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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코팅 벗겨진 건 나쁜 성분 나오니까 쓰면 안 돼요! "
" 할머니~ 이건 철 수세미로 닦으면 절대 안 돼요! "
" 할머니~ 이런 건 새로 사세요! 건강을 생각해야죠! "
도담이가 할머니네 가면 하던 잔소리들^^
누가 잔소리 많은 엄마 아들 아니랄까 봐 ㅋㅋ
그런데 잔소리만으론 안되게 생겼던지
하루는 '냄비 사용 매뉴얼'을 만들어 가지고
할머니 주방 문에 떡하니 붙여 놓았다.
1년도 넘은 것 같은데
여전히 그 자리에 붙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와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할머니 이해하기 쉬우라고
참 친절하게 설명도 해놓았다.
이걸 내가 찍어놨던가?
혹시 몰라서 폰으로 찍어옴.
우리 집 냉장고에 붙어있는 설명서~
이건 엄마를 위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설명서들을 붙여놓고
실제로 자기 냄비들에 물을 끓여보곤 했었다.
학교에서 그려 왔던 포스터!
아마도 재활용에 관한 수업이 있었던 모양이다.
쓰레기차와 쓰레기들에 적혀있는
깨알 같은 글씨들은 내 흐뭇함의 포인트~^^
관심이 가는 물건들을 보면
제품 소개나 설명서까지 꼼꼼하게 보았던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할 때 고스란히 나타난다.
상품 로고, 품명, 제조국명, 사용법...
심지어 바코드까지 표현하는 걸 보고
내심 놀라워하기도 했었는데
지나고 다시 보아도
그때의 마음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아이가 커 가면서
조금씩 소홀해지는 부분이 생기는데
대표적인 게 사진인 것 같다.
어릴 때처럼 사진을 많이 안 찍게 된다.
사소한 행동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찍고
그저 낙서일 뿐인 그림에도 감탄하며 찍고
그랬었는데...
도담이 초등학생 시절도
이제 1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흐른 건지...
학교생활과 공부 때문에
더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부족한 엄마는 오늘도 반성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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