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3. 5. 1. 01:20

( 2013.04.22 )

 

도담이가 4살이 되기까지 커트를 다른 사람이 한 건 딱 두 번...

솜씨 없는 엄마지만 미용실 가는 비용이 아깝기도 하고 해서 집에서 커트를 해주었다.

목욕할 때 욕조에 담궈놓구 싹둑싹둑~

 

도담이가 더 아가였을 땐 좀 못잘라도 봐줄만 했는데

4살이 되니 없는 솜씨가 조금 미안해졌다.

 

 

삐뚤빼뚤~

신랑은 괜찮다고 하지만

누가봐도 엄마가 잘라 준 티가 팍팍 난다.

 

점점 숱도 많아져서 지난 번엔 욕실 하수구까지 막혔었다.

그거 뚫으려다 아들이랑 같이 넘어지기도 하고... ㅠㅠ

 

그래서 이번엔 방에서 커트를 시도했는데

그래도 마무리는 욕실에서 해야했다.

 

아직 도담이가 뭘 몰라서 그렇지

'집으로' 영화에서 어린 유승호가 할머니 한테 그랬던 것 처럼

머리 이상하다고 울며불며 했을지도 모르겠다. ㅋ

 

머리 숱이 많아지니 점점 감당하기도 어려워지고...

이젠 미용실에 맡겨야 하나...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4. 3. 06:46


도담이 돌 때 처음 미용실에서 이발을 한 적이 있습니다.

머리가 그리 길지 않기도 했고 도담이가 자고 있어서

앞머리랑 옆머리랑을 정말 아주 조금 다듬듯 잘랐을 뿐인데 6,000원 이라더군요.


그것도 원래는 8,000원인데 아빠랑 엄마도 같이 했기때문에 깎아준 거라고...

솔직히 저는 도담이는 돈 안받을 줄 알았거든요.

제가 도둑놈 심보였던 건가요?


암튼 후에 알게 되었지만 어린이 전용 미용실에선

아이들 커트 비용이 어른들 보다 비싸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워낙 가만히 안있으니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도담이 커트는 그냥 제가 집에서 해줍니다.^^;;




언제 자르고 안잘랐는지 가물가물한데...

암튼 겨울도 지났고 자를 때도 된 것 같아서

목욕물 받아 담궈 놓구 싹둑싹둑~


좀 컸다고 겁도 없어진 건지...

무섭다고 이리저리 피하던 애가 얌전히 잘 있어줘서

예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커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ㅎㅎ;;




도담이 이발 후 앞모습^^




그리고 옆모습도... ㅋㅋ




이만하면 잘 잘랐다고 자화자찬 하며

아들 이발비 벌었다고 남편에게 자랑 했더니

남편도 제 솜씨를 인정해 주더군요~ㅋㅋ


" 근데 왜 자기 머린 나한테 안맡기는데??? "


얼마전 남편 머리가 많이 길길래 제가 잘라 준다고 했더니

싫다고... 그냥 묶어달라더라고요... ㅡ.ㅜ;;

( 결국은 미용실 가서 자르고 왔음 )


사실 도담이 머리... 가까이서 보면 제가 자른 티가 팍팍 납니다.

멀리서 봐도 난다구요? ㅇㅎㅎ


여기저기 삐뚤빼뚤...

그래서 더 개구쟁이 처럼 보이는 듯~


하지만 그렇더라도 어린 아이라 왠만하면 커버가 되는군요.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더 귀엽게 봐주는 사람들도 있고요.^^;;


도담이가 허락만 해준다면야

언제까지고 엄마는 도담이 전용 미용사가 되어줄 의향이 있는데...

도담아~ 니 생각은 어떠니^^??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빈이 이야기 세번째 ' 숨바꼭질과 커트 사건 '

지난 달... 옆집에 새로 이사를 왔는데 싱크대 공사를 한다고 엄청 시끄러웠습니다. 드르륵~ 두두두두! 드릴 소리와 망치질 소리에 낮잠이 깨버린 도담이... 소리가 들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며 우는 통에 도저히 집에 있을수가 없었습니다.

공사가 두시간은 더 걸린다는데 추운날 아이 데리고 마땅히 갈만한 곳도 없고... 그래서 동네 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언니, 우리 옆집에 공사를 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도담이가 자꾸 울어요. 잠깐 언니네 가 있어도 되요? "
" 어... 나 지금 빈이 데리고 마트 갔다가 들어가는 길이야. 조금만 기다려. "

잠시후... 완전무장을 한 빈이와 언니를 만났습니다. 빈이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목도리로 얼굴을 감쌌는데 눈도 안보이더군요. 제가 인사를 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길래 자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빈이가 키득거리며 웃었습니다.
" 어머,,, 빈이 안자네? 언니 근데 얘 왜 웃는 거에요? "
" 응~ 지금 자기가 숨었다고 생각해서 그래. 저가 안보이면 아무도 자길 못보는 줄 알거든. 숨바꼭질 할 때도 머리만 숨기고 찾으라 그런다니까. "

눈만 감으면 투명인간이 되는 줄 아는 건지...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 망토라도 둘렀다고 생각을 하는건지...^^ 암튼 아이의 이런 순진무구함이 한편으론 어이없고 황당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싸고 나갔는데도 많이 추웠던지 한참을 오들오들 떨던 빈이... 저에게 먹을 걸 가져다 주며 옆에 앉았는데 머리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커트도 아닌것이 바가지도 아닌것이...

" 언니! 빈이 머리가 왜 이래요? "
" 어... 그거? 빈이가 가위 가지고 놀다가 자기 머리카락을 잘라버려서 그래. "
" 아이구... 근데 미용실 가서 안다듬었어요? "
" 다듬은 게 그정도야. 더이상은 안된다더라고 ^^ "


앞머린 너무나 짧고 뒷머린 단발이고... 그런 빈이를 보면서 저는 또 웃을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 시기의 아이들이 다 빈이 같은 건지... 아니면 빈이가 좀 더 유별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니가 빈이를 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도담이가 커 가면서 어떤 황당한 질문들과 엉뚱한 행동들로 엄마 아빠를 곤란하게 만들런지 무척 기대가 되는데요 갈수록 아이들이 세상과 현실에 눈 뜨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요즘... 우리 아이의 순수함을 오래오래 지켜주기위해 어른들이 좀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하지 않을까요?

( 오늘로 빈이 이야기는 마무리를 지으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어요^^ 다음에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Posted by 연한수박
최근 몇달동안 머리카락을 안자르던 남편... 미용실에 가자고 노래를 불러도 싫다그러고 차라리 고무줄을 달라고 했습니다. 묶고 다니겠다고요ㅡ.ㅡ '남자는 머리를 묶으면 이상하다?' 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저는 남편이 머리를 묶는다는 말에 질겁을 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설 연휴때 시골에 내려가야 하는데 남편의 머리가 신경이 쓰여서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그래서 어른들 핑계를 대며 억지로 끌고가다시피 미용실에 갔습니다. 

그런데 처음 찾은 미용실은 정기휴일이라 문을 닫았고 두번째로 찾아간 미용실은 손님이 너무 많아서 도로 나오고 세번째 미용실도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이건 커트 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라며 그냥 집에 가려는 남편을 마지막으로 한 곳만 더 가보자고 다른 미용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동네 미용실이었지만 직원이 3명 정도에 원장님이 카운터를 보고 계셨습니다.
" 지금 커트 바로 되나요? "
" 그럼요. 이쪽으로 오세요. "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여자 원장님이 직접 자리를 안내해 주고 남편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후 미용실 전화벨이 울리고 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 원장님, 차 빼달라는데요? "
" 5분만 기다리라 그래. 금방 간다고. "
" 지금 원장님이 손님 커트 중이거든요. 5분만... ... 아... 네 알겠습니다. "
상대방이 무척 화를 냈던지 전화 받은 자기가 무슨 죄냐며 얼굴을 붉히던 직원... 그런데 원장님은 아무렇지 않게 열심히 커트에만 집중을 하셨습니다.

5분쯤 지났을 때, 또 전화벨이 울리고... 이번엔 다른 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상대방은 미용실 위치며 이름까지 물어보고 금방이라도 쳐들어올 기세였는데 원장님은 태연히 지금 간다고 하라며 직원을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남편 커트가 끝나고서야 외투를 챙겨 입고 나가신 원장님... 손님이 더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고마운 마음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나중에 남편이 그러는데 그 원장님 커트하는 내내 계속 뭐라고 중얼중얼 했다합니다.
" ... 자기가 거기 전세냈어? 안그래요?... 저렇게 싸움 걸어도 난 절대 화 안내요. 그냥 상대 안하고 말지...... "
말투는 화난 것 같은데... 화내고 있으면서 절대 화 안낸다니... 듣고 있는 남편도 불편하더랍니다.

거기다 젤 발라서 세울거라고 짧게 잘라달라는 남편 요구에 " 이 머리는 짧게 잘라도 안서는 머린데... 그냥 내가 알아서 잘라줄게요. " 하시더랍니다. 남편은 다시 말하기가 무안하기도 하고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 싶어 더이상 아무말도 안했다는데요 결국은 커트한 머리가 맘에 안든다고 하네요.

저희 남편은 다시는 이 미용실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머리 자르는 프로페셔널 리스트 보단, 사람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미용실이 더 편하다면서요.

어떤 일이든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결국 마음대 마음으로 일하는게 중요 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신다면 꼭,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전문성 이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해 주시길 바래요.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