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면서 10년 가까이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주부가 된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전업 주부라지만 완전 초보스러운(^^) 아줌마다.

뭘 하든 서툴고 어설프고...심지어 빨래며 청소까지...그런데 요리는 오죽할까?

덕분에 시간이 너무 잘 가서 심심친 않다.

결혼전이나 지금이나 주위에서 늘 듣는 걱정이

하루종일 혼자서 심심하지 않겠냐는 거였는데 괜한 걱정들을 하신 것 같다.

그런데 신랑님도 걱정이 되셨는지

거의 컴맹에 가까운 나에게 블로그를 해보라고 권했다.

내가 자신없어 하니까 

도와줄테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일기 쓰듯 자유롭게 하면 된다면서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가입을 해놓고도 몇 일을 그냥 보내다 오늘에서야 글을 올린다.

처음이라 조금은 쑥스럽고 조심스럽다.(훗)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

나의 블로그는 평범하지만 그래서 편안하고 그래서 더 특별한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연한수박

어릴 때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 사다가 키워 본 경험 있으신가요?

저도 두세번 키워 봤는데 모두 실패하고 말았답니다.

친구랑 산에다가 묻어주었던 기억도 나네요~

 

저희 집에서 병아리를 젤 처음 키웠던 건 제가 더 어릴 때였습니다.

 

어느날 시장에 갔던 엄마가 병아리를 한마리 가져오셨습니다.

어린 맘에도 엄마가 이런걸 사올 사람이 아닌데 싶어 참 의아했었어요.

" 엄마! 병아리 샀어? " (아마도 그렇게 물었던 것 같습니다)

" 아니~ 병아리가 엄말 따라왔어^^ "

 

엄마가 시장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이상해서 뒤돌아 봤더니 병아리 한마리가 막 뛰어 오더랍니다.

시장에 사람은 좀 많은가요?

밟힐 듯 밟힐 듯 사람들 다리 사이로 뛰어 다니는데 저러다 죽지 싶었데요.

신경이 쓰여서 또 돌아보니 계속 쫓아 오더랍니다.

 

누구하나 병아리에 눈길 주는 사람은 없지...

쫓아오는 병아리가 신기하기도 하고 안쓰러워서 데리고 왔답니다.

 

엄만 분홍색 바구니에 신문지를 깔고 병아리를 넣고는 지붕쪽에 걸어 두었습니다.

아마 병아리를 그렇게 키운 집은 우리집 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밖에 걸어 두었는데도 건강하게 잘 지냈답니다.

 

한번씩 집뒤에 놓아 주면 신나게 뛰어 놀기 까지 했는데요

요것이 다른 사람이 옆에 있어도 엄마만 졸졸 따라 다니는 거에요~

어떻게 엄말 알아보고 그러는 건지 정말 신기했습니다.

 

이대로면 닭이 되는 것도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왠걸요~

몇일이 지나지 않아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집 뒤에 풀어 주고는 노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는데요

또 동네 아주머니랑 얘기 하고 있는 엄마 발 밑에서만 왔다갔다 하더군요.

엄마도 신경이 쓰였던지 이리저리 피하다가 발을 헛딛는 바람에 그만.......ㅠ.ㅠ

 

그렇게 허망하게 갈 걸 왜 그 위험을 무릅쓰고 엄말 쫓아 왔을까요?

병아리도 사람을 알아보는 건지...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어느덧 12월... 올해의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네요.
2009년은 제 생애 가장 큰 사건...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해였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10년 가까이 일한 직장을 그만두고 부산에서 서울로...
부모님 품을 떠나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결혼한지 7개월이 넘어가는데도 언제 시간이 그렇게 지났나 싶습니다.
 
겨울이 시작 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결혼전 남편과 해돋이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부지런한 분들은 벌써부터 해돋이를 보러 가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네요~
 
저희는 작년 연말에 서로 바빠서 크리스마스도 각자 쓸쓸히 보냈습니다.
대신 2009년의 시작은 함께 하자고 차를 랜트해서 무박 2일로 해돋이를 보러 갔었답니다.
 
저희가 찾아 간 곳은 호미곶...
가는 길에 부산에 있는 고신대학교에 들러서 늦었지만 크리스마스 기분도 한껏 즐겼습니다.
 

 
학교 구석구석 너무 예쁘게 꾸며 놓았어요~
축제 기간이 길어서 다행이지 못봤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2009년을 밝히는 태양이 힘차게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다시 보아도 가슴이 벅차오는 것 같습니다.
 
여기 호미곶은 손 조각상으로 유명한데요
서로 좋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자리 다툼이 치열했었습니다.
저희는 그나마 자리를 잘 잡았었네요^^
 
이번엔 아무래도 해돋이를 보러 가기가 힘들 듯 싶습니다.
2010년이 되려면 아직 좀 더 있어야 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그때를 추억하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서울에서 부산은 정말 멀었습니다. 초기에는 거의 매주 만났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한 달에 한 두번 보기도 어려워 지더군요. 회사일이 바빠서... 집안일 때문에... 어쩔수 없는 사정이 생기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서울서 혼자 생활하는 오빠에겐 경제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매주 KTX를 타고 내려오는 오빠를 보면서 장거리 연애 선배인 여동생이 ( 여동생 커플은 천안-부산을 오간답니다. ) 했던 말이 생각 나네요.
" 지금은 처음이니까 그렇지 조금만 있어봐~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될거야~ "

정말로 그 시기가 오게 되자 우리는 전화로 위로를 삼았던 것 같습니다. 요금제도 커플로 바꾸고 매일매일 통화를 참 오래도 했었어요. 주위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ㅋ

친한 친구랑 통화를 해도 할 말이 없어서 금방 끊어 버렸던 제가 그렇게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으니 이상스럽기도 했을거에요.

 

특히 가족들 반응이 재미있었어요. 여동생은 잠 못자게 한다고 툴툴거리고 엄만 전화세 많이 나온다고 잔소리 하면서도 무슨 얘기하나 옆에서 가만히 앉았다 가고 남동생은 볼때 마다 '아직도해?' '또해?' 그랬답니다. 

오빤 주 5일제라 금요일 밤에 내려왔는데요 저희 회산 주 5일제가 아니어서 토요일 저녁에 잠깐 보고 일요일엔 기차시간 맞추느라 늘 시간에 쫓겨야 했습니다. 정말로 기차를 놓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두어달쯤 지나서는 저희 회사도 주 5일제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었어요. 처음 시행할 땐 이래저래 힘들었는데 적응이 되고나니 일주일이 금방 지나가더군요.

 

덕분에 좀더 여유롭게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좋던지... 토요일은 하루종일 함께 있을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당일치기로 몇번 가진 않았지만 제가 서울로 올라가기도 했어요.

 

오빤 교통수단도 KTX 에서 고속버스로 바꿨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긴 하지만 요금이 배이상 차이가 나니까요.

 

거의 1년을 이렇게 보냈는데요 자주 볼 수 없어서 힘들고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만날 날이 기다려지고 헤어지는게 안타까웠습니다. 거리가 멀다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어느 시기가 지나니까 그 불편함에도 익숙해 지더군요.

 

장거리 연애가 힘들다곤 하지만 서로에게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듯이 오히려 장거리 연애가 더 어울리는 연인도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우리도 그런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소개팅을 하고 뒤숭숭한 마음으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또 만나기로 하긴 했지만 이 만남을 계속 이어가도 좋을지 판단이 서질 않았어요.

 

' 그냥 만나 보는거야~ 뭐 어때? '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나중에 헤어질 때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만나 보기도 전에 헤어질 때를 걱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인 건 알지만 결혼 생각이 없던 저로선 그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일요일... 약속 장소에 나가면서도 마음이 많이 복잡했습니다. 오늘 만남으로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결정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우선은 솔직한 내 심정을 얘기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어떤 쪽으로든 대답을 할테니까요.

 

두번째 만남...... 역시나 어색했습니다. 만나자마자 수줍게 장미꽃을 한다발 건네 주시는데 너무 뜻밖이고 당황스러워서 고맙단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덕분에 분위기는 더 어색해 졌답니다. 졸업식 때 말고는 꽃다발을 들고 다닌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가뜩이나 사람 많은 서면 거리를 꽃다발을 안고 걸어 다니려니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그런 제 모습에 그분도 적잖이 당황을 하셨다더군요.

 

차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보니 금새 저녁이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는 스파게티...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어요. 그러면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일전에 잠시 사귄 사람 얘기부터... 어떻게 헤어졌는지...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솔직히 누굴 만날 자신이 없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이쯤 되면 기분이 나쁠 만도 한데요... 전 그분도 마음을 접을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은 대답은 좀더 만나 보자는 거였어요. 마음 아프게 안할테니 한번 믿어보라고요.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도 우리는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다시 만날 약속을 했답니다.^^

 

꽃을 가지고 집에 들어서니 부모님은 깜짝 놀라시고 동생들도 신기하게 바라보는데 왠지 쑥쓰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계속 만나 볼 생각이라니까 다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더군요.

 

이렇게 우리는 처음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고비라고 하기엔 너무 시시한가요? 하지만 그당시 전 아주아주 심각했었답니다. 오빠도 그때 제 얘길 들으면서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내가 싫어서 그러나,,,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만약에 그때 오빠가 절 잡아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도 없었을거에요~^^;;



Posted by 연한수박

스물 아홉이 되던 날...전 이미 삼십대가 되어 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해서 집,,,회사,,,집,,,회사,,,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9년 이라는 시간이 허무하고 후회스럽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저는 다시 무미건조한 제 삶 속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나이 꽉찬 딸이 선을 보래도 싫대고 결혼은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 엄만 오죽이나 답답했겠어요? 선 자리 있다는 말만 들어오면 그냥 한번 만나만 보라고 성화였습니다. 물론 전 끝까지 싫다고 했지요. 두살 아래인 여동생은 벌써부터 결혼 얘기가 오가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제가 독신주의는 아니었습니다. 소개팅도 해봤고 한번이지만 선을 본적도 있고 잠깐이지만 사귄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자신감은 없어지고 결혼에 대한 두려움만 커졌습니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친구가 절 만날 때마다 사촌 오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직업이 어떻고 성격이 어떻고... 장점이며 단점까지...그러더니 한번 만나보라 했습니다. 그 친구 어머니께서도 꼭 소개시켜 주고 싶다고 하셨다네요.

 

몇번을 거절하다 결국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 얘길 듣고 엄마도 은근 기대하는 눈치였어요.

 

드디어 소개팅 날~ 동생 원피스에 구두까지 빌려 신고 안하던 화장까지 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평소와는 너무 다른 제 모습에 회사 사람들도 놀라워 했답니다. 친구와 언니들에게만 소개팅 한다고 살짝 얘기를 했는데 잘 생각했다며 잘하고 오라고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동래의 어느 돈까스 집...친구 어머니께서도 함께 나오시는 바람에 더 긴장이 되었습니다. 친구와 먼저 가시면서도 얘기 잘 나누라며 제 손을 꼭 잡아주셨어요.

 

저녁 식사가 나오고 먹는 동안은 거의 대화가 없었습니다. 그 어색함이란......그분도 긴장을 많이 하셨는지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더군요. 그 앞에서 전 꾸역꾸역 다 먹었답니다. 암튼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서울서 오신 분이라 부산 지리를 모르셔서 제가 안내를 해야 했는데요 저도 길치인데다 그 지역은 잘 몰라서 참 난감했습니다. 길을 모르면 아무데나 들어갈 일이지... 구지 친구가 알려준 커피숖을 찾겠다고 그 주위를 한참 헤멨던 생각이 나네요.^^

 

커피숖에선 얘기를 꽤 많이 나누었습니다. 어색함을 없애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도 하셨어요. 저는 거의 듣는 쪽이었지만 (정말 열심히 들었습니다^^) 기분 나빠 하지 않고 편하게 해주시더군요.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이렇게 편한 느낌을 받을수 있다니... 낯을 많이 가리는 저에겐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기도 했고 그분이 길을 모르시니 전 혼자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버스 정류장 까지만 같이 가자고 그랬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안신던 구두를 신고 다녔더니 발도 아파왔구요~

 

그때 갑자기 저보고 기다리라며 급하게 어딜 다녀 오시더니 택시로 집까지 바래다 주시더군요. 어찌나 고맙던지... 그리곤 다음 주말에 또 올테니 만나자고 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그 먼 거리를 또 오겠다고요...(나중에 들었는데 잠시 어딜 다녀온게 택시비가 모자랄 것 같아 찾으러 간거였대요ㅋ)

 

소개팅 후...다시 만나기로 했다니까 주위에선 잘됐다고 하면서도 신기해 했습니다. 

 

그땐 이 만남이 결혼까지 이어질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8월 28일 토요일...
 
남편이 무슨 런칭 행사에 참여 신청을 했다면서 같이 가자고 합니다.
신이나서 아침 일찍 부터 부지런을 떨었는데
점심 먹고 느즈막히 출발을 했습니다^^;;
 

 
강남 대치동에 있는 전시회장... 이곳 이름이 Kring인가 봅니다.
 

 
차가 좀 밀려서 5시쯤 도착을 했습니다.
도담이랑 입구에서 사진 한장 찍었네요^^
 

 
신청자 이름 확인 하고 팔찌를 채워 주는데 입장료는 없습니다~ 무료관람^^
 

 
구경하기 전에 도담이 기저귀 미리 갈아줬어요~
여기가 어딘가... 신기해 하는 도담이 ㅋ
 

 
1층에선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는데
음악 소리가 다소 시끄럽게 들렸습니다.
공연을 보려고 모여든 사람들로 복잡하고 소란스럽고...
아이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구... 외국인들도 많았습니다.
 

 
관람객을 위해 마련된 바입니다.
저는 사이다를 마시고 남편은 보드카를 마셨어요.
그외에 맥주랑 콜라... 등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무료 관람인데 음료까지 서비스로 줘서 참 좋았다는...
공짜를 너무 좋아하나요? ㅎㅎ
 


 
송호준님의 "사과"라는 작품과 함께~
사과에서 나오는 불빛에 도담이 눈이 부실까 손으로 가렸네요~
 
플래시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 사과가 붉은 빛을 띄면서 독특한 소리를 낸다는데
이미 붉게 익어 있던 사과...
바로 앞에 지나간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던가 봅니다.
 

 
이 의자에 앉으면 커다란 스크린에 제 얼굴이 보인답니다~
한번 앉아 볼까...?!
 

 
ㅇㅎㅎ 제 얼굴이 맞긴 한데 전혀 못 알아 보겠네요^^
눈하고 입이 도대체 몇개야???
 
도담이 얼굴도 해보려고 했는데 실패했어요.
도담인 너무 작아서 안됐던 걸까요?
 

 
으스스한 느낌이 들게 하는 사진들...
거기다 어두운 방에서 들려오는 알수없는 묘한 음악...
여기서 우리의 도담군 드디어 울음이 터졌습니다.
 
사실 어른인 저희들도 섬뜩했더랍니다.
 

 
사방이 유리로 뒤덮혀 있고 가운데 달랑 화분 하나
이게 무슨 작품인가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앞에 물병 보이시죠?
저 화분에 물을 부으면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수증기가 증발 하듯이 알록달록한 줄기들이 마구 뻗어져 나옵니다.
 

 
거울에 반사가 되어 더욱 환상적이네요^^
신기해서 몇번을 보고 또 보고 그랬답니다.
 

 
이건... 그냥 뮤직 비디오 같은 작품이었어요.
여러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춤추는 걸 편집해서 보여주더라고요.
 

 
이 화면들은 게임 입니다.
둘씩 앉아서 직접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심플한것이 요즘 게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네요~
 
에센 (Mark Essen)이란 사람이 만든
8비트의 예술 게임이랍니다.
 
 Messhoff.com
이곳에 가면 에센이 만든 다른 게임들도 즐길 수 있어요^^
저야 게임을 별로 안좋아하지만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삼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른 방에선 행사와는 별도로 김건일님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지인꿈지인실현이상세는아가내...
이게 무슨 말일까? 소리내서 읽고 있는데
지나가던 청년이 "거꾸로 읽으세요~" 하고 친절히 설명을 해줍니다.
순간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홍당무가 됐었답니다.
 

 
아픈혀
저 혓바닥 움직이는게 보이시나요?
 

 
여섯개의 시선
정말 여러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진실된 거짓
 

 
물고기 숲
 
그림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표현이 참 재미있단 생각을 했습니다.
본 행사와는 다른 느낌이라 비교 하며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층 홀 한 쪽엔 식탁의 기사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더군요.
게임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저희는 아이 때문에 영화도 못보고
드렁큰 타이거와 윤미래가 나온다는 공연도 뒤로한채
발길을 돌려야 했는데요
 
신기하고 독특한 작품들과 공연, 영화 상영...
어느 한가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전시회여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세계 아티스트들의 창의력에 첨단 기술까지 더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고 신비스럽기 까지한 예술품들을 볼 수 있었던
크리에이터 프로젝트!
 
이제는 예술도 최첨단인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관람을 하면서는 솔직히 전시회 분위기에 많이 당황스러웠었는데
이렇게 사진을 다시 보고 글을 쓰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 남편에게 참 고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얼마전에 남편이 선물이라며 내민 봉투 속에는 표가 두장 들어있었습니다.
앤디 워홀??
언젠가 텔레비젼에서 들었던 이름...
 

 
남편이 소니 행사장에 참여 했다가 선물로 받은 표랍니다.
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전시회였는데 공짜표가 생겨서 너무 기뻤다네요^^
 
일 때문에 늘 피곤한데다 주말엔 챙겨야할 행사들이 왜그리도 많은지...
일정이 없을땐 집에서 쉬느라고 요즘 통 여가 활동을 못즐겼어요.
덕분에 전시회 구경도 하고 외식도 하고 오랜만에 한 데이트라 저도 참 좋았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박물관은 몇번 가봤는데 미술관 관람은 처음인 것 같아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설치된 모니터에 저희 모습이 보였습니다.
신종플루 때문에 설치된 열감지 시스템이었어요 ㅋㅋ
 

 
전시회장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특이하죠?
사실 들어갈땐 무심코 지나쳤는데요 앤디 워홀이 디자인 한 캔 모양이었네요.
 

 
복도 한 쪽에선 앤디 워홀의 작품이 새겨진 여러 상품들과 관련 책자들을 전시해 놓고 판매를 하고있었는데 이건 그 옆에 붙어있는 앤디 워홀의 젊었을적 사진이에요.
 

 
사람들이 제법 많았어요.
 

 
전시된 작품들은 촬영 금지라 대신 찍은 상품들...
이건 괜찮을줄 알았는데 직원이 보고는 찍으면 안된다고 그래서 얼른 카메라를 꺼야 했답니다.
 

 
아쉬운데로 가져온 팜플렛을 찍었어요.
왼쪽부터 '달러사인' '마릴린' '꽃'이라는 작품입니다.
 
달러 사인은 상업 디자인으로 성공한 앤디 워홀의 돈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윈 신경쓰지 않는...
과감하고 솔직한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들은 앤디 워홀의 자화상인데요 자신의 모습을 참 다양하게 표현을 했더군요.
그 중엔 연습장에 연필로 낙서하듯 그려놓은 그림도 있었답니다.
그걸 보면서 유명한 예술가가 그리면 이런 그림도 작품으로서 가치를 가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클 잭슨'과 '산화 페인팅'
 
산화 페인팅은 금속판에 직접 소변을 부어 실제로 산화시켜 만든 작품이래요.
정말 독특하지요?
 

 
전기의자, 두개골
넬슨 록팰러, 장 마셸 바스키아, 마오, 베토벤
 
앤디 워홀의 작품중에 상당부분이 유명인들의 초상화였는데요
직접 자신의 스튜디오에 초대를 해 사진을 찍어서 당시 그 인물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로 실크스크린 이라는 기법을 이용해서 같은 그림에 다른 색을 입혀 여러장의 작품을 그려냈습니다.
 
예술 작품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스스로를 예술 작품을 생산해 내는 기계가 되고 싶다고 말한 앤디 워홀의 작품들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팝아트 라는 장르도 생소한데다 예술 작품은 유일하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어떤 작품을 볼 때 그 느낌과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기 보다는
제 기준에서 단순하게 판단을 해왔던 저로서는 앤디 워홀의 작품들을 보면서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그저 유명한 사람이고 위대한 작품들이라니까 그러려니 하면서 관람을 한 것 같네요.
 
남편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성이 부족한 제가 부끄럽다고 그랬더니
그런 생각은 가지지 말라고 합니다.
전문가도 아닌데 작품을 해석하고 느낌을 표현하는 게 서툰건 당연하다고요.
 
그래도 좀 더 창의적이고 감성이 풍부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네요^^
부모의 이런 부분들이 나중에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요.

Posted by 연한수박

커피 박물관 '왈츠&닥터만'...

 

박물관에 들어서니 깔끔하게 유니폼을 차려 입은 여직원이 녹음기를 나누어 주면서 관람 방법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먼저 녹음기를 들으며 1관 커피의 역사부터 2관 커피의 일생, 3관 커피의 문화까지 자유롭게 관람을 했는데요 세계 각국의 커피와 유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관람을 하다가 사람이 어느정도 모이니까 직원이 윗층으로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그곳에는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셨는데요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커피향을 맡아 보게 하셨습니다. 헤이즐넛 커피였는데 향이 참 좋았어요~ 그리곤 헤이즐넛을 하나씩 나누어 주시면서 먹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땅콩처럼 고소하진 않았지만 느낌이 비슷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헤이즐넛 이랍니다. 저는 그날 처음 보았어요. 왜 이걸 보여주고 먹게 하셨나 다들 궁금해 하고 있을때 할아버지의 짧은 강의가 있었습니다.

 

......헤이즐넛은 견과류 즉 콩입니다. 하지만 커피는 콩이 아닙니다. 커피나무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식물로 그열매는 체리와 흡사합니다... 한 열매에 두개의 커피가 들어있는데 꼭 그모양이 콩을 반으로 쪼갠것 같다고 커피콩이란 별명이 붙긴 했지만 엄연히 콩과는 다릅니다. 다시말해 헤이즐넛은 커피가 될수 없다는 말입니다......

 

원두는 시간이 지나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우리들도 향을 맡아보고 신선한 원두를 어느정도 구별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오래된 원두에선 담배냄새가 난다고 하네요. 그런데 향은 다 날아가도 카페인은 수용성이라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기간이 얼마 안된 원두는 재활용을 하게 되는데요 바로 헤이즐넛커피가 그 예입니다. 헤이즐넛 향을 넣어 원두를 재활용한 것이라고 하네요.

 

다시 한번 할아버지는 헤이즐넛 커피의 향을 맡아보게 하셨는데요 이번엔 헤이즐넛향과 담배냄새가 뒤섞여있었습니다. (참 신기했어요~)

 

다음으로 할아버지는 30도가 넘는 온실로 우리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곳에서는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었어요. 막 싹이 나기 시작한것부터 천장에 다을듯 한 것까지...원래는 키가 더 커야하는데 천장때문에 잘라냈다고 합니다.

 


 

온실 관람을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커피 추출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여동생이 하는것만 보다가 직접 해보긴 처음인데...생각처럼 잘 되지 않더군요.^^;;

 


 

저희 부부는 브라질산 커피를 골라서 추출을 했는데 너무 곱게 갈아서 좀 쓰긴했지만...향은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실 관람...이곳엔 세계 각국의 커피잔,그리고 커피와 관련된 우리나라 옛 신문기사들도 있었습니다. 기사 내용이 참 재미있다는데 전 읽어보지 못했어요~

이곳에서 우리는 직접 추출한 커피를 마시며 커피 탐험대가 담아온 영상을 보았습니다.

 


 

이곳을 만든 박종만씨는 원래 인테리어 회사를 경영했었다고 합니다. 언젠가 일본에 출장을 갔다가 '왈츠'라는 커피회사를 알게 된 것이 지금의 커피 박사 박종만씨를 있게한 큰 계기였다고 하네요.

 

왈츠&닥터만...이곳엔 커피에 대한 그의 열정과 꿈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혹시 아나요? 이곳을 다녀가면서 그 열정과 꿈도 함께 담아가게 될지...박종만씨가 그랬던 것 처럼^^

 

인스턴트 커피를 즐겨 마시고 커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냥 편안하게 둘러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것 같습니다. 근처에 영화 촬영 장소가 있다는데 다음엔 그곳에도 한번 가보고 싶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토요일...오빠가 절 데리고 어디론가 갔습니다. 어디 가냐고 물어도 비밀이라고만 하고 말을 안해주더군요. 전날  "주말인데 어디 가고 싶은데 없어?" 하고 묻길래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다 그랬더니 따로 알아봤던 모양입니다.ㅎ

세시간만에(차가 좀 밀렸어요^^) 우리가 도착한 곳은 '왈츠와닥터만' 이라는 커피 박물관 이었습니다. 여러 박물관이 있지만 커피 박물관은 처음 들었는데요 이곳이 국내 최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빨간 건물, 빨간 차가 인상적입니다. 이국적인 모습이 마치 성을 떠오르게 하네요~

빨간 차는 표 파는 곳인데요 대인은 5,000원 소인은 3,000원 이랍니다.

 


 

박물관 들어가는 입구에요~~

 


 

건물 1층은 여기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인데...아쉽게도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곳 코스요리는 미식가도 놀라게 한다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맛보고 싶어요^^;;

 


 

레스토랑 바로 앞 풍경입니다. 가볍게 거닐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네요~ 그리고 그옆으로 흐르고있는 북한강...보기만해도 시원합니다.

 


 

박물관 입구를 들어서자 역시나 빨간 계단이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이렇게 보니 꼭 초콜릿으로 만든 집 같네요ㅋ

 

오빠가 절 이곳으로 데리고 온건 아마 여동생 영향이 컸을겁니다. 여동생이 바리스타 거든요^^

 

커피를 싫어 하던 아이였는데 언젠가부터 커피에 관심을 가지더니 배우러 다녔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부지런히 다니더니 결국은 바리스타가 되었답니다. 아직은 일주일에 한 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우는 중이지만 조그마한 커피집을 차리는 것이 동생의 꿈이랍니다.어쩌면 여동생은 벌써 이 곳을 다녀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팜플릿에 있는 약도를 찍은 거에요~ 차만 안밀렸음 좀더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건물이 이쁘고 경치가 좋아서 웨딩 촬영 장소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는데요 꼭 커피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 와볼만한 곳인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