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말고 찍은 갈치찌개... 참 볼품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의 포인트는 가운데 살만 곱게 발라져 있는 갈치랍니다.

" 이거 나 먹으라고 놔둔거야? "
" 응. "
아침을 먹고 씻으러 가는 남편에게 알면서도 꼭 한번씩 물어봅니다.



남편이 알뜰살뜰 발라먹은 뼈들...
그 속엔 생선을 싫어하는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선의 비릿함이 싫고 발라먹는 것도 귀찮아서 잘 안먹어요.
그나마 구운건 먹는 편인데 그것도 속살만 파먹는 나쁜 버릇이 있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는 제가 음식을 하니 싫어도 만지게 되고 먹게도 되더군요.
이젠 어느정도 적응이 되서 예전 보다는 잘 먹는 편이지만 
아직도 생선찌개를 하면 생선은 남편이 먹고 저는 국물과 야채 위주로만 먹습니다.

마누라가 잘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 먹는 폼이 영 시원찮아 보였는지
언제부턴가 남편은 생선을 먹으면 가운데 살 부분을 남겨 놓았습니다.
그러면 저는 안먹을 수가 없답니다.

둘만 먹을거라 일부러 생선도 조금만 넣었는데 꼭 저렇게 남겨놓으니
한편으론 미안하면서도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네요.

오랜만에 아침을 먹고 출근한 남편...

밤늦게 군것질을 많이 하는 편이라 아침이면 속이 안좋다고 잘 안먹고
늦잠 잔다고 거르기 일수여서
저도 버릇처럼 잘 안챙기게 되었는데요

10키로 가까이 뺐던 살이 도로 찌는 바람에
다시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을 안먹는다니
이제부턴 아침에 좀더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남편은 한번씩 물건을 잘 잃어버립니다.
평소엔 괜찮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꼭 한번씩 일을 터트린답니다.

결혼식 전날엔 차키를 잃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분명히 잘 둔다고 뒀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랍니다.
보조키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이것도 건망증 증세인가요?

결혼식을 앞두고 부산에 있는 제 짐도 옮기고 예물도 맞출겸
남편이 저를 데리러 차를 몰고 부산까지 왔습니다.

새벽 4시쯤 도착한 남편은 무척 피곤해 보였는데요
이렇게 혼자 장거리 운전한 건 처음이라더군요.
중간에 잠이와서 정말 혼났다고요.

그날 오후... 옷이랑 신발, 책 몇권에 화장품 등등... (생각보다 짐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미리 싸놓은 짐을 남편 차에 싣고 전주에 있는 시댁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시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예물을 맞추러 갔는데...
예물 고르는 것도 힘들더군요.
원체 악세사리는 잘 안해서 그런데 관심없이 지내다가
고가의 예물을 고르려니 어떤게 좋고 이쁜지 분간이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예물때문에 한나절을 보내고
저녁 식사를 한 후 서울에 있는 신혼집으로 출발~~
한밤중에 도착해서 짐정리는 다음날 하자고 간단한 것만 챙겼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 타려는 순간 남편이 " 아차! " 그럽니다.

" 왜? "
" 어떻하지? 부산 가던 날 엄마가 와있어서 열쇠 드리고 간걸 깜박했네... "
" 그럼 어떻게... 지금 다시 전주로 갈 수도 없고... "
" 그러니까... 나 왜이러냐... 분명히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

정말 대략 난감이었습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나고 웃음만 났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죄송했지만 그래도 답답한 맘에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흰 열쇠 가지러 다시 내려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머님이 서울가는 리무진 기사 아저씨편에 보내 주신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죠~ 

저희는 다시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몇시간만 기다리면 되는데 딱히 다른데 가기도 그렇고...
차에서 눈좀 붙이려고 했는데 잠도 안오더군요.

날이 밝아오자 어머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첫차로 보냈으니 공항으로 찾으러 가라고... 리무진 번호와 도착시간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하마터면 그 리무진도 놓칠뻔 했답니다. ㅡ.ㅡ;;

그렇게 아슬아슬 가는 차 붙잡아서 열쇠 받아서
신혼집 정리도 잘 마무리하고 결혼식까지 무사히 치뤘습니다.

그 후로도 남편의 이 몹쓸 버릇은 사라지질 않아서
잊을만 하면 툭 튀어나와 사람을 무척 당황시켰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완전히 잃어 버리진 않고 어딘가에서 찾긴 찾는다는거네요. ㅋㅋ

사실 저도 건망증이 있습니다.
근데 이것이 결혼을 하고 애 낳고 살다보니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이젠 둘이서 합작으로 그러니 사라진 물건 찾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군요.
둘중 하나는 괜찮아야 하는데...
 
Posted by 연한수박


지난달에 부산에 있는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에 다녀오기엔 먼 길이었지만
오랜만에 광안리에서 바닷 바람도 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셨답니다.

그런데 외박 나온다던 남동생은 갑자기 부대에 일이 터져서 못만나고
친구들 얼굴도 좀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연락도 못했습니다.

부산에 있는 제 친구들은 결혼 후에도 친정 가까이에 살아서
서로 왕래도 자주하고 출산 준비나 육아도 엄마 도움을 많이 받는다는데
시집을 멀리 가니 이래저래 아쉬운 점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작년 5월에 결혼한 친구는 조금있음 아이를 낳습니다.
그 친구는 친정 부모님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요
너무 가까이 있어도 탈이라고 처음엔 신랑이 좀 불편해 했다더군요.
하지만 신랑이 워낙에 붙임성 있고 성격이 좋아서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넘긴 것 같습니다.

엄마 편찮으실 때 자주 들여다 볼 수도 있고
출산 준비나 쇼핑도 엄마랑 함께 다니고...
친구랑 통화하면서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한편으론 부럽고 한편으론 친정 엄마 생각에 미안한 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얼마전에 전화를 해서는 이사를 가야할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신랑이 건축쪽 일을 하는데 이번에 승진을 해서 출장을 가게 될 것 같다구요.

출장 기간이 길기도 하고 곧 아이를 낳을 텐데 떨어져 있으면 얼마나 눈에 밟히겠냐며
저도 따라 가야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친정 엄마가 많이 서운해 하시겠다 했더니
안그래도 전화로 말씀을 드렸는데
처음엔 그냥 덤덤히 받아 들이시더 잠시후에 울면서 다시 전화를 하셨답니다.
너 멀리 가면 엄마는 어떻하냐시면서...

놀란 친구는 얼른 친정으로 달려 갔고
엄마가 눈물 콧물 범벅이 되서 우시는 걸 처음 봤다고 했습니다.

" 엄마가 그렇게 우는 건 처음 봤다. 어린 애처럼 우시더라. "
" 그래... 많이 서운하셨나보다. 너도 같이 울었나? "
" 아니~ 나는 웃음이 나오던데... "

아주 가는 것도 아니고 출장인데...
그리고 결혼한 남동생도 가까이 사는데 왜 그러시냐 했더니
모르겠다고... 딸래미가 멀리 간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셨답니다.
남편이 베트남으로 출장을 가도 아무렇지 않으셨다는데 말이지요.

너 가면 누가 엄마 옷 입는 거랑 화장하는 거 신경 써주냐...
나는 너 이렇게 잠깐 출장 가는 것도 서운한데
니 친구 엄마는 다들 멀리 시집보내고 어찌 사시냐... 하시며
제 얘기도 하시더랍니다.

순간 마음 한켠이 저릿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결혼할 당시 엄마가 멀리 가는 걸 무척 서운해 하셨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땐 여동생도 멀리 시집가는데 별말씀 없으시고
유독 저에게만 뭐라고 하셔서 오히려 저 서운한 것만 생각했었는데...

저는 친구처럼 엄마에게 살갑지도 외모에 신경을 써드리지도 못했습니다.

엄마랑 얘기 하다보면 티격태격 할 때가 참 많았고
엄마가 잘못 생각한다 싶으면 제가 가르치듯 얘기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가끔 하는 통화에서도 그랬네요.
그냥 맞장구 쳐주고 받아주고 그랬으면 더 좋았을 것을요.

어릴땐 늘상 함께 가던 목욕탕도
크고 나선 엄마가 같이 가고 싶어하는 걸 알면서도 잘 안갔습니다.
그때마다 얼마나 서운하셨을까요?

그래도 저는 엄마에게 맏딸이었나 봅니다.

함께 목욕 하면서 속내도 털어놓고...
아빠랑 다퉜을 때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하소연도 하고...
때론 친구처럼 수다도 떨고...

엄마에게 있어서 맏딸은
어쩌면 장남보다도 남편보다도 더 큰 존재가 아닐런지요?

Posted by 연한수박


얼마전에 칼스버그님(http://blog.daum.net/myfoods)께서
말복에 오리고기를 보내주는 이벤트를 하셨습니다.

오리고기로 지은 사행시를 댓글에 남기는 거였는데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참여를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운이 없는 편이라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요
그래서 당첨 소식이 더더욱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ㅋㅋ
역시 마눌뿐이라며 비행기도 태워줬네요 ^^;;

그런데 오리고기 배송이 말복날 맞춰서 온다고 해서 그게 문제였습니다.
말복날이면 저희는 시댁에 있을텐데
몇일 묵었다 올거라 경비실에 맡길 수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제가 댓글로 이런 상황이라고 여쭈었더니
칼스버그님이 그럼 시댁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왜 전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암튼 그렇게 오리고기는 시댁으로 배달이 되었습니다.





배달된 오리고기입니다^^
오리로 만든 너비아니와 통오리 바베큐~~~
친절하게 위생장갑도 함께 보내주셨더군요.



크기는 요정도??
좀 작아 보이는 듯 했으나 막상 뜯으니 제법 양이 많았습니다.






어머님이 이쁘게 썰어서 먹을 만큼만 접시에 담아주시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랩을 살짝 씌워 전자랜지에 1분!!!



먹음직스런 오리고기로 말복날 아침 식탁이 더욱 푸짐해졌습니다.^^

어머님도 어떻게 이런거에 당첨이 되었냐며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답니다.
그런데 이런거 얼마나 한다고 사올 생각을 못했나 싶어서
한편으론 무척 죄송스러웠네요.

월요일엔 전날 야간 근무를 하고 오셔서 늦게 일어나신 도련님 점심을 차려드리는데
저희가 어머님 아버님과 먼저 식사를 한 후라 찌게도 거의 다먹고 없어서 난감했습니다.
얼른 먹고 가셔야하는데 시간도 없고...
마침 냉장고에 넣어둔 오리고기가 생각나서 한접시 데워 드렸네요^^

이웃님 덕분에 맛있는 오리고기도 먹고 칭찬고 듣고...
시댁에서의 휴가가 더욱 즐거웠습니다.

칼스버그님~~ 감사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언젠가 이웃인 주근깨 토깽이님 블로그에서 글을 도용당했다는 포스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 글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이쪽으로...http://blog.daum.net/ho-ho99/269 )
당시 주근깨 토깽이님이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러워 했는지 글을 읽으며 그대로 느낄 수가 있었는데요
설마... 나에게도 이런일이 생길까...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저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음 뷰에서 육아 관련글을 보던 중에
몇일 전 제가 올렸던 글 제목과 거의 비슷한 글을 발견했답니다.
제 글 제목에 앞부분만 덧붙여 놓았더라구요.

어떤 글일까? 설마... 아닐거야... 그러면서 조심스레 클릭을 했습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제가 올린 글에서 도담이 이름과 사진만 쏙 빼놓구
글은 조금 요약하긴 했지만 거의 그대로... 다른 사진과 함께 올렸더군요.

이렇게 글을 그대로 가져다 썼는데 출처는 밝혔겠지...
하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런 흔적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몰라서 남편이 퇴근하기만 기다렸습니다.

남편도 얘기를 듣더니 화를 냅니다.
무슨 그런 사람이 다 있냐고 당장 신고하라구요.
그리고 그 글은 삭제 요청을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전 신고까지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 블로그가 특정 주제만을 다루는 곳이고 좋은 의도로 만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운영자가 한순간의 실수로 이런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글 삭제 요청을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그렇게 얘기했더니 그럼 일단은 그 사람 블로그에 댓글을 남겨서
뭐라고 답변이 오는지 봐서 다시 결정을 하자고 했습니다.

댓글을 남기러 다시 들어가 보니... 그 글에 방문자 수가 1500명이 넘었습니다.
제가 그 글을 썼을 땐 500명 정도였는데요
남편이 그걸 보더니 하는 말이 제목을 잘 지어서 그런거라며 저보고 이런 건 배우라고 합니다.
사진도 글에 어울리게 적절하게 잘 넣었더라구요.(ㅡ.ㅡ;;)

암튼 그분에게 양해를 먼저 구하고 글을 써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적어도 출처는 밝혔어야 하지 않느냐는 내용으로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답글이 달렸습니다.
먼저 그런 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특정 주제로 글을 올리다 보니 소재가 너무 없어서 그랬다고요.
확인을 해보니 그 글 상단에 출처도 밝혀 주셨습니다.
남편도 그럼 됐다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만약에 당시에 제가 그 글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평생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글임이도 이렇게 도용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어쩌면 또다른 누군가가 제 글을 몰래 가져다 썼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섬뜩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별거 아닌 것 처럼 보이는 글도
쓰는 사람은 몇시간씩 공을 드리기도 합니다.
저 역시 글 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걸 가져다 쓰는 건 순식간이더군요.

하지만 자신의 글이 어디서 어떻게 쓰여지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고...
서로서로 예의를 지키는 수밖엔 별다른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 글 도둑맞은 기분...
아끼는 물건 도둑맞은 기분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몇일 전 제 블로그 방문자 수가 8만이 넘었습니다.
평소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경이로운 숫자입니다.
추천수도 천이 넘어가고 댓글도 백개가 넘는걸 보면서
남편과 저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결혼하고 남편 권유로 시작했던 블로그가 벌써 3년째 접어들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자신 없어하는 저에게 블로그를 개설해 주면서 격려해주던 남편...
부담 가지지 말고 그냥 일기 쓰듯이 편안하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럼 된다고...

방문자가 늘고 댓글이 달리면서 조금씩 블로그 하는 재미를 알아갈 때 쯤엔
다음 뷰에서 베스트라는 영광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가끔은 육아에 지쳐 블로그를 소홀히 한적도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글 올리고 이웃님들 방문하는 게 때론 버겁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조금씩 늘고있지만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간 것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나한테도 이런일이 있구나... 기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방문자가 많은 만큼 많이 달린 댓글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늘 그렇듯 제 일상과 생각을 글로 옮겼을 뿐인데...
글을 읽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 글에 공감하고 화이팅을 외쳐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제 글을 오해하고 기분 나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칭찬은 응원의 메시지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질타는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어떤 분 댓글에서는 한대 얻어맞은 듯 멍해지기도 했고
또 다른 댓글에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좋은 며느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머님 팔장 끼는 것도 너무 어색해하는 붙임성 없는 며느리이고
매달 찾아뵙지도 용돈을 잘 드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늘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시부모님은 항상 감싸주시고 편히 대해주려고 하십니다.
제가 정말 시집은 잘왔지요?

그러니 제가 시댁에 가는 걸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남편이 일 있다고 혼자 다녀온데도 제가 먼저 따라나섭니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보니 친정보다 시댁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전화도 친정보다 시댁에 더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남편이 친정에 잘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맏사위 자리도 맏며느리 못지 않게 부담스럽고 책임감이 큰 자리더라구요.

돈을 많이 벌어서 용돈도 좀 팍팍 드리고
해외여행은 아니더라도 부모님 모시고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지금 저희 형편이 그럴 수 없으니
그저 우리 세식구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는 게 당장은 최선이라 생각 합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남편과 시부모님 잘 만난 것도 정말 큰 복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 가족이 잘 살고 있는 것이 저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부모님 은덕이라는 것두요.

추천 받으려고 글 쓴거 아니냐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물론 글을 쓰면서 항상 베스트에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추천도 많이 해주시면 정말정말 기분 좋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제목을 지을 때 좀 더 신경을 쓴답니다.

그런데 제 사정과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몇몇 분들이
제가 미처 제 글에 다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까지
마치 제 사정을 다 아는양 말씀하실때엔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저 같은 초보 블로거에겐 너무나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을 악플이라고 표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 분들중 악플로 힘들어하시는 블로거님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글이 맘에 안들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해서 굳이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쓸 필요는 없을텐데...
다소 거친 언사와 표현들은 저 뿐만이 아니라 제 블로그에 찾는 다른 분들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제가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이번에 8만명 가까운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면서..
인기에 따른 권한과 책임에 대한 부분도 많이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 글에 대해 더 신중하게 고민하며 써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실지는 알 수 없으나
방문하셔서 댓글을 달아 주시더라도
단편적인 글만으로 저와 저희 식구를 판단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댓글 하나에도 너무나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제 글을 읽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오늘 저녁 저희 가족은 시댁으로 떠납니다.
남편이 이번에 이틀 휴가를 받아서 연휴 포함해서 4박 5일정도 있을 예정입니다.

저희가 휴가를 시댁으로 간다니까
아는 언니는 시댁에 왜 그렇게 자주 가냐고 하고 (그닥 자주 가는 것도 아닌데...)
또 다른 분은 휴가를 시댁으로 가면 재미있냐고, 불편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결혼 3년차인데 작년 여름에도 휴가를 시댁으로 갔었습니다.
제작년에도 입덧만 심하지 않았으면 시댁으로 갔을겁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쭉 그럴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휴가 때마다 시댁을 찾는 이유는
여름 휴가도 시댁에선 거의 명절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명절 때 말고는 서로 모이기가 힘들 뿐더러
명절엔 외가쪽 친지분들과는 얼굴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휴가철만 되면 외가쪽 친지분들끼리 날짜를 맞춰서 모임을 가지십니다.
시원한 계곡같은 데로 함께 물놀이도 가구요.

이맘때쯤 되면 어머님이 미리 물으십니다. 언제쯤이 휴가냐고요^^
멀리서 생활하는 아들, 며느리...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자까지...
맘같아선 매일 보고 싶지만 여의치 않으니 이럴 때라도 봐야지요.

불편하지 않냐구요?
솔직히 불편하지 않다그럼 거짓말일겁니다.
시부모님도 시댁 어른들도 다들 좋은 분들이시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번도 가기 싫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많이 서툴고 부족한 거 많은 며느리지만 다들 이뻐해 주시거든요^^;;

오랜만에 시댁 식구들과 만나 물놀이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면서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친해지니 저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시부모님이 두분 다 형제가 많으셔서 모이면 정말 대가족인데
이런 모임이 있을 때마다 그 많은 식구들 음식 장만하고 챙기려면 그것도 큰 일입니다.
전 그저 옆에서 허드렛 일이나 돕는 정돈데 그것도 도담이가 있으니 그냥 애나 보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제가 시댁 가는 걸 거리낌 없어 하는 게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희가 그리 넉넉한 살림이 아니라... 비용도 신경이 쓰이는데요
휴가를 시댁으로 가니 비용도 절감됩니다. ㅋㅋ
그리고 갈 때마다 채소며 반찬이며 바리바리 싸주시니
시댁 한번 다녀오면 저희 집 냉장고가 아주 풍성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아주 많이 좋아하십니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이런 걸로 점수 따야죠~~

저는 맏며느리입니다.
아직까진 아무것도 몰라서 그러려니 하지만
앞으로 저의 책임이 무거워지고 지금 어머님 역할을 제가 해야할 시기도 오겠지요.
그때도 지금처럼 시댁에 가는 걸 기꺼워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많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저에게 잘 할거라고 걱정말라고 합니다.
무서워서 결혼도 못하겠다고 하고 애도 못낳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못한 게 어디있냐고... 다 잘 해내지 않았냐고요.

Posted by 연한수박


저는 남편과 꼬박 1년을 연애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제대로된 사랑이란 걸 해본적도 없었고
결혼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제가
남편을 만나 1년만에 결혼까지 한 것은
주윗사람들에게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무척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둘째 딸은 알아서 연애도 하고 결혼 얘기도 오가는데
큰 딸은 동생먼저 보내라며 선도 안보려고 하니 엄마 속은 타들어갔지요.

그런데 친구가 절 만날 때마다 사촌오빠 얘기를 하는겁니다.
성격은 어떻고 외모는 어떻고 집안은 어떻고...
그러면서 한번 만나보라고 평생 혼자 살거냐고 했습니다.

결국 저는 소개팅에 나갔습니다.
여동생 원피스 빌려 입고 안하던 화장까지 하고...
그렇게 남편을 만났고 결혼을 전제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결혼하겠다고 하면 두손 들고 기뻐해주실 줄 알았던 엄마가 반대를 했습니다.

엄마가 반대하시는 이유는 남편 때문이 아니라 저 때문이었습니다.
워낙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에 미련 곰탱이에 남자도 모르는 자식이라
엄마가 골라주는 남자와 결혼을 해야 맘이 놓일 것 같았던 거죠.

거기에 남편이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과 직장이 서울이라는 점이
엄마를 설득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전라도 남자와 경상도 여자가 결혼하면 힘들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서울로 시집 가버리면 자주 못볼텐데 부산 사는 사람이랑 하면 안되겠냐고요.
엄만 제가 남편을 좋아하는 마음이 일시적 감정일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랑 다투기도 많이 다투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래도 아빠가 제 입장에서 많이 배려를 해주셔서 엄마를 설득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상견례도 하고 날짜도 잡고 엄마랑 혼수도 보러다니고
그렇게 별 무리없이 결혼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그런데 청첩장 인삿말이 문제가 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저희 시댁은 시어머니가 아주 신앙이 깊으신 기독교 집안입니다.
그래서 결혼식 주례도 목사님이 해주셨습니다.
당연히 청첩장 인삿말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글귀로 적길 바라셨고 그렇게 정했습니다.

저희 친정은 제사는 지내지만 특별한 종교를 믿는 건 아닙니다.
당시에 저는 교회에 나가긴 했지만 믿음이 깊지 않았고
친가와 외가쪽이 같은 종교가 아니었기에 별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청첩장 초안이 나오고 친정 부모님께 보여드렸더니 탐탁치 않아하셨습니다.
친지분들중에 절에 다니시는 분들도 있고 주위에 교회에 안다니는 사람이 더 많은데
괜히 그런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것 같다구요.

이일로 또 엄마랑 실랑이를 벌여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시어머니를 설득하기는 더 힘들 것 같았거든요.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단번에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 별일 아니구만 또 혼자 고민하고 있었어? 인삿말을 다르게 쓰면 되잖아? "
" 그게 가능할까? 똑 같이 써야하는 거 아니야? "
" 불가능한게 어딨어?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업체에 한번 물어봐. "
" 만약에 안된다고 하면? "
" 그건 그때 다시 생각하면되지~ 아마 될거야. "




그렇게 만들어진 저희들 청첩장입니다.
시부모님도 친정 부모님도 만족스러워 하셨답니다.

결혼할 때, 결혼 하고 나서도 종교 때문에 갈등을 겪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저희는 그런 심한 갈등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남편의 지혜로 더 큰 갈등으로 번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혼은 당사자들만 좋아서 되는게 아님을
그때 결혼 준비하면서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양쪽 집안이 잘 지내는 데는 저희들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것두요.

지금 저희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살면서 어렵고 힘든 일들이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남편과 저는 다짐을 했습니다.
다른 효도는 못해도 이거 하나만은 꼭 지키자고...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자구요.

Posted by 연한수박


♡ 2011년 5월 21일 ♡

집 근처에 제품 촬영할 만한 이쁜 커피숍 어디 없을까?
남편은 아침부터 커피숍 검색하느라 바쁩니다.

지난번에 스튜디오를 빌려서 촬영을 했었는데
장소 빌리고 카메라 빌리고 시간당 얼마씩 하니까
시간에 쫓겨 촬영도 제대로 못하고 돈은 돈대로들고...
차라리 커피숍에서 하면 맛있는 차도 마시고 조금은 더 여유롭겠다 싶었거든요.

그렇게 찾아간 곳이 커피볶는 하루네집이었습니다.



책과 노트 그리고 갖가지 소품들로 장식된 테이블은 다소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장에 꽂혀있는 연습장과 노트들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답니다.

많이 낡은 듯한 노트들이 궁금하여 펼쳐보니
손님들이 또 다른 손님을 기다리며 끄적인 글들과 낙서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쓰고 그렸는가 하면
속마음을 몰래 써놓기도 했고
친구와 빙고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때운 흔적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노트의 빈자리를 찾아 저희가 다녀간 흔적을 남겼습니다.
지금 바램과 소망들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요^^
 
근데... 저 노트들... 사진을 안찍은 게 너무 아쉽네요~~흑!!




멋스러운 조명과 아기자기한 소품들^^
저 소품들은 남편이 제품 촬영을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을 주었답니다.




그리고 벽과 천장에 걸린 익살스런 그림들...
연습장을 찢어 그린 것을 보니 어쩜 저것도 손님들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ㅋㅋ



저희 들이 맛있게 먹은 커피와 조각 케익이랍니다.(^^;)
화장지에 연필로 그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래도 하나 더~~
이번엔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남편 모습을 담았습니다.
남편은 보고 웃었지만 아마도 자신과 너무 닮아서 그랬을거에요 ㅋㅋ

맛있는 커피와 케익과 머핀은 사진을 찍기도 전에 다 해치우고
도담이는 어느새 엄마 등에 엎혀 잠이 들었습니다.
역시 맛집 리뷰는 저에게 무리인가봅니다.(ㅡ.ㅡ)
이 글도 음식 사진은 하나도 없어서 맛집으로는 발행을 못하겠네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주소는 남길게요~

커피볶는 하루네집...서울시 강서구 화곡본동 143-40... 전화는 02-2696-1237

키크고 훈남이신 남자 두 분이 운영하고 있는 커피볶는 하루네집~(^^)
여직원도 둘 있었는데 커피를 배우러 온 것 같았습니다.
이곳도 커피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 제가 말씀 안드려도 맛 보증은 되지않을까 싶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태어나던 날...
소식을 듣자마자 시어머니는 새벽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셨습니다.
손녀인줄 알고 계셨는데 손자라고 하니 크게 내색은 않으셨지만 더 기쁘셨을거에요~

남편 말론 병원에 입원해있는 이틀동안 수시로 가셔서 손자 얼굴을 보시며 흐뭇해하셨다더군요.
산후조리원에선 면회 시간이 정해져 있어 많이 불편해 하셨구요.

조리원에서 나와 시댁에서 한달 남짓 지내는 동안엔 도담이 목욕도 어머님이 다 해주시고...
교회에 데려갔을 때도 여기 저기 자랑하고 싶으셔서 안고 다니셨답니다.

주위에 친지분들이 많이 계셔서 자주 모여 함께 식사도 하고
농사일로 한참 바쁠 때는 일 도와주시는 분들께 집에서 식사 대접도 하고 그랬어요.
도담이 태어난지 한달도 안되었을 때지만
집에 사람들 오는 거 싫어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도담일 더 보여주고 싶어하셨습니다.

가끔은 손님들 때문에 너무 소란스러워 도담이가 잠을 잘 못자기에 제가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아주 가끔이었고 다들 도담이가 보고 싶어서 오신거라 기쁘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손자를 대하는 행동이나 마음은
다들 비슷비슷할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파트 아래층에 같은 교회에 다니는 언니가 두어달 전에 출산을 했습니다.
평소 안면은 있어 만나면 인사 정도만 나누는 사이였습니다.

하루는 엘리베이터에서 언니 남편을 만났습니다.
애기는 잘 크냐며 인사를 했더니 아무때고 보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아이도 궁금하고 주위에 친구도 없고... 잘됐다 싶어 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너무 반갑게 받아주던 언니... 마침 아이도 깼으니 잠깐 다녀가라 했습니다.
그래서 도담일 데리고 내려갔지요.

도담이랑 1년정도 차이가 나는데 어쩜 그리도 작은지...
아기가 참 이쁘고 신기했습니다.
거기 비하면 울 도담인 어린이 같았죠~

한시간정도 언니랑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고는
집으로 돌아와 도담이 낮잠을 재우고 저도 옆에서 깜박 잠이 들었는데
막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문자 봤냐고... 미안하다고... ???
잔다고 문자를 못봐서 미안하다는 언니 말에 무척 당황스러웠는데요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니 좀 더 크면 그때 놀러 오라고 했습니다.

언니가 갑자기 그러는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가 돌아가자마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고
언닌 별 뜻없이 방금 위층에 사는 애기 엄마가 다녀갔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럼 애기도 같이 왔을텐데 아직은 위험하지 않냐며 야단을 치셨답니다.

시부모님이 연세도 적지않으신데다 첫 손자라 무척 신경을 많이 쓰시는 모양이었습니다.
100일이 지나기 전까진 바깥 출입니나 손님들 오가는 거에 조심을 하라고 당부를 하셨다네요.
특히 아이들끼리는 더 질병이 잘 옮으니까 조심하라고요.

언니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내 미안한 빛을 비췄는데요
시부모님이 연락없이 불시에 잘 들르신다며
괜히 저까지 안좋은 소리 들을까봐 문자를 보냈다고 했습니다.

저도 도담이 신생아땐 무척 신경이 많이 쓰였기 때문에 이해는 하면서도
기분이 좋진 않았습니다.
언니네 시어머님이 좀 유별나시단 생각도 들었구요.

남편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랬네요.
늦게 보신 손자라 더 그러시겠지... 무슨 사연이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엄마들은 육아 서적이나 인터넷을 통해
임신중에 이미 머릿속으론 아이를 키워봤다 할 정도로 정보를 많이 얻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정보와 직접 아이를 키워보신 어른들의 경험은 다른 점이 많지요.
그 때문에 빚어지는 갈등도 있고
덕분에 요즘은 할머니들도 육아 공부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손자를 대하실 때 당신의 경험대로 하시려는 시어머니와
요즘 엄마들보다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 시어머니...

애기 엄마의 입장에선 후자가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느 쪽이든 갈등이 생기긴 마찮가지 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