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11. 18. 06:59


태어나서 두 번째 만난 가을...
걸음마를 배우고 직접 낙엽을 만져도 보고 밟아도 본 첫 가을이기에
도담이에겐 올 가을이 참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을 가다 멈춰서서
낙엽을 하나씩 주워서는
만지작 거리다 도로로 날려 보내는 도담이...



낙엽을 날려 보내는 모습이
그냥 놀이라고 하기엔 뭔가 아쉬워하는 듯 보입니다.



길을 가다가도 맘에 드는 낙엽이 있으면
하루종일 손에 꼭 쥐고 다니다가 집에까지 들고 들어오곤 하는데요
몇일 전엔 현관에 있는 우산통( 좀 지저분하네요 ^^;; )에 저리 넣어 두더군요.

두 살 짜리가 뭘 알고 그랬겠어?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선뜻 버리진 못했습니다.
왠지 가을을 붙잡고 싶은 아들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아서요.

하지만 겨울이 오고 흰 눈이 내리면
지금의 아쉬움은 까마득히 잊어버릴테지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9. 24. 09:25

늘상 다니던 익숙한 길로만 다녔던 도담이가
걸음이 많이 안정되면서 부터는 새로운 길로 가려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엄마 검지 손가락을 꼭 붙잡고 
마음 내키는 데로 발걸음을 옮기는 도담이를 멈추게 한 건
길가에 모여있던 낙엽이었습니다.




한손에는 신문지 공을 들고서
낙엽을 밟으며 저만치 갔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도담이^^;



그러다 낙엽 하나를 주웠습니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 만지는 재미에 그냥 바닥에 철퍼덕~ ㅡ.ㅡ;;
지나가던 아주머니 그걸 보곤 한마디 하십니다.
" 얘! 너 왜 거기에 앉아서 그러니? "
꼭 저 들으라고 한말 같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그냥 놀아라 했습니다.



가을 바람이랑 낙엽이랑 친구가 되서
자기만의 놀이 세계에 흠뻑 빠진 도담이는
길가에서 그렇게 한참을 놀았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는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몇일전에 도담이 또래 여자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가
문화센터에서 낙엽놀이를 했다며 너무 괜찮더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저보고도 가보라고 그러는데
선뜻 가야겠단 말을 하지 못하는 저는 그저 부럽고 심란할 뿐이었습니다.

두어달 전엔 홈플러스에서 보낸 전단지에서
문화센터 가을학기 모집 광고를 보고 신청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은 못하고 말았는데요

그 얼마 안되는 비용조차도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형편에
일주일에 한 두번 아이 데리고 다녀오면 되는 것도 저에겐 부담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니는 엄마들도 있는데 말이지요 ㅜ.ㅜ

" 문회센터 다녀요? "
" 아니요... "
" 나는 애 어릴 때 열심히 데리고 다녔는데... 다니면 좋아요~ 다녀요."
" 네... "

도담이 돌 전부터 주윗분에게서 문화센터 이야기를 들었고
블로그 이웃님들의 글에서도 가끔 문회센터 강좌 이야기를 접하기도 합니다.

문회센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사진과 글을 보면서
많이 부럽기도 하고 괜히 우리 아이만 뒤떨어지는 것 아닌가 싶어서
' 나도 보내야 하나? ' 생각만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직 말도 못하는 젖먹이 아들이
이런 엄마의 욕심과 불안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진 않을까 염려도 되었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줄 수 있는 문화센터...
시간 부담도 그리 크지 않아서 너무너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들이나 아이들도 분명 있지 않을까요?
남들 다 하니까... 내 아이가 뒤쳐질까봐... 마치 성적을 위해 꼭 가야하는 학원처럼 말이지요.

엄마도 아이도 모두 즐겁고 유익한 공간이 되길 바라면서
내년쯤엔 저도 가벼운 마음으로 도담이와 함께 문화센터 나들이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4:30

 
조금 쌀쌀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도담이를 유모차에 태웠습니다.
새로 산 비니도 씌웠는데
안쓰려고 도리질 하다가도 유모차에 태웠더니 방긋~~
 

 
외출할 때마다 사진기 챙겨야지 하면서도 매번 까먹었는데
이날은 챙겨 나갔습니다.
밖에서 찍으니 사진이 더 잘 나오는군요~ㅋ
 

 
그런데 우리 도담이 너무 얌전합니다.
전같으면 이불도 발로 차버리고 그랬을텐데...
 

 
도담아~ 좀 웃어봐!!
엄마가 우리 도담이 찍어주려고 사진기도 가지고 나왔는데~~~
 

 
계속 시무룩 하더니 갑자기 씨익 웃는 도담이...
 

 
도담이의 시선을 따라 가보니... 여기...
도대체 뭘 보고 웃은 걸까요?
 

 
그렇게 아주 잠깐 미소를 짓더니만
또다시 분위기를 잡고 어딘가를 지그시 바라보는 도담이...
 
저도 가을 타는 남자라구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