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12. 11. 07:55



11월 19일 새벽 4시에 잠이 깬 도담이...


큰 방 불을 켜달라더니 주방놀이를 시작했다.

" 도담아~ 지금 새벽 4시야! "


그런데 너무 졸린 나머지 나는 남편 옆에 다시 누워버렸다.


달그락 달그락

도담이 노는 소리에 잠이 깬 남편은 화가나서 소리를 질렀다.

" 아빠 내일 출근해야돼! " 


남편 목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는데

애 안재우고 뭐하냐고 나더러 소리를 치는 듯 했다. ㅠㅠ


하지만 도담인 아빠가 자신에게 화를 내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재운다고 금방 잘 것 같지도 않고...

어쩔 수 없이 도담이가 가지고 놀던 것들을 작은 방으로 옮겨 줬다.


도담이 노는 걸 지켜보다가 깜박 잠이 든 것 같은데

도담이가 옆에 와서 안기려고 하기에 다시 일어났다.


한 시간쯤 놀았을까?

졸려 하는 것 같아서 큰 방에다 눕히고 함께 잠을 청했다.


소리를 지른 남편에게 서운해서 눈살을 찌푸렸다가

그 시간에 그러고 노는 아들때문에 황당해서 웃었다.


앞으로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겪게될 수많은 갈등들을

미리 연습하는 기분이었달까?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8. 30. 07:50



지난 여름휴가 때

밭일 가신 시부모님 도와 드리러 가려다

길이 엇갈려서 그냥 산책만 했던 날...


걷다가 지친 도담이를 남편이 목마를 태웠는데 무척 버거워했습니다.

" 우리 아들이 정말 많이 컸구나... " 하면서^^





아빠가 붙잡아 주지 않아도 안떨어지게 버티고 있는 도담이 ㅋ

겁 많은 아들이 목마를 탄채로 손을 놓는 담대함까지 보여주었는데요

아빠가 자신을 지켜줄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을까요?



시골에서 나고 자라 어린시절 친구들과 천방지축으로 뛰놀던 길을

결혼하고 마누라와 자식새끼까지 데리고 함께 거닐게 될 줄

그 때는 꿈에도 생각 못했었다는 남편...


지금 한참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합니다.


해가 넘어가는 하늘의 풍경이 그림같이 아름답던 날...

아들을 목마 태우고 가는 남편의 뒷모습은

참 버거워 보이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4. 15. 09:00


제가 저녁에 볼 일이 생겨 남편에게 두시간 정도 도담이를 맡긴 적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도담일 데리고 갈 상황이 아니어서 부득이 남편에게 부탁을 했지요.


부랴부랴 저녁을 챙겨 먹고

도담이가 안보는 틈을 타 살짝 빠져 나오면서도 조금은 불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 혼자서 아이를 봐주는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는지 남편에게선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습니다.

저녁도 먹였고 간식거리도 다 챙겨주고 나왔으니

아빠가 아들과 신나게 잘 놀아주고 있나보다 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봤더니 아이스크림을 사오라는 문자만 와있더군요.^^

근데 제가 돈을 안가지고 나와서 전화를 했습니다.


" 나 돈이 없어서 아이스크림 못사가! "

" 뭐야~~ "

" ㅇㅎㅎ 지갑을 놓고 나왔어. "

" 알았으니까 빨리와~ 아들 목욕 끝나가. "

" 목욕시켰어? "

" 어~ 저가 하고 싶다고 해서. "


집에 도착을 해서 보니 도담이 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남편이 머리를 감기는 중이었는데 도담이가 머리감는 걸 싫어하거든요^^;;


" 수고했어^^ 힘들진 않았어? "

" 괜찮았어. "

" 그럼 혹시 나중에 하루종일 봐달라면 그래줄 수 있어? "

" 음...... 그럼 하루종일 목욕 시키지뭐~ "

" 그게 뭐야~~ "





( 아침에 눈 뜨자마자 물놀이 하겠다고 아빠따라 욕실로 들어간 도담이 ㅋㅋ )


그냥 한 번 물어본 건데...

아무리 아들이 물놀이를 좋아하기로

하루종일 목욕만 시키겠다니...


농담 섞인 말이었겠지만

하루종일 애 보는 건 싫다는 마음이 느껴졌답니다. ㅋㅋ


그래두... 피치못할 사정이 생긴다면 기꺼이 해주겠지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9. 22. 06:30


몇달 전 일입니다.

출근하던 남편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려고 보니까 지갑에 있어야할 카드가 안보인다고요.

전날 그 카드를 마지막으로 사용한 곳이 주유소인데
만약 차에 카드가 없으면 주유소에 가봐야 할 것 같다며
저보고 차에 가서 확인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차키도 안보였습니다.
항상 책상 위에 놓아두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겁니다.
전날 입었던 옷도 몇번씩 뒤져봤지만 찾질 못했습니다.

하필 잃어버린 것이 법인 카드여서
불안했던 남편은 출근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과 함께 다시 차근차근 찾아보았지만 역시나...
결혼전에 차키를 잃어버려서 보조키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사라져 버린거였죠.

일단 차에 카드가 있는지 부터 확인을 해야 했기에
남편은 고객센터로 문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견인!!!
그것도 바로는 힘들다고 했습니다.

견인 신청을 해놓고 어질러진 방을 바라보니 한숨만 나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제 눈에 띈 차키~~



차키는 요 기저귀 박스 밑에 있었습니다. ㅜ.ㅜ

전날 컴퓨터를 보고 있던 남편이 도담이를 잠시 안아주었는데
그 때 도담이가 차키를 만졌던가 봅니다.

차에 가서 확인을 하니 다행히 카드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남편이 결제를 하고는 지갑에 넣는 걸 잊었었나 봅니다. (이 몹쓸 건망증... ㅡ.ㅡ)



한번은 도담이가 지갑을 가지고 노는 걸 방치했다가
카드가 없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늘 앉은 자리에서만 놀고 말길래 크게 신경을 안썼더니만...



도담이가 지나간 흔적들을 따라
구석구석 한참을 뒤져서야 찾은 카드는 요기 책들 사이에 꽂혀 있었답니다.
남편은 숨긴 도담이 보다 찾은 제가 더 대단하답니다. ㅋㅋ

아무튼 이런 일이 한번씩 터질 때마다
아들에게서 절대 눈을 떼지 않겠다 다짐을 하는데요
작심 삼일은 커녕 하루도 못가는군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