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손톱과 내 손톱...ㅋㅋ

크기가 너무나 차이 난다. 


남편의손톱은 크기도 크지만 두꺼워서 작은 걸로 깎기엔 힘이 든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남편은 큰 걸로 깎아주기 시작했다.


결혼 5년차이지만 남편은 스스로 손톱을 깎은 적이 거의 없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남편은 아니라고 발끈할지도 모르지만 ㅋ

어쨌든 내 기억엔 그렇다.


신혼 때는 손톱 깎아주는 것 쯤이야~~ 

그 땐 기꺼운 마음으로 했었는데

도담이 태어나고 부터 조금씩 싫은 내색을 했던 것 같다.


어느새 길어진 손톱을 보면 이제 스스로 깎으라며 잔소리도 하곤 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결국은 보다보다 내가 못참고 또 깎아주고 마는 걸...


나는 손톱을 바짝 깎는 편이다.

어쩔 땐 너무 바짝 깎아서 아플 때도 있지만

버릇이 그러니 어쩔 수 없더라.

손톱이 길면 걸리적 거리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 남편은 안그런가 보다.

일부러 안깎아주고 지켜본 적도 있었는데

메니큐어 바르는 여성들 손톱보다 더 길어졌는데도 깎을 생각을 안하는 거다.

그래서 내가 포기를 했다.


하지만 손톱을 깎아줄 때면 투덜투덜

이왕 하는 거 기분좋게 하면 좋지만 나도 귀찮을 때가 있다.


하루는 나의 잔소리에 찔려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남편이 변명을 했다.

" 우리 부부 관계를 더 돈독히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알지도 못하면서 "

나 참~ 말이나 못하면... 나는 그저 웃을뿐...


아마도 나는 앞으로도 쭈~욱 남편의 손톱을 깎아주어야 할 것 같다.

손톱을 깎아줄 수 있는 남편이 있다는 거에 감사하면서...^^;;





Posted by 연한수박

소개팅으로 남편을 만나고 꼬박 1년을 연애하면서
남편에게 편지를 쓴 게 3번 이었습니다.
그것도 마지막 편지는 카드에 쓰듯 아주 짧은... 편지라고 하기도 그렇네요.

서울과 부산... 장거리 연애여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전화 통화는 많이 했지만 표현이 서툴렀던 저는 편지로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몇 번을 쓰고 지우고 고치고 그렇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을 때 기분이란...
떨리고 설레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편지를 받았다던 남편에게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답장을 꼭 바라고 쓴 편지는 아니었지만 솔직히 조금은 기대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전화를 하면서도 편지에 대해선 아무말이 없었고 문자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기다렸는데 일주일이 다 되도록 그러니 서운한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내마음이 담긴 편지가 남편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나 그런 생각도 들었구요.

그렇다고 편지에 대한 반응을 보여달라 직접 말하기도 우스운 것 같아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아직 못 읽었다는 남편의 대답에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때까지 편지를 뜯어보지도 않았다는 남편이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서운함이 너무 커 화가 나는데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전화상이었지만 그런 제 마음이 전해졌던지 남편은 미안하다며 변명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바쁘고 힘들었다...
여자 친구가 보내준 편지를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싶지 않았다...
여유가 생겼을 때 음악을 들으면서 그렇게 진지하게 읽으려고 했다...

제 편지가 너무 소중해서 그랬다는데 화도 못내겠고
이해는 안되지만 그 말이 기분 나쁘진 않더군요.
하지만 서운한 마음은 쉽게 가시질 않았습니다.

두 번째 편지는 선물과 함께 직접 줬는데요
역시나 남편이 편지를 읽기까지 몇일이 걸렸답니다.
그래도 두 번째라고 서움함이 좀 덜하더군요. ㅡ.ㅡ;;

세 번째는 빼빼로 데이라고 처음으로 빼빼로란걸 직접 만들어 봤는데
편지와 함께 보내면서 봉투에 아주 짧은 내용이니까 그냥 바로 읽으라고...
그렇게까지 써서 보냈답니다. ㅋ

결혼 하고 3년 가까이 살면서 1년이라는 짦은 연애는 추억으로...
좋았던 기억도 서운했던 기억도 저편으로 조금씩 조금씩 흐릿해져서
바쁜 삶 속에 거의 잊은 것 처럼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요

" 편지 같은 거 읽을 때 글자 하나하나 다 읽어?
  눈에 들어오는 중요한 단어 위주로 읽잖아. "

남편의 이 한마디에 갑자기 그 때의 서운함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 그럼 내 편지도 그렇게 읽었어?
  진지하게 읽는다고 몇일씩 뜯어보지도 않아놓구! "


남편은 사람들이 신문이나 글을 읽을 때
자신이 관심이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건데
하필이면 ' 편지'를 예로 들어서는....

아무튼 남편은 제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니 적잖이 놀라고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3년이 넘은 일을 아직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냐면서 그러더군요.
" 임신했을 때 잘못하면 평생 간다더니... 난 임신했을 때 잘못한 거 없지? "

그 때 당시엔 제가 서운함을 표현하긴 했어도 그냥저냥 넘어갔기에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었나봅니다.

편지를 받고도 아무 반응이 없는 남편 때문에 어떤 마음이었는지...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남편도 제 이야기를 들으며 그 때의 일을 떠올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많이 서운했겠다면서
핑계를 대자면 당시에 회사 분위기가 많이 안좋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정말 그런 기분으로 제 편지를 읽고 싶지 않았었다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자신은 그렇다고...
정말 보고 싶은 영화나 읽고 싶은 책은 마음 잡고 보기까지 오래 걸린다구요.

" 그 때 잘못했으면 우리 헤어질 수도 있었던 거야? "
" 응... 어쩜 그랬을지도 몰라. ㅇㅎㅎ"

제가 생각해도 조금 뜬금없이 떠오른 기억이었지만
오랜만에 남편이랑 연애 시절을 추억하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연애할 때 기분도 새록새록
가끔씩은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 전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친해진 친구가 올초에 시집을 갔습니다.

6~7년 사귀었나??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오래 사귀고 결혼을 했답니다.

그동안 간간히 통화 하면서도 결혼 생활에 전혀 힘든 기색이 없기에
그저 재미나게 잘 살고 있겠거니 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회사에서 힘든일이 있었다며 전화를 건 친구...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남편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 너네 남편 집에서 옷 입고 있나? "
" ...... 음...... 그건 왜 물어? "
갑작스런 질문에 제가 뜸을 들이자 친구는
" 너네 남편도 옷 안 입고 있구나!! 야~ 남자들은 다 똑같은 갑다. "
그러면서 그동안 쌓인 것들을 털어 놓았습니다.

집에오면 팬티만 입고 돌아 다니고

물건을 쓰면 아무데나 놓아두고 ( 뒷정리는 항상 친구 몫이라네요;; )

빨래를 할 때마다 젖은 돈이 나오고

청소를 해달래면 초스피드... 그러나 먼지는 그대로...

결혼 사진 벽에 거는 데만 한달이 걸렸다네요.

 

깔끔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인 친구에게

남편의 이런 점들이 엄청 스트레스였던 모양입니다.

그동안 사귀면서 그런거 몰랐냐고 하니 이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 친구야~ 포기할 건 포기하고 서로 맞춰가며 살아야지 안그럼 니가 더 힘들다. "

" 안그래도 엄마가 그러더라. 지저분한 거 못보는 우리 아빠도 예전엔 그랬었다고...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지말고 한가지씩 차근차근 고쳐가라네. "

 

자취 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저희 신랑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친구 남편과 크게 다르질 않습니다.

사실 친구 남편도 자취 생활을 했던 터라 저와 얘기 하면서 그나마 마음이 조금은 풀린 것 같더군요.

 

그 날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친구와 통화한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 친구가 남편 때문에 우울증까지 걸릴 뻔 했었데... 어쩌고 저쩌고... "

" 아유 그러니까 결혼전에 나처럼 미리 얘길 했어야지. 나는 성격이 어떻고 게으르다... 그래야 실망을 안하지. 그리고 자취 생활 하다보면 어쩔 수 없어. 나도 처음엔 퇴근하고 맨날 청소 했는데 몸이 힘드니까 안하게 되더라. 그렇게 차츰 몇년을 몸에 벤 것이 하루아침에 고쳐 지겠어? 힘들지... 그래도 난 도와주려고 노력하잖아? 바로바로 안해줘서 당신 맘엔 안들진 몰라도... ㅇㅎㅎ"

 

제가 남편한테 뭐라고 한 게 아닌데도 괜히 찔렸는지 변명을 늘어놓네요^^;;

평소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것들은 서로 도우면서 맞춰가면 되는 거지만

팬티만 입고 있는건 좀 고쳐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나중에 우리 도담이도 아빠따라 그럴까 걱정이 되서요. ㅋ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