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3:36
언제부턴가 우리 도담이
엄마, 아빠가 먹는 걸 보면
혀를 낼름 거리거나
마치 껌 씹는 것 같은 모양으로 입맛을 다십니다.
 
저희 시어머니 그 모습 보시고 하시는 말씀
" 아이고~ 애 보기 미안해서 뭘 먹들 못하겠네. "
 
하지만 저는 꿋꿋이 먹습니다.
도담이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 엄마도 맘마 먹어야 우리 도담이 맘마 주지? "
 
저희 신랑은??
" 너도 먹고 싶지~~?? "
하며 장난을 치다가 정말로 아이 입에 음식을 갖다 뎁니다.
 
한번은 밥알 하나가 아이 입에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놀래서 아이 입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 빼냈는데요
그래도 아빠의 장난은 멈출 줄 모릅니다.
 
방울 토마토 먹을 때도
겉만 핥는 거니까 괜찮다며
아이 입에 갖다데고
 
수박 먹을 때도
이건 거의 물이니까 괜찮다며
아이 입에 갖다데고
 
그러다 도담이가 수박 맛을 알아버렸답니다.
저희가 수박만 먹으면 먹고 싶어 안달을 하는데
저희 남편 제 만류에도 불구하고 안 줄수가 없답니다.
 

 
아빠 다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수박을 쪽쪽 빨고 있는 도담이...
 
이젠 저도 그냥 내버려 둡니다.
다행히 아이에게 별 이상이 없고...
무엇보다 저렇게 좋아하니...
 

 
아빠가 주는 걸로는 성에 안차는지
이젠 아주 포크를 잡고 제 입으로 가져 갑니다.
 

 
" 아빠 내가 먹을 거에요!! "
 
수박이 차가워서 입이 얼었는데도 기어이 먹겠다고
아빠에게서 포크를 뺏으려고 하네요.
 
수박이라는 새로운 맛에 반해버린 도담이...
요즘은 깨물어 먹으려고 해서 먹이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정말로 큰 덩어리가 입에 들어가 전 또 빼내느라 정신 없고...
엊그젠 아예 즙을 내서 숟가락으로 먹였답니다.
 
이렇게 먹고 싶어하는 도담이를 위해
하루 빨리 이유식을 시작해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시댁에서 직접 키우신 수박과 참외...
참외가 아주 큰 편인데 수박은 그것 보다 조금 더 큽니다.
겉모양이 저래서 처음엔 수박인지도 몰랐어요.
 

 
"이거 정말 수박 맞아? 아직 덜익은 거 아닐까?"
저희 남편 수박을 쩌억 갈라 보더니
"뭐야? 이거 호박이잖아!!"
 

 
얼핏보면 정말 호박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 시부모님 농사 지으신게 수십년인데
설마 호박을 수박이라며 주셨겠어요?!
저는 수박이 덜 익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을 했답니다.
 

 
저희 남편 일단 먼저 시식에 들어갔는데요
한 입 먹더니 탄성을 지릅니다.
"수!! 이거 대박이다~ 너무 맛있는데?"
 

 
남편이 저 편하게 먹으라고 이렇게 속만 발라서 통에 담아줬는데요
씨만 없음 파인애플이라해도 믿겠습니다.
 
드디어 저도 한 입~~
아~~ 정말 수박 맛이 납니다.
빨간 수박과 약간 미묘한 맛의 차이는 있지만
당도도 꽤 높아서 맛있었습니다.
 
수박이 당연히 수박 맛이지 하시겠지만 저와 신랑은 너무 신기했답니다.
 
다음 날 시어머니께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 수박 드셔 보셨어요?"
"아니. 우린 아직 안먹어봤다."
"그거 속이 노래요~"
"그래? 노란 수박이구만?! 아는 사람이 맛있는 수박이라고 씨를 줘서 심었더니..."
"네~ 정말 맛있었어요^^"
 
어머니껜 수박이 노란게 별로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나봅니다.
하지만 도시 촌사람인 저에겐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신랑은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도시 촌사람이라고 한답니다 ㅡ.ㅡ)
 
파인애플을 먹는 것 같은데 맛은 수박이라니...
그래서 제가 이름을 '파인애플수박'이라고 지었습니다.ㅎㅎ
 
이제 반통 남았는데 다 먹고나도 자꾸만 생각 날 것 같네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