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도 작은 트리가 생겼습니다^^
도담이 때문에 하나 장만할까 하다가 말았었는데
도련님이 그런 제 맘을 어찌 알았는지 사다주신 거랍니다.

원래 3교대 근무라서 시댁에 가도 얼굴 보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이번에 내려갔을 땐 비수기라 그런지 주 5일 근무로 바뀌었다더군요.

퇴근시간도 빨라서 6시 전에 들어오시는데
저랑 도담이 먹으라고 케익이랑 빵을 한아름 사들고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에 귀여운 트리와 비누 세트가 놓여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왠거냐고 여쭈었더니 도련님이 저희 주려고 사오셨다네요.

반짝반짝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앙증맞은 트리를
도담이도 신기한지 유심히 들여다 보고는 살짝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이 트리 덕분에 올 크리스마스는 더 따뜻하고 즐거울 것 같네요.



그리고 핸드 메이드라고 적힌 비누는
천연재료로 만든... 색도 모양도 너무 이쁜 비누였습니다.
(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쓰나...^^;; )

이번에 시댁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식사 준비도 어머님이 거의 다 하시고
저는 기껏해야 설거지 정도만 도와드렸는데도
몸 상태가 별로 좋질 못했습니다.

도담이랑 놀아주다 낮잠 자면 같이 자고 밤에도 일찍 자고...
오히려 집에서 보다 더 편히 지냈는데도 왜 그리 피곤하던지요.

밖에서 힘들게 밭일 하고 들어오시는 부모님께 차마 내색도 못하겠고
몇일은 소화가 잘 안되서 식사 때마다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얼굴에 울룩불룩 뽀루지 같은 게 올라오더군요. ㅡ.ㅡ;;;

설마... 혹시 도련님이 그걸 보고 비누를 사오신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아들만 둘인 집에서 딸 노릇을 톡톡히 하는 세심한 도련님이라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답니다.

아가씨도 아니고 도련님에게 비누 선물을 받다니...
이것 참 쑥스럽고 부끄럽네요 ㅎㅎ;;

거기다 매번 이리 받기만하고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서
감사한 마음 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답니다.

원체 자기 관리라는 걸 잘 못하는 데
아이까지 낳아 키우다 보니 더욱 제 자신에게 소홀해지게 되었는데요
앞으로는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12. 06:00


조금 흐렸지만 그리 쌀쌀하진 않았던 어느날~~^^
도담이가 오랜만에 낙엽놀이를 했습니다.



이쪽 화단에서 저쪽 화단으로 낙엽을 하나씩 나르다가
시들어가는 꽃나무를 하나 발견~!!

크리스마스도 얼마 안남았겠다 이참에 도담이도 트리 만들기에 도전을 했답니다^^




재료는 주위에 널리고 널린 갖가지 낙엽들~~ㅎ

꽃나무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낙엽을 하나 둘 주워서
꽃나무 위에 살포시 올려 놓습니다.






소나무 잎, 단품나무 잎... ( 은행잎이 빠졌군요! )
다양한 종류의 낙엽들을 하나하나 감별해가며 꽃나무에 옷을 입혀주는 도담이^^

그렇게 한참을 쪼그리고 있으려니 힘들었는지
점점점 엉덩이가 내려가다가 결국은 그냥 퍼질러 앉아버렸습니다. ㅋ




마무리는 역시나 모래로... ㅡ.ㅡ;;
소금 뿌리듯이 손가락으로 조금씩 집어 여기저기 뿌려주었습니다~
저것이 금가루나 은가루였다면 반짝이는 더욱 멋진 트리가 됐을텐데 말이죠 ㅋ



도담이가 낙엽으로 만든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하기엔 너무 소박한가요? ㅋㅋ

도담이가 꽃나무 사이사이 낙엽을 끼워 넣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낙엽으로 트리를 만든다면 참 멋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엔 저도 남편도 도담이를 도와 근사한 낙엽 트리를 한번 만들어 봐야 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겨울이 성큼 다가온듯한 요즘...
어딜가나 낙엽들도 그 절정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담일 데리고 산책을 하는데 길이 안보일 정도로 낙엽이 쌓인 곳도 있더라구요.
군데군데 낙엽을 가득 담은 자루들도 보이고~~
생각해보니 청소 하시는 분들은 이맘때가 참 싫을 것 같습니다.^^;;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을 보면서
올 겨울도 많이 춥겠거니 생각하며 백화점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신호등을 건너 백화점 쪽으로 달려오던 한 여자 아이가 트리를 향해 외쳤습니다.
" 와~ 크리스마스다!! "

크리스마스 트리를 크리스마스라고 부르는 게 어찌나 귀엽던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또 엄마에게 큰소리로 물었습니다.
" 엄마~ 근데 이거 왜 이렇게 커요? "

크리스마스면 으례 볼 수있는, 어른들에겐 그닥 신기할 것도 없는 커다란 트리가
그 아이에겐 꽤나 신기해 보였나 봅니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이 더 재미있습니다.
" 그거 집에 가져가~ " ㅇㅎㅎ

재치있는 대답이었을까요?
아무튼 아이는 더이상 묻지않고 엄마랑 할머니를 따라 백화점으로 들어갔답니다.
아마도 그분들 쇼핑 하면서 귀여운 딸램을 위해 작은 트리 하나 장만하셨지 싶습니다. ㅋ

몇일전 부터 백화점 앞에 세워진 커다란 트리는
이미 애엄마가 되버린 저에게도 작은 설렘을 느끼해 해주었는데요
하지만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면 무덤덤해 지고 말겠지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런지...
갈수록 크리스마스 기분이 안나는 것이... 한편으론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늘상 그 날이 다가오기 전엔 기대를 하게되네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뭔가 특별한 일이 생겼으면... 하구요~ ㅋ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