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12. 4. 08:55



도담이는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구역예배를 아주 좋아한다.

집사님 집에 가자그럼 얼른 따라나서는데

늘상 그렇듯 집에 들어서자마자 싱크대부터 접수를 한다.


달그락 달그락 

도담이의 주방놀이에 

예배중에 웃음이 터지는 일도 많았다.


예배가 끝나고 다들 돌아가실 때에도 도담이는 더 놀고 싶대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염치 불구하고 더 놀다 오곤 했다.

 

그런데  얼마전에는 구역예배에 갔다가

실컷 놀고 집에 가야할 때쯤 도담이가 새로운 솥을 발견했다.


압력솥이었는데 평소 보던 것과는 다른 모양이라서 더 관심을 보였다.

그러더니 집에 가자니까 그 솥을 들고서 현관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집사님이 잘 안쓰는 솥이라며 가지고 가라기에 들고 나오긴 했는데

3살짜리가 장난감이 아닌 압력솥을 빌리다니... ㅠㅠ

아무리 주방 살림을 좋아한데도 이럴 줄은 몰랐다.


" 어이구 니가 엄마 도와주는 거야? 허허허 "

경비 아저씨가 도담이를 보시더니 기특해 하셨다.

그게 아닌데... ㅇㅎㅎ;;


하지만 무거워서 비틀거리면서도 

압력솥을 절대 손에서 놓지 않는 도담이 모습에

나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모가 빌렸지?! "

저 압력솥을 일주일이 넘게 가지고 놀면서

이모가 빌려줬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던 도담이...

암튼 덕분에 빌린다는 말을 확실하게 배우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에 압력솥을 돌려주러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도담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집에는 압력솥이 없어서 더 그러나?

아들 때문에 쓰지도 않는 압력솥을 하나 사야하나...

잠깐 그런 생각도 들었었다.



그 날 저녁 남편을 기다리며

백화점 구경을 하다가 발견한 9,900원짜리 소꿉세트^^


도담이도 마음에 드는지 사달라고~

두가지 색이 있었는데 검정냄비가 든 걸로 고르더라.


그 가격에 이정도면 내가 봐도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 도담이가 좋아하니 나도 좋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 09:45



우리집 가스렌지...

뭔가 휑한 느낌이다.

그렇다. 삼발이가 없다.


삼발이라는 명칭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걸 삼발이라고 부른다.



" 도담이는 삼발이 없어. "

그러면서 가스렌지 삼발이를 자기 싱크대에 떡하니 올려놨다.




후라이펜도 올려놓고 열심히 요리중... ㅋㅋ


휴대용 가스렌지도 가지고 놀라고 줬는데 그걸론 성에 안차는지...??

집에 있는 주방 살림은 모두 도담이의 놀이감일 뿐이다.


요리를 하려면 도담이에게서 냄비를 빌려야 하는데

이제는 삼발이까지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요즘은 가스렌지보다 휴대용 가스렌지를 더 많이 사용한다.

요리 하는 걸 볼 수 있어서 그런지

거기서 요리를 하면 그나마 좀 낫다.


갈수록 진화하는 아들렘 주방놀이에

점점 더 난감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나는 그 핑계로 요리 하는 걸 더 게을리 하고 있다. ^^;;


도담이의 주방놀이는 어디까지 진화를 할런지...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도담이의 진짜 요리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6. 19:15







시댁에 갈때면 남편은 항상 치킨을 시켜달랜다.

그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치킨이라나?


암튼 그런 아빠를 닮은 건지... 도담이도 치킨을 좋아한다.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살만 발라서 줬는데

닭다리 하나를 덥썩 집어 들더니 알아서 뜯어 먹더라.


혹시라도 뼈를 잘못 먹을까봐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는데

먹다가 잠들어 버린 도담이 ^^;;


얼마나 졸리면, 얼마나 먹고 싶으면 그럴까 싶으면서도

자면서 닭다리를 뜯는 도담이 모습이 너무 웃겼다.




완전히 잠든 도담이 손에서

슬며시 먹던 닭다리를 빼냈는데도

손은 여전히 닭다리를 잡고 있는 듯 ㅋㅋㅋ


설마 꿈에서도 먹고있는 건 아니겠지?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3. 19:00



" 이모집 나가자! 이모집 나가자! "

" 집사님 나가자! 집사님 나가자! "


집에서 놀다가 지루해지면 하는 말이다.

이모집에 가자고, 집사님집에 가자고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도담이가 가자고 할 때마다

불쑥불쑥 다른 집에 갈 수는 없는 노릇...


놀러가면 도담이가 싱크대 살림을 모조리 꺼내는 통에

전화하기도 참 조심스럽다.


그나마 교회 구역식구들은 이해를 많이 해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 날도 교회 언니네 전화를 했더니 오라고 해서 갔었다.


알록달록 예쁜 냄비들하고 노느라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5시간이 넘도록 낮잠도 안자고 놀았으면서

집에 가자니까 " 안가 ! " 하면서 벌러덩 누워버린 녀석... ㅡ.ㅡ;;


말을 하기 시작하니 이럴 땐 참...

어이가 없어 웃으면서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1. 06:41



일주일 넘게 시댁에 있으면서

도담이는 하루도 안빠지고 이러고 놀았다.


새벽같이 일어나면 냄비들이 잘 있는지 부터 확인하고

거실에서 주방으로 주방에서 다용도실로 그리고 또 거실로...

수많은 냄비들을 들고 나르며 무척 행복해 했던 도담이였다. ㅋ


이제는 말도 제법하는데

주로 하는 말도 주방놀이에 관련된 것들...


" 된장찌개 끓여줄게~ "

" 맛있게 끓여줄게~ "

" 은색 내려줘~ " (은색 냄비 내려 달란 소리)

" 주전자 주세요! "

" 검정색 씻어 " (검정 냄비 씻어 달란 소리)

" 구멍이 뚤렸다! " (냄비 뚜껑에 있는 구멍보고 하는 소리)

" 삼발이 내려줘! " (가스렌지 삼발이 달란 소리)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니 어느순간 문장을 말하고

한동안 말이 늦어 걱정했던 가족들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증조 할아버지 추도식이 있어서

전을 부치려고 어머님이 가스렌지를 바닥에 내려놓으셨는데

진짜 가스렌지 위에서 요리를 하니 얼마나 신이 났을까?



시댁에 있는 거실 쇼파...

도담이가 가면 여긴 사람이 앉는 곳이 아니라

주방 살림들 진열대가 되고 만다.


도담이 노는 모습을 처음 본 고모님들은

신기해 하며 웃으셨고


원하는 냄비만 주면

신경쓸 것 없이 너무너무 잘 노는 도담이를

시부모님은 기특해 하셨다.


때로는 아들이 주방놀이를 너무나 좋아해서 한숨이 나올 때도 있지만

좋은 쪽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주방놀이를 하면서 말도 더 많이 늘었고

색깔이나 숫자 세기 같은 것도 자연스레 익히고 있다.


비싼 장난감 보다 양은 냄비 하나를 더 좋아하는 아들...

생각해보면 살림살이에 보템이 되는 고마운 일이 아닌가?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15. 04:41



도담이 26개월 때 밀가루 놀이 하던 모습^^


무슨 놀이를 하던 자동차가 꼭 있어야 하는 건

저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입 주위에 밀가루가 잔뜩 묻었기에 왜 그런가 했더니



몇개 남지 않은 쌀튀밥을...

밀가루 범벅을 해서는 먹고 있더라는ㅠㅠ


애 옆에 앉아서는 말리지도 않고

그냥 사진만 찍는 남편을 나무랐더니 하는 말~

" 괜찮아~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뭐. "


평소에 나보다도 더

애 먹는 거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의외로 이럴땐 아주 쿨~ 한 듯 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부싸움이 잦아지기도 한다는데

육아에 대한 생각이 서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서 오는 말다툼도 종종 생기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참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육아에 대해서도 부부사이에 많은 대화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아무래도 석연치 않아

도담이 먹이라며 남편에게 치즈를 한 장을 주었다.


출출했나??

덥썩 덥썩 잘도 받아 먹는 도담이 ㅋㅋㅋ



오물오물~

금새 치즈 한 장 먹어치우고...




도담이는 그렇게 또 한참을 놀았다.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 07:57



작은 두 손으로

모래를 꼭 움켜쥐고

조심조심 일어서는 도담이...




그리고는 나무에 물 주듯이

주르르르 뿌려 준다.


이정도면 정말 많이 양호해졌구나 하며

마음껏 뿌리라고 내버려뒀다.


몇개월 전만해도 모래를 뿌리고 놀때면 정말 심란 했었는데...

그 땐 모래놀이 하고 집에 와서 목욕을 시키려고 보면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온통 모래였었다.



물 만난 고기 마냥

모래 만난 도담이 ㅋㅋㅋ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모래밭이지만

사실 여기선 논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 날은 자동차를 들고 나갔는데

자동차 속으로 모래를 집어 넣으면서 놀았다.



모기에 물려서 발갛게 부어 올랐는데

그래도 저 손으로 긁진 않았다.



도담아~ 그만좀 집어 넣지?

씻기 힘든데... ㅠㅠ



그저 속으로만 한 말이었는데

귀신같이 일어나 반대편으로 달려가서는

또 모래를 뿌리기 시작했다.



도담아~~ 제발 그것만은...

바람분단 말이야!!!



여름엔 자주 나간 건 아니지만

밖에 나가면 이렇게 신나게 놀았었는데

도담이도 아마 이때가 그리울거다.


며칠 전엔

몸이 안좋아서 열나고 토하고 그랬는데도

나가자고만 하던 도담이...


막상 나가도 추워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동네를 뛰어다니는 정돈데

그나마도 감기에 걸릴까봐 맘껏 못하게 했더니

어제 저녁엔 집에 안오겠다고 엄청나게 고집을 부렸다.


가을이 왜 이렇게 추운건지...

올 겨울은 유난히 더 길게 느껴질 것만 같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26. 05:39



아빠 저금통만 가지고 놀던 도담이에게

처음으로 귀여운 돼지 저금통이 생겼습니다.



" 수업에 사용할 동전 20개 내외로 준비해 주세요 "


문화센터에서 수업 하루전에 미리 문자를 보내왔는데요

마침 남편 저금통이 꽉차서 정리를 하는김에 거기서 몇 개 챙겼습니다. ㅋ

종류별로 넉넉하게 ^^;;



땡그랑 땡그랑

저금하는 재미가 쏠쏠한가 봅니다. ㅋ



근데 도담이 너...

벌써부터 돼지 잡을 날을 생각하는거야?

하긴 그 낙으로 저금을 하는거지 ㅇㅎㅎ


" 도담아~ 이거 다 채우면 엄마랑 은행가서 통장 만들자^^ "


이런 말 하는 엄마는

저금통에 동전이 들어가기도 전에~

돼지 저금통 보자마자 그런 생각을 했다는... 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23. 19:09



몇주 전 문화센터 강의에서 나무 교구를 이용한 놀이 활동을 했었습니다.



4가지 색깔의 나무공을 같은 색 구멍에 맞춰서 올려놓고


손바닥으로 공을 누르면


공이 구멍 속으로 들어가면서 아래로 데구르르 굴러 내려온답니다.


공이 굴러 내려오는 모습이 훤히 보이니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했습니다.


참... 탐나는 교구였어요 ^^;;


도담이도 완전 집중해서 하더라구요.


그런데 40분이라는 정해진 시간동안에 여러가지 활동을 해야하는 지라

아이들이 마음껏 가지고 놀지는 못했습니다.


도담이도 이 나무 교구가 맘에 들었던지

선생님께 돌려드려야 한다니까 싫은 내색을 보였답니다.


다행히 울거나 심하게 떼를 쓰진 않았지만

그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론 안됐더라구요.


도담이 또래 아이들에게 40분이란 시간은 길다면 참 긴 시간일겁니다.

아이들이 뭔가 한가지에 집중하는 시간도 짧은 편이구요.


최대한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게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선생님들도 프로그램을 짜고

시간 조절을 하신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저도 문화센터 수업에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활동은 좀 더 오래했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 들더랍니다.


근데 이건 그저 제 개인적인 아쉬움과 바램일 뿐...

만약에 몇몇 아이들 때문에 그런 편의를 봐준다면

제대로된 수업을 할 수 없겠지요 ^^;;


아마 도담이도 어렴풋 단체활동은 이런거구나...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22. 09:59



지난 추석 때 친정에 갔을 때

친정 부모님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어릴적 부산에 살 때 어린이 대공원에 참 많이 갔었는데

놀이 동산도 안보이고... 참 많이 변한 것 같더라구요.



운동 부족이라 그런지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 조금만 가파르거나 계단이 많으면

금방 숨이 차고 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도담이는...



친정엄마가 사 준 바퀴달린 나비 장난감을 밀고 다니는 재미에

집에도 안가려고 하더군요.


힘들다고 안아달라고 할 법도 한데

저혀 힘든 내색 없이 쉬지 않고 걸어다녔답니다.



저리 장애물이 있는 곳만 골라서 말이죠~ ㅋ


억지로 안고 내려오면서

아이스크림으로 우는 도담이를 겨우 달랬습니다.



저녁은 친정엄마가 삼계탕을 사주셔서 맛나게 먹고~

후식은 도담이가 준비를...??



짜잔~ 압력솥 위에 구운 호박엿과 과자입니다. ㅇㅎㅎ


역시 우리 도담이에게 장난감 1순위는 주방기기들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