 빌려온 유모차를 아직도 너무 고맙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엔 언니가 불러서 갔다가 도담이 운동화를 하나 선물 받았습니다.

아는 언니가 아들이 신던 운동화를 줬는데
딸래미 신기기에는 조금 작은 사이즈였지만 도담이가 생각나서 가지고 왔다더군요.

" 이거 내가 깨끗이 빨아서 신문지 넣어놨어~ 그 언니가 안빨고 그냥 주더라고 ㅎㅎ"
" 아~ 그래요? 언니... 너무 고마워요^^ "
" 아니야~ 160 이라서 지금은 못신겨... 그래두 썩는 거 아니니까 뒀다가 나중에 신겨. "

언니가 준 운동화는 정말 깨끗했습니다.
앞부분에 긁힌 흔적만 없었다면 새 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신발 빠는 거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데...
언니의 정성과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저에겐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평소에 주윗 사람들과도 서로 왕래하며 잘 지내는 언니는
딸아이 옷이며 장난감도 아는 분들에게서 많이 물려 받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니도 나눌 것이 있으면 함께 하구요~

생활이 넉넉치 못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마음의 여유조차 가지기 힘든데
언니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전해 준답니다.

나누고 베푸는 건 물질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마음만은 누구보다 넉넉하고 따뜻한 언니를 보면서 다시금 배워가고 있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9월 말쯤에 친구가 아들을 낳았습니다.
예정일은 10월 이었는데 아이가 너무 커서 미리 유도분만을 했답니다.

자궁문은 다 열렸고 아이 머리도 보이는데 더이상 진행이 안되자
간호사 세명이 친구 배를 눌러서 겨우겨우 자연분만을 했다는군요.
태반이 나올 때도 문제가 있었던지 피가 온 병실에 다 튀었다고 합니다.

워낙 활동적인 친구라서 운동도 많이 했다는데...
유도분만을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고생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친구가 산후조리원으로 옮겼을 때
남편이랑 도담이랑 같이 아기를 보러 갔었습니다.
역시나... 아들이라 그런지 아빠를 많이 닮았더군요.

우리 도담이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커버렸는지~
신생아는 볼 때마다 새롭고 신기한 것 같습니다.

그 후론 서로 연락을 못하다가 한 달쯤 지나서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애 낳고 엄마들이 왜 우울증에 걸리는지 알겠다며
조리원에 있을 땐 잘 몰랐는데
집에서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있어보니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억세서 안고 달래기도 힘들고
응가를 하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용을 쓰다가 열이오르니
온몸에 울긋불긋 열꽃까지 피었답니다.

처음엔 아이가 어디 아파서 그런가 했는데
아는 친지분이 애가 좀 유별나서 그렇다며 시원하게 해주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보일러도 못돌리고 한번씩 거실문을 열어놓는데
친구는 옷을 껴입어도 춥답니다.

밤에 아이가 울어서 달래도 안그치니 남편도 짜증을 내고...
그렇더라도 남편이 옆에 있어야 친구가 힘들 땐 대신 아이를 봐주기도 할텐데
몇일 안있어 장기 출장을 가버렸답니다.ㅜ.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친정이 가깝다는 건데요
친정 엄마도 직장 생활을 하시니 저녁에나 잠깐씩 봐주시는 듯 했습니다.

하루는 새벽 4시에 애가 울어서 깼는데 너무 힘들어서 엄마를 불렀답니다.
신기하게도 할머니가 안고 얼러주니 울음을 뚝 그쳤다네요.

아이한테 시달리느라 지쳐 쓰러져 잠든 딸이 안쓰러우셨는지
다음 날엔 일부러 일찍 마치고 오셨다고 합니다.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밥도 대충 미역국에 말아서 먹는데 그것도 아이 달래느라 팅팅 불도록 못먹고...
그러다 어느순간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한숨이 나왔답니다.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걸 참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화장은 둘째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피곤에 지친 모습을 보니
자기 자신이 사라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군요.

그나마 친구가 잘 견뎌내서 증세가 더 심해지지 않아 너무 다행스러웠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밤낮이 바뀌었는데 혼자선 감당도 안되고
매번 엄마한테 연락하기도 죄송스러워 아예 친정으로 이사를 했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해 보니 저도 순간순간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친정도 시댁도 너무 멀어서 남편이 퇴근하기만 기다렸었지요.
그래도 친구 아이에 비하면 우리 도담인 많이 순한 거였네요~

자기도 이제 엄마이면서
엄마들은 정말 위대한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
저도 도담이를 낳고서야 그걸 깨달았었죠~

어릴 땐 나이만 먹으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고
처녀땐 결혼을 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는데
결혼을 해보니 부모가 되어야 정말 어른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되어서도 뭔가가 어설픈 것이...
저는 할머니가 되어서야 어른이 되려나봅니다.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제가 아는 분 중에 맞벌이를 하며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학생인 큰 아들이 지난달에 입원을 해서 수술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깜짝 놀라 무슨일이냐고 여쭈었더니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하시더군요.

아이들 10명이 그분 아들에게 몰려와 돈을 뺏으려고 했는데
당시에 아들이 가진 돈이 없었대요.

그래서 없다고 했더니 가방이며 옷 주머니며 마구 뒤지더랍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10원짜리 하나가 나왔고...
그걸 빌미로 8명이 아이를 붙잡고 2명이서 그 아이를 때렸답니다.

얼마나 심하게 때렸으면 코뼈가 완전히 으스러 져서
수술하는데 전신마취까지 했다고 하시더군요.

아이는 아이대로 상처받고 병원비는 병원비대로 나오고...
거기다 가해자쪽 부모들은 나몰라라 하는 모양입니다.

배상도 못받고 소송중인데 어른들 싸움으로 커질 것 같아서 두렵다고 하시네요.
지난주 부터 등교한 아들도 행여 해코지 당하지 않을까 불안불안 하시답니다.

텔레비젼에서 아이들 학교 폭력에 대한 방송을 볼때면
안타깝긴 했어도 남의 일처럼 여겨졌었는데
막상 아들이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 정말 무섭다고요.

그러면서 저보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쳐다도 보면 안된다고... ㅡ.ㅡ;;

몇일전엔 저희 아파트 근처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아이들에게 폭행을 당하셨다면서요.
담배 피고 있는 아이들을 그저 쳐다만 봤을 뿐인데...

언젠가 남편과 함께 놀이터 앞을 지나다가
중 고등학생 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서 담배를 피고 있는 걸 보고는
남편이 가서 한마디 해줘야겠다고 하는데
제가 도담이도 있는데 그러지 말라고 말렸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당시엔 내가 비겁했나 싶어서 조금 불편한 마음도 있었는데요
막상 그분 이야길 듣고 나니 말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ㅡ.ㅡ;;
 
갈수록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 진다고
도담이도 나중에 이런일 겪게 될까봐 걱정된다는 제 말에
남편은 예전에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폭력적이고 불량한 영상매체에 아이들이 많이 노출되다보니
그런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언론을 통해 이런 사건 사고가 많이 알려져서
사람들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구요.

그리고 남편은 선생님들의 잘못도 있다며 경험담을 들려 주었습니다.

자신의 별명을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한 친구를 발로 무참히 밟던 선생님...

자신의 제자가 폭행을 저질러 문제가 되자
얼굴을 때리면 어떻하냐고 때릴거면 안보이는 곳을 때렸어야지~
하며 타이르던(?) 선생님도 있었다네요.

그런 선생님에게서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냐며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선생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는데요
어린시절 남편의 눈에 비친 선생님의 모습은 저에게도 무척 충격적이었습니다.

요즘 더욱 문제시 되는 것은 아이들이 범죄와 폭력에 무감각하다는 것일 겁니다.
어른들이 그 잘못을 바로 잡아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무서워서 피해가거나 모른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저도 그중 한사람 입니다. ㅜ.ㅜ;;

하지만 어느 한 사람의 용기로 해결될 문제 였다면 이리 심각해지지도 않았겠지요.
우선은 가정에서부터 자녀들 인성 교육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고
나아가 학교와 사회에서도 단순한 징계와 체벌로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기 보다는
좀더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남일 같지 않습니다.
이리 험한 세상에 어찌 내놓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생각하며
앞으로 어떻게하면 바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로 키울수 있을까
고민되는 하루였습니다.

여러분도 남의 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한번쯤 이런 문제를 고민해 보셨음해서 올려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겨울이 성큼 다가온듯한 요즘...
어딜가나 낙엽들도 그 절정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담일 데리고 산책을 하는데 길이 안보일 정도로 낙엽이 쌓인 곳도 있더라구요.
군데군데 낙엽을 가득 담은 자루들도 보이고~~
생각해보니 청소 하시는 분들은 이맘때가 참 싫을 것 같습니다.^^;;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을 보면서
올 겨울도 많이 춥겠거니 생각하며 백화점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신호등을 건너 백화점 쪽으로 달려오던 한 여자 아이가 트리를 향해 외쳤습니다.
" 와~ 크리스마스다!! "

크리스마스 트리를 크리스마스라고 부르는 게 어찌나 귀엽던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또 엄마에게 큰소리로 물었습니다.
" 엄마~ 근데 이거 왜 이렇게 커요? "

크리스마스면 으례 볼 수있는, 어른들에겐 그닥 신기할 것도 없는 커다란 트리가
그 아이에겐 꽤나 신기해 보였나 봅니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이 더 재미있습니다.
" 그거 집에 가져가~ " ㅇㅎㅎ

재치있는 대답이었을까요?
아무튼 아이는 더이상 묻지않고 엄마랑 할머니를 따라 백화점으로 들어갔답니다.
아마도 그분들 쇼핑 하면서 귀여운 딸램을 위해 작은 트리 하나 장만하셨지 싶습니다. ㅋ

몇일전 부터 백화점 앞에 세워진 커다란 트리는
이미 애엄마가 되버린 저에게도 작은 설렘을 느끼해 해주었는데요
하지만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면 무덤덤해 지고 말겠지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런지...
갈수록 크리스마스 기분이 안나는 것이... 한편으론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늘상 그 날이 다가오기 전엔 기대를 하게되네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뭔가 특별한 일이 생겼으면... 하구요~ ㅋ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