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은 산부인과에 가는 날이라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한달만에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그새 아기가 많이 컸더군요. 초음파 검사를 하는데 얼굴은 물론 팔과 다리까지 보였어요. 조금씩 움직이기도 하고 뒤집기도 하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이제 다 컸구나 싶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신랑님께 전화를 해서는 우리 아기가 얼마나 컸는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흐뭇하게 웃으며 신기해 하던 우리 신랑... 동영상 CD도 받았는데 그거 보면 더 신기해 하겠지요?

 

교회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왔더니 신랑님이 또 전화를 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서울에 검사 받으러 오셨는데 끝나면 집에 들르신다고요.

 

결혼하고 시어머니가 집에 오시는 건 처음이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은 빨래랑 청소부터 했습니다. 아직 집정리가 제대로 안되서 너무 어수선데 오시면 분명히 뭐라고 하실 것 같았어요.

 

거기다 식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막막 그자체 였습니다. 오시는 시간을 몰라 나갈 수도 없고 장봐둔 것도 없고 요리는 더 자신이 없었습니다.

 

우선 밥은 해뒀고 국은 멸치 다싯물로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도시락 반찬 하려고 사둔 오징어채를 양념장에 볶고 냉동실에서 생선 두마리 꺼내 구웠습니다. 이 생선은 얼마전 시댁 갔다가 가져온 것 이랍니다.

 

혼자서 안절부절 그러고 있는데 드디어 시어머니가 오셨습니다. 도련님도 함께요. 양손에 뭘 잔뜩 가지고 오셨는데 저 요리 못하는거 아시고는 꽃게랑 갈치랑 해주시려고 사오신 것 같았습니다.

 

오빠 오는 시간에 맞춰서 어머니께서 꽃게탕을 끓이셨습니다. 오빠가 꽃게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갈치랑 나머지 꽃게랑은 일일이 다듬어서 냉동실에 넣어 주셨어요.

 

어머니께서 담아 주신 김치에 제가 끓인 미역국에 꽃게탕까지... 조촐한 저녁상이 차려지고 오랜만에 여럿이서 식사를 했습니다. 늘 혼자 먹다가 함께 먹으니까 더 맛있었어요~~

 

시어머니께 직접 밥을 해드린 건 이번이 처음인데 너무 성의 없이 한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맛있게 잘 드셨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저희 어머니 참 좋은 분이시죠?

 

 다음에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려면 앞으로 요리 연습 부지런히 해야겠어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