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토요일...
모처럼 우리 세식구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나들이라고 해야 뭐... 드라이브 하는 정도였지만
도담이는 아빠 차를 타는 것 만으로도 너무 즐거워했답니다.

점심은 전에 남편이 맛있다고 한 국밥집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도담이가 내내 칭얼대고 소란스럽게 해서
식당 종업원에게도 다른 손님들에게도 많이 미안했습니다.

계산을 하면서 죄송하다고 그랬는데
" 아이구 아니에요. 애들이 다 그렇죠~ "
그렇게 웃으시면서 이해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커피도 한잔 마시고 나오려고 뽑았는데
남편은 도담이 때문에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쏟아버렸네요. ㅡ.ㅡ;;



저희 남편... 그게 못내 아쉬웠던지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밀크티 두개를 샀습니다.

데자와?
홍차와 우유를 섞어만든 음료 같은데 처음 보는 거였습니다.

홍차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처음엔 좀 이상한 맛이더군요.
그래서 먹자마자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 오빠~ 난 이거 별로다! "
그래놓구선 캔 하나를 금방 비웠지요. ㅎㅎ;;

남편은 안먹고 두었다가 일요일날 마시려고 했는데
도담이가 가지고 놀겠다고 달라 그래서 결국 또 못마시고...
다음날 제가 홀짝홀짝 다 마셔버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고 나니 남편 생각이 나더군요.
쫌 미안한 맘도 들고...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상하다고 해놓고 자기꺼 까지 마셨다고하니
남편이 어이가 없다는 듯 답을 해왔습니다. ^^;;

거기다 대고 나중에는 더 먹고 싶다고 또 사오라고 했답니다.
마침 남편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1+1행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밀크티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사먹는다더라구요.

다음날 저녁 남편은 잊지 않고 밀크티를 사왔습니다.

" 어! 이거 사왔네^^ 잘 먹을게~ "
" 내꺼야! 나 먹으려고 사온거니까 먹지마! "
" 에이~ 내가 사오래서 사온거잖아~ "
" 아니야~ 내가 다 마실거야! "

남편은 끝까지 자기꺼라고 먹지 말라고 합니다.
마누라 주려고 사온 거 다 아는데 말이죠~ ㅋ

남편 저녁상 차려주구 저는 옆에서 밀크티 하나를 또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 뭐야!! 왜 먹어~ 누가 먹으래? "
" 왜~~ 나 먹으라고 사온거면서... ㅇㅎㅎ "
" 아니거든~ "
" 아니긴 뭐가 아니야~ ㅇㅎㅎ "
" 아들아~ 너네 엄마 왜 이렇게 능글맞아졌냐? ㅎㅎㅎ "
" 내가 능글맞아졌어? "
" 응. 많이. "

사실 평소에도 남편은 이렇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자주 합니다.
제가 알면서도 속은 듯 삐친것 처럼 행동을 하면
그제야 달래주면서 재미있어 한답니다.

어쩔땐 정말 짖궃게 굴어서 얼마나 얄미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엔 제가 남편의 장난을 안받아주구 웃으며 넘겼더니만
저보고 능글맞아졌다고 하네요.

결혼한 지 3년째...
생전처음 능글맞단 말을 들은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것도 남편에게서 ㅡ.ㅡ;;)
이제 저도 이름만 아줌마가 아닌 진짜 아줌마가 되어가나 봅니다. ㅎㅎ;;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 어린이집 보육료 이제 무료로 되는 거 알죠? "
" 아... 그 얘기 듣긴 했는데 무조건 다 되는 건가요? "
" 네. 도담이도 내년까진 무료로 다닐 수 있어요. "
" 요즘 어린이집에 사람이 많아서 들어가기도 어렵다던데... "
" 그래도 안보내면 지원 못받으니까 일단 보내고 보는거죠. "

얼마전에 도담이 또래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서 보육료 지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아직은 도담일 어린이집에 보낼 마음이 없어서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었답니다.

' 0~2세 영유아는 어린이집 보육료가 무료... '
별 관심 없이 지내다가 아는 사람에게 직접 그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아까운 마음에 우리 도담이도 보내야 하나? 그런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슬쩍 물었는데 역시나 보내지 말자고 합니다.

" 도담이 내년까진 어린이집 무료라는데 우리도 보낼까? "
" 그게 말이 무료지 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하는 거야. "
" 세금이야 어차피 내는 거고... "
" 그렇게 너도 나도 무료라고 다 보내면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다 감당해.
  오히려 그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걸.... "
" 하긴... 지금도 선생님이 부족하다고 하던데... "

남편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도담이였습니다.
우리 욕심에 괜히 보냈다가 아이가 상처받는 일이 생길까봐 그런거였죠.

어린이집은 한정되어 있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늘어나면
아무래도 제대로 돌보기가 더 어려울거라면서요.
그리고 정작 꼭 필요한 사람들이 혜택을 못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구요.

몇일 전 이웃님 블로그에서
지금의 보육료 지원을 엄마들에게 직접 주면 좋겠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3세까지는 엄마 품에서 자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좋다구요.
읽으면서 너무 공감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공짜라는 말에 잠시나마 어린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려는 생각을 한 것이
도담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기에
도담이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네요.

그리고 얼마전 남편에게서
이혼하고 아이를 맡아 키우던 아빠가 육아비가 감당이 안되 아이를 버린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 그렇게 까지 했을까 놀랍기도 하고 참 안타까웠습니다.

지원 대상 연령도 그렇고 전업주부에 대한 배려도 없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정책이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우리 엄마들의 생각이 반영되서
앞으로 더 나은 정책으로 발전 되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래서 보육료가 너무 부담이 되서 출산을 포기하거나 아이를 버리는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토요일 오전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하려고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 누구지? 택배 올 것 도 없는데... "
그러면서 슬쩍 내다 보니 낯익은 얼굴의 아주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 저 옆집에... "
"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무슨... "
" 얘가 전화도 안받고 벨을 눌러도 아무 기척이 없어서요. 최근에 본 적 있나요? "
" 네 가끔 오며가며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
" 표정은 어떻던가요? 밝던가요? "
" 엊그제도 만났는데 괜찮아 보이던데요... "
" 그래요... 아... 걱정이 되서... "
" 그때 짐은 가지고 들어갔나요? "
" 네... 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가 봤더니 알고 있다면서 챙겨 들어가던걸요. "
" 그래요. 고마워요... 걱정이 되서... "

그 아주머니는 옆집 사는 아가씨 엄마였습니다.
혼자 사는 딸이 연락도 안되고 집에 있는 건 같은데 아무 기척이 없으니
너무 걱정이 되서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신 거였죠.

아주머니를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처음엔 딸 짐을 챙겨오셨었는데...
그때도 전화가 안된다며 저에게 짐을 부탁하고 가셨답니다.
별건 아니지만 그냥 문 앞에 두고 가기 찜찜하시다면서요.

그게 두어달 전 일이었는데
그 때 일까지 물으시는 걸 보니 그동안 계속 연락을 안하고 지낸듯 했습니다.

연락도 안되고 아무 기척이 없다는 아주머니 말씀에
순간 저도 모르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방정맞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맘도 그런데 아주머니 마음은 오죽하셨을까요?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면 옆집에 딸 안부를 물으셨을까...

옆집 새댁 얘기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문득 친정 엄마 생각도 나고요.

무슨 사연일까 궁금증도 일었습니다.
이웃이 된지 1년이 넘어 가지만 그저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라
옆집 아가씨에 대해 얼굴 말고는 아는 게 전혀 없네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살면서도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웃사촌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네요.

그 날 이후 옆집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면 더 귀를 쫑긋 세우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군요.

다음에 마주치면 엄마가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 연락드려 보라고 하면 괜한 참견한다고 기분나빠할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 오빠... 오늘 좀 일찍 오면 안되? "
" 왜? "
" 내가 몸이 좀 안좋아서. "
" 어떻하지? 오늘 치과 가는 날인데... 최대한 빨리 갈게! "

어제 저녁 도담이 저녁을 먹이고 있는데 갑자기 어지럼증이 났습니다.
속도 좀 울렁이고 그래서 저녁도 못먹고 큰 방에가 누웠는데 천장이 빙글~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 매일 늦는 남편인지라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했는데
마침 치과에 가는 날이라네요.

엄마가 그러고 누워 있으니
처음엔 같이 놀아 달라고 몇번 절 일으키던 도담이도
나중엔 옆에 같이 누워서 뒹굴뒹굴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 하기도 하고 참 기특하더랍니다.

9시쯤 되니 초인종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가 문을 열려고 일어나니 얼른 안기는 도담이^^;;

남편이 전 좀 누워 있으라며 도담일 안았는데
싫다고 발버둥 치며 제 옆에 다시 눕더군요.

하지만 아빠가 냉동실에 있던 피자를 꺼내 데워먹으려고 전자랜지를 켜는순간
벌떡 일어나 아빠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전자랜지 작동 시키는 걸 저가 하고 싶어서 그런거였죠 ㅋㅋ

방은 도담이가 어질러서 엉망이고... 싱크대엔 설거지가 쌓여 있고...
보다 못한 남편이 설거지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도담이가 또 제게 와서 보채자 아기띠를 가져오더니 도담일 업었네요.



도담이를 업은채 설거지를 하는 남편...
평소같음 저에게 업는 걸 도와달라 했을텐데 혼자서도 아주 잘 하네요^^;;
이제 완전히 애 아빠 다 된 것 같아요 ㅋㅋ



찰칵~
엄마가 폰으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리자 도담이가 뒤돌아 봅니다.

한참 누워 있었더니 어지럼증도 가라앉고 전 좀 괜찮아졌는데
마누라 아프다고 애까지 들쳐 없고 설거지 해주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미안하고 고맙고 괜히 코 끝이 시큰했습니다.

저 양 어깨에 지워진 짐이 얼마나 무거울까...
혼자 편히 살다가 마누라에 자식까지 먹여 살려야 하니...

언젠가 남편이 그러더군요.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게
한편으론 행복하고 살아가는 힘도 되지만
또 한편으론 그 막중한 책임감이 참 무겁게 느껴진다고...

어제 팬도리님이 딸래미에게서 삶의 무게를 느꼈다는 글을 올리셨던데...
저는 남편의 뒷모습에서 너무나 고단한 삶의 무게를 느꼈네요.

남편의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데...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자 하면서도 하루종일 애한테 시달리다 보면 자꾸 까먹어요.
오히려 남편이 피곤하다고 도담이랑 안놀아주면 서운해하고...

어젠 제가 아프다고 하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도담이 핑계로 밥도 대충 챙겨먹고 운동도 못하고 그랬는데...
남편도 편하게 해주고, 도담이랑도 신나게 놀아주려면 일단 체력부터 길러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2012년도 벌써 세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늘 그렇듯 새로운 계획과 마음가짐으로
조금은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데요
작심삼일... 오늘이 그 삼일 째네요 ㅇㅎㅎ

누가 그랬던것 같은데...
작심삼일이면... 그 때마다 또 계획하고 마음을 다잡으라고 ㅋ
근데 그게 쉽지 않다는거... 살다보면 그냥 다 까먹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계획하신 일들,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다시 한번 간절히 바래봅니다.

2012년 1월 1일의 시작은 뭐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이런 바램들이 가득 담긴 문자와 전화, 댓글들로 마음이 참 훈훈했습니다.

그리고 다 저녁에 한 친구가 보내준 새해 인사 문자는
남편과 저에게 아주 큰 웃음을 함께 전해주었답니다.



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던 문자였는데...

" 너희 남편 사업도 잘 되었으면 좋겠나 "
이 문자에 저와 남편은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타가 나도 어째 이리 났을까...
' 좋겠다 '와 ' 좋겠나 '는 그 의미가 너무도 다른...
오히려 반대의 의미를 전할 때가 많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진심을 알기에 더 고마웠답니다.

사실 그 때 남편이 도담이 때문에 삐쳐서 뚱해있었는데
친구의 문자로 조금이나마 그 마음이 풀어졌거든요. ㅎㅎ;;
( 아빠가 놀아주려는데 도담이가 엄마만 찾으며 울어서 삐쳤답니다 ㅋㅋ )

시집을 멀리 오는 바람에 몇 안되는 친구들과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내고
서로 살기 바빠서 이렇게 무슨 날이 되어야 겨우 안부를 묻고 그러는데요
이번 설에는 시간을 내서 친구들 얼굴이라도 보고 오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할 때쯤 산 남편의 첫차...
너무 맘에 드는 차를 샀다고 참 애지중지 하면서 탔었는데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상처가 하나 둘 늘어갈 때마다 차에 대한 애정도 식어가는 듯 했답니다.

기계세차는 차에 흠집난다고 꼬박꼬박 몇 시간씩 들여가며 손세차를 했었는데
그마저도 시들해져서 먼지가 뿌옇게 쌓였네요.

그런데 남편은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애써 모른 척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당장이라도 가서 범퍼도 갈고 깨끗이 수리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못되니 일부러 안보고 생각도 안하려고 하는 거라구요.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를 거의 안타는데
명절이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달에 두어번이나 탈까말까...
그런데도 잊을만 하면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서
차에도 상처가 나고 남편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얼마전에 또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100% 남편의 실수였지만 정말 어의가 없었던 사고 였죠.

오전에 일이 있어 저와 도담이도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여느 때처럼 차에타고 주차장을 빠져 나가려는데
" 끼이~~~익~~~ " 긁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란 남편은 얼른 차에서 내렸고 무척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도 내려서 봤더니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 범퍼 모서리 쪽이 긁혀있고
저희 차는 뒷 문 쪽에 길게 상처가 났더군요.



우선은 상대방 차주에게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외출중이 아니어서 금방 주차장으로 오셨답니다.

이미 단종된 아주 오래된 차였는데 아버지 차라고...
일전엔 누가 심하게 부딪혀놓고 도망을 가서 CCTV 로 잡은적이 있다며
전혀 기분나빠하지 않고 덤덤하게 차를 살피셨답니다.
오히려 저희 차가 더 심하게 긁혔다며 걱정까지 해주시더라구요.

그자리에서 그렇게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합의를 하고
혹시 몰라 저희 연락처를 드렸는데... 오후에 그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밝은 곳에 나와서 보니 라이터 부분도 긁혔더라고
근처 카센터에 알아보니 비용이 어느정도 나온다는데
피차 보험처리 하기 그러니까 얼마에 합의를 하자구요.

차가 오래되서 수리할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기에
남편도 합의금을 좀 깎아달라고 이야기를 해서 17만원에 합의를 했습니다.

" 나 운전 하지 말아야 할래나봐. "
남편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런 사고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꼭 뭔가 씌인 것 같다면서 자책을 하더라구요.

" 그래도 큰 사고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야. 앞으로 더 조심하라고 이런 일도 생기는 거지. "
" 그래... 그렇게 생각해야지~ 미안해. "

그 날 이후로 차를 탈 때마다 속쓰려 하는 남편...
자신의 실수로 생긴 일이니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들고 정작 자기 차 수리할 형편은 못되니 그럴만도 하지요.

하지만 그 날 그 사고가 아니었다면
밖에서 더 큰 사고가 났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차는 좀 찌그러졌지만 우리 세 식구 안다치고 건강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죠^^

2011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여느 때 처럼 남편은 침대위에서 뒹굴며 편안한 주말 아침을 만끽하고 있고
우리 도담이도 엄마 글 쓰는 동안 옆에서 얌전하게 잘 놀아주고 있네요^^

너무 평범하고 심심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것도 행복이지 싶습니다.
올 한해 저희 가족은 이렇게 마무리를 하네요^^

제 블로그 관심가져 주시고 찾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제때 답방도 못가는데 꾸준히 들러주시는 이웃님들~~ 너무 고마워요.
새해에는 좀 더 부지런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구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저희 집에도 작은 트리가 생겼습니다^^
도담이 때문에 하나 장만할까 하다가 말았었는데
도련님이 그런 제 맘을 어찌 알았는지 사다주신 거랍니다.

원래 3교대 근무라서 시댁에 가도 얼굴 보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이번에 내려갔을 땐 비수기라 그런지 주 5일 근무로 바뀌었다더군요.

퇴근시간도 빨라서 6시 전에 들어오시는데
저랑 도담이 먹으라고 케익이랑 빵을 한아름 사들고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에 귀여운 트리와 비누 세트가 놓여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왠거냐고 여쭈었더니 도련님이 저희 주려고 사오셨다네요.

반짝반짝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앙증맞은 트리를
도담이도 신기한지 유심히 들여다 보고는 살짝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이 트리 덕분에 올 크리스마스는 더 따뜻하고 즐거울 것 같네요.



그리고 핸드 메이드라고 적힌 비누는
천연재료로 만든... 색도 모양도 너무 이쁜 비누였습니다.
(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쓰나...^^;; )

이번에 시댁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식사 준비도 어머님이 거의 다 하시고
저는 기껏해야 설거지 정도만 도와드렸는데도
몸 상태가 별로 좋질 못했습니다.

도담이랑 놀아주다 낮잠 자면 같이 자고 밤에도 일찍 자고...
오히려 집에서 보다 더 편히 지냈는데도 왜 그리 피곤하던지요.

밖에서 힘들게 밭일 하고 들어오시는 부모님께 차마 내색도 못하겠고
몇일은 소화가 잘 안되서 식사 때마다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얼굴에 울룩불룩 뽀루지 같은 게 올라오더군요. ㅡ.ㅡ;;;

설마... 혹시 도련님이 그걸 보고 비누를 사오신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아들만 둘인 집에서 딸 노릇을 톡톡히 하는 세심한 도련님이라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답니다.

아가씨도 아니고 도련님에게 비누 선물을 받다니...
이것 참 쑥스럽고 부끄럽네요 ㅎㅎ;;

거기다 매번 이리 받기만하고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서
감사한 마음 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답니다.

원체 자기 관리라는 걸 잘 못하는 데
아이까지 낳아 키우다 보니 더욱 제 자신에게 소홀해지게 되었는데요
앞으로는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가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태아보험...
아이들은 자주 아프고 다치고 하기 때문에 생명보험보다는 손해보험이 더 낫다고 해서
저희도 손해보험으로 들었습니다.

출산 박람회에 갔다가 ' 태아보험넷 ' 직원에게 상담이나 받아볼까 했는데
그 자리에서 15년 납, 20년 만기 상품으로 계약까지 하게 되었고
매달 4만원 조금 못되는 금액이 통장에서 빠져 나갑니다.

다행히 도담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줘서 병원 신세 질 일이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 부터 감기를 여러 차례 심하게 앓았습니다.

그렇게 병원 왕래가 잦아지고 1년정도 지나고 나니
진료비 영수증과 처방전이 제법 많이 모였더군요.

언듯 듣기로 내년 부턴가...
보험금 청구할 때 공제금액이 5천원에서 만원으로 오른다기에
지난달에 보험회사로 문의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서류에 진료비 영수증, 처방전 외에 약재비 영수증도 있어야 한다더군요.
진료비, 약값 모두 포함해서 5천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보상 받을 수 있다구요.

저는 진료비만 해당되는 줄 알고 약재비 영수증은 따로 모아두질 않았기에
금액은 얼마 안되지만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최근 몇달치는 영수증을 버리지 않아서 찾을 수 있었답니다.

그렇게 영수증을 정리 해보니
금액이 큰 것 들은 다 예방접종이고
질병으로 진료를 받은 것들은 반 이상이 공제금액을 넘지 않더군요.

상담원이 보험금 청구서를 작성해서 서류와 같이 팩스로 넣어달라고 했는데
메일로 보내준다던 보험금 청구서도 오질 않고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팩스로 보내기에는 양이 많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중에
태아보험넷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다른 보험을 권유하기 위해 전화를 한 거 였지만
보험금 청구 부분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시더군요.

저는 해당 보험회사로만 직접 청구를 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태아보험넷을 통해서도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담당 직원의 안내를 받아 보험금 청구서를 출력해 작성하고
모아둔 서류와 함께 태아보험넷 사고보상팀 앞으로 등기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서류를 받았다는 확인 전화가 왔고
보험회사 쪽에서 접수가 완료 되었다는 문자를 여러통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걸쳐 보험금 지급이 완료 되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모두 해서 6만원 정도 되는 금액이 통장으로 들어왔네요.

공제금액을 제하면 정말 얼마 안되는 금액이었는데
이렇게 모이니 그래도 제법 되는군요.
그런데 공제금액이 오르면 이 마저도 보상을 못받겠지요?

만약을 대비해서 드는 보험이지만
장기간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보험금이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의료실비로 보험을 드는 이유는
암이나 어떤 큰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병원비를 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그마저도 입원할 정도의 질병이나 상해가 아니면 거의 보상을 못받겠네요.

저는 이런 쪽 일은 잘 모르고 별로 관심도 없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군요.

공제금액이 오르는 만큼 보험금도 조정이 되었으면 좋겠고
부담이 큰 신생아들의 예방접종 비용도 일부 지원을 해주면 좋겠고...

건강이 재산이라고 안아픈 게 제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왕 내는 보험금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아이가 태어나면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참 많습니다.
구색을 맞춰 다 사려면 꼭 명품을 사지 않더라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저희는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샀는데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물려받을 사람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저희 부부는 둘 다 맞이인데다 친지분들 쪽에서도 물려 받을만한 곳이 없어서
유모차며 카시트며 모두 새로 사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여해서 쓸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럴거면 차라리 중고를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알아보던 중에
카시트는 도련님이 도담이 출산 선물로 사주시고
유모차는 교회 언니에게서 빌리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집 근처로 옮기고 구역예배에 참여하게 되면서 알게된 교회 언니였는데
워낙 성격이 유쾌하고 밝아서 몇번 만나지 않았는데도 금방 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임신 중이었는데요
언니가 집으로 놀러 오래서 갔더니 생각나서 샀다며 내복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유모차도 안샀으면 빌려 주겠다고 했습니다.

딸아이가 이미 4살인데다 휴대용 유모차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둘째를 가질 생각에 신생아때 사용하던 디럭스형 유모차를 처분하지 않았다면서
언니가 둘째를 가질 때까지 맘편히 사용하라고 그랬답니다.
그러다 아이가 좀 더 크면 휴대용으로 하나 구입하라구요.^^

그렇게 도담이를 낳고 언니에게 빌려온 유모차를 아직도 너무 고맙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엔 언니가 불러서 갔다가 도담이 운동화를 하나 선물 받았습니다.

아는 언니가 아들이 신던 운동화를 줬는데
딸래미 신기기에는 조금 작은 사이즈였지만 도담이가 생각나서 가지고 왔다더군요.

" 이거 내가 깨끗이 빨아서 신문지 넣어놨어~ 그 언니가 안빨고 그냥 주더라고 ㅎㅎ"
" 아~ 그래요? 언니... 너무 고마워요^^ "
" 아니야~ 160 이라서 지금은 못신겨... 그래두 썩는 거 아니니까 뒀다가 나중에 신겨. "

언니가 준 운동화는 정말 깨끗했습니다.
앞부분에 긁힌 흔적만 없었다면 새 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신발 빠는 거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데...
언니의 정성과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저에겐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평소에 주윗 사람들과도 서로 왕래하며 잘 지내는 언니는
딸아이 옷이며 장난감도 아는 분들에게서 많이 물려 받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니도 나눌 것이 있으면 함께 하구요~

생활이 넉넉치 못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마음의 여유조차 가지기 힘든데
언니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전해 준답니다.

나누고 베푸는 건 물질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마음만은 누구보다 넉넉하고 따뜻한 언니를 보면서 다시금 배워가고 있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한 지 벌써 3년차...
언제 세월이 이렇게 지나버렸는지요.

돌이켜 보면 좀 더 신혼을 맘껏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에 참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도담이를 낳은 걸 후회하는 건 아니구요
도담이가 뱃속에 있을 때 여행도 좀 다니고 영화도 실컷 보러 다닐걸~~
뭐... 그런 아쉬움이랍니다.

남편이 신혼여행 만큼은 해외로 나가겠다고 고집한 이유가
결혼 하고 나면 언제 또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거였는데요

제주도에서 편안한 여행을 즐기고 싶었던 저를
남편은 거긴 언제든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다며 설득 시켰지만
결혼생활을 해보니 이것저것 걸리는 것도 챙길 것도 많아서
그 마음이란 걸 먹기가 참 힘이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신혼여행을 해외로 다녀온 건 잘 한건가요^^?



저희는 신혼여행을 이태리로 다녀왔습니다.

비행기도 처음 타는데 해외여행이라니... ㅡ.ㅡ;;
여행가방 싸는 것도 정말 큰 일이었습니다.

호기심 반~ 두려움 반~
빠뜨린 건 없는지 수시로 챙기기 바빴습니다.



김포공항에서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조금씩 신혼여행을 간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하자
설레는 마음에 가슴이 콩닥콩닥~~
결혼식을 치른 피곤함도 다 잊었답니다.



처음 타 보는 비행기라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인데요
무려 12시간을 타고 가야 한다니 혹시나하는 마음에 멀미약 부터 사먹었습니다.
그런데... 7시간 후에 또 먹어야 한다고 ... ㅡ.ㅡ;;



드디어 비행기 탑승~~




치약이 들어 있는 칫솔에 안대, 양말, 담요까지...
수시로 제공되는 음료에 식사까지 나오고...

비싼 비행기 값에 다 포함된 서비스겠지만
저에겐 모든 것이 신기했답니다. ( 촌사람이라 놀려도 어쩔 수 없네요 ㅋ )



12시간의 긴 비행을 마치고 밀라노 도착!

중간에 기류 이상으로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을 땐
정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도 떠오르고... 정말 무서웠답니다.



저희 일행 뒷모습^^
총 31명인데 그 중 신혼부부는 저희를 포함해서 5쌍이었어요.
대부분은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었는데 성지순례차 오신 것 같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일정...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전용버스를 타고 가면서
멀리서 공항 모습도 담아보았습니다.




밀라노의 첫인상은 참 깨끗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속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건물들과 도로 위를 다니는 전차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긴 이렇게 한가롭게 보이지만
유명한 유적지 앞은 관광객들로 무척 많이 복잡했답니다.




비토리오 임마누엘레2세 회랑



레오나르도의 조각상



두오모... 이태리에서는 성당을 두오모라고 부른답니다.
밀라노에 있는 이 두오모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성당이라네요~
그 시대에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지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죠~



어찌어찌 하루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밤 10시경이었나 봅니다.
( 일정표를 보니 그러네요 ㅋ )
호텔도 참 아담하니 깔끔했습니다.

특이 했던 건 욕실이었는데요
변기와 비데가 따로 설치되어 있고
욕실과 거실의 바닥 높이가 같은데다 턱도 없었습니다.

샤워 공간은 마련되어 있는데 욕조가 없어서
물이 넘쳐 거실 카펫이 젖으면 변상을 해야한다는 가이드님 말씀에
샤워할 때 마다 무척 조심스러웠답니다.
(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건 그 후에 묵었던 호텔들은 욕조가 있었다는 거... ^^;; )



비행기에서 자고 버스에서 자고... 그래서 머리도 저리 떡졌는데...
그래도 너무너무 피곤해서 빨리 드러눕고만 싶었습니다.

평소같으면 아마 정말 그냥 저대로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을 테지만
그래도 명색이 첫날 밤인데...

그래서 둘 다 샤워를 하고 났더니 시간이... ㅡ.ㅡ;;
거기다 다음날 기상 시간이 5시 반~~

서로의 저질 체력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골아 떨어지고...

달콤하고 로멘틱한 첫날밤은
그저 영화나 드라마에나 나오는 환상일 뿐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바라본 호텔 풍경~~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반면에 저희들이 묵은 방은... ?!
널린 옷가지들과 짐으로 무척이나 어수선했네요 ㅎㅎ;;




당시 이태리 여행 일정표입니다.
신혼여행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빡빡합니다.

여기저기 유적지 찾아다니느라 쉴 틈도 없고...
겨우겨우 사진 찍을 시간 정도만 주어졌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가이드 아저씨의 이태리 역사 강의가 있었는데
남편은 너무 좋았데요^^;; 저는 잠만 잤네요 ㅋ




부츠 모양의 이태리 지도...
저기 주황색으로 표시된 부분들이 저희들이 다녀온 곳이랍니다.

이태리를 거의 둘러보고 왔다고 해도 될 것 같네요 ㅎㅎ;;
수학여행 때도 일정이 이렇게 빡빡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남편도 아마 이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겠지요.

신혼여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설레고 즐거운 여행이었지만
조금 여유롭게 보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