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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31 장모님 대하는 아내 태도에 대한 남편의 충고 5


친정 엄마가 부탁이 있다며 전화를 하셨습니다.
전화상으로 보험 가입을 했는데 취소 좀 시켜달라구요.

엄마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에서 폰으로 전화를 해서는
한달에 10만원에서 15만원 넣는 연금 상품을 소개했던 모양입니다.
월 복리로 만기에 엄청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한 우리 엄마...
거래하던 은행이니 별다른 생각없이 덜컥 가입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전화상으로만 가입을 한거라 영 찜찜했던가 봅니다.
통장에서 돈은 빠져 나갔는데 증권도 영수증도 못받았다네요.
(나중에 취소하고 나서 우편으로 받으셨데요~)

거기다 요즘 다니시는 공장도 잘 안되서 한달에도 몇일씩 쉬는 일이 많은데
사정이 그렇다 보니 그나마 받는 쥐꼬리같은 월급도 들쭉날쭉이라
고정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걸 부담스러워 하셨습니다.

엄마가 ARS 상담 전화를 많이 어려워 하시니
본인이 아니면 취소가 안될 걸 알면서도 일단 제가 통화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알려주신 번호로 전화를 하니 비씨카드 보험 상담소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일단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취소 여부를 물었더니 취소는 가능하다며
해당 연금 보험 회사로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다시 보험회사로 전화를 해서 또 사정 이야기를 하고 취소 절차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쪽에서 직접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본인 확인을 하고 취소를 해주겠다더군요.

엄마가 다시 전화를 한다거나 직접 찾아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다행이었죠.
그날 저녁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보험회사랑 통화 했다고 그쪽에서 연락이 갈거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고맙다고 수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때 그냥 끊었으면 좋았을 것을... 저는 엄마에게
요즘 사기전화가 얼마나 많은데 전화로 그런거 덜컥 가입하느냐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용돈도 제대로 못드려 괜히 미안한 마음에 더 언성을 높였던 것도 같습니다.
엄마는 이제 다시는 그런거 안한다고 다짐을 하셨구요.

그런데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남편이 저에게 한마디 합니다.

" 장모님도 모르고 그러신건데 왜 짜증을 내?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면 되지.
  나도 엄마랑 대화할 때 잘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조심하자. 부모님께 잘못하는 거 있으면 서로 이야기 해주고... "

사실 남편도 성격이 급하고 자기 주장이 강해서
어머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부딪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남편보고 뭐라고 했었는데 저도 다를게 없었네요.

가만 생각해 보니 결혼 전에도 엄마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답답한 마음에 제가 언성을 높였던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편하니까 엄마니까 다 받아 주시니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버릇없이 굴고 말았네요.

전화 통화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도 엄마는 딸래미 전화세 많이 나올까봐 얼른 끊으시는데...
남편 말마따나 앞으로는 엄마랑 통화할 때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