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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 보육료 이제 무료로 되는 거 알죠? "
" 아... 그 얘기 듣긴 했는데 무조건 다 되는 건가요? "
" 네. 도담이도 내년까진 무료로 다닐 수 있어요. "
" 요즘 어린이집에 사람이 많아서 들어가기도 어렵다던데... "
" 그래도 안보내면 지원 못받으니까 일단 보내고 보는거죠. "

얼마전에 도담이 또래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서 보육료 지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아직은 도담일 어린이집에 보낼 마음이 없어서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었답니다.

' 0~2세 영유아는 어린이집 보육료가 무료... '
별 관심 없이 지내다가 아는 사람에게 직접 그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아까운 마음에 우리 도담이도 보내야 하나? 그런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슬쩍 물었는데 역시나 보내지 말자고 합니다.

" 도담이 내년까진 어린이집 무료라는데 우리도 보낼까? "
" 그게 말이 무료지 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하는 거야. "
" 세금이야 어차피 내는 거고... "
" 그렇게 너도 나도 무료라고 다 보내면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다 감당해.
  오히려 그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걸.... "
" 하긴... 지금도 선생님이 부족하다고 하던데... "

남편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도담이였습니다.
우리 욕심에 괜히 보냈다가 아이가 상처받는 일이 생길까봐 그런거였죠.

어린이집은 한정되어 있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늘어나면
아무래도 제대로 돌보기가 더 어려울거라면서요.
그리고 정작 꼭 필요한 사람들이 혜택을 못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구요.

몇일 전 이웃님 블로그에서
지금의 보육료 지원을 엄마들에게 직접 주면 좋겠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3세까지는 엄마 품에서 자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좋다구요.
읽으면서 너무 공감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공짜라는 말에 잠시나마 어린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려는 생각을 한 것이
도담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기에
도담이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네요.

그리고 얼마전 남편에게서
이혼하고 아이를 맡아 키우던 아빠가 육아비가 감당이 안되 아이를 버린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 그렇게 까지 했을까 놀랍기도 하고 참 안타까웠습니다.

지원 대상 연령도 그렇고 전업주부에 대한 배려도 없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정책이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우리 엄마들의 생각이 반영되서
앞으로 더 나은 정책으로 발전 되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래서 보육료가 너무 부담이 되서 출산을 포기하거나 아이를 버리는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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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한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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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난 딸을 키우는 동네 언니가 있습니다.
아무 연고 없는 서울에 시집와 생활하는 저에게
먼저 손 내밀어 주고 도움도 많이 준 참 고마운 언니입니다.

그런데 그 언니가 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 확실히 결정된 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이사를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남편 직장과 무섭게 치솟는 전세값도 큰 이유이지만
언니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언니 딸은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위치도 좋고 아이들도 잘 봐준다고 주위에선 꽤 평이 좋은 어린이집 이랍니다.
그래서 저도 나중에 도담이를 그쪽으로 보낼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엄마때문에 무척 속상한 일을 겪었답니다.

어린이집 바로 앞이 놀이터여서
마치고나면 아이들이 거기서 또 한바당 어울려 놀곤 한다는데
그날도 언니는 의자에 앉아서 딸이 노는걸 보고 있었답니다.

그 때 우연찮게 다른 아이 엄마 둘이서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어떤 아이를 가리키면서 ' 졔는 왜 저렇게 꼬질꼬질해! ', ' 엄마가 누구야? '
뭐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네요.

언니 아이를 가리키며 하는 말이 아니었음에도 언니는 기분이 많이 상했답니다.

아이들이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니 친하진 않아도 서로 안면은 있는 사람들인데
한 사람은 남편이 치과의사고 다른 한 사람은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다보면 옷이 더러워지는 건 당연지사고
어린이집 보내면서 구지 멋들어지게 입힐 필요는 없는건데...
그리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이 그랬다니 이야기를 듣는 저도 기분이 나쁘더군요.

그런데 더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 일어났답니다.
아이들이 놀다가 한 아이가 가는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 가는데 그쪽이 영구 임대 아파트 단지였대요.
그걸본 한 엄마가 자기 아이를 부르며 거긴 들어가지 말라고 했답니다.
단지 그곳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그 친구랑은 놀지도 말라고 그랬다는군요.

그 단지내에는 언니와 서로 왕래하며 친하게 지내는 분들도 몇 있다고 합니다.
사업이 잘 안되서 어쩔 수 없이 그곳에 살긴 하지만 정말 열심히 사는 분들도 많다구요.
언니는 속상한 마음에 그 일을 그곳에 사는 한 언니에게 털어놓았다는데요
오히려 그언니는 덤덤하게 받아들이더랍니다.

이 지역에 영구 임대 아파트가 있어 그런 일이 좀 심하다고...
그나마 어린이집 엄마들은 순수한거라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런 엄마들 몇몇이 몰려다니며 학교를 휩쓸고 다닌다 했답니다.

하루는 초등학생 딸래미가 울면서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옆단지라도 좋으니 이사가면 안되냐고 하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고요.

그리고 그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도 알고 있다고 했답니다.
점심메뉴가 아이들과 간단히 먹기 좋아서 가끔 가는 식당이었는데
평소엔 인사를 잘 하던 사람이
그 언니가 어디에 사는 지 알고 난 후론 인사를 받아주긴 커녕 없는 사람처럼 대했다는군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한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아이까지 키우는 엄마이면서...
언니의 이야기는 저에게도 적잖이 충격이었습니다.

돈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가난하다고 무조건 무시하는
그런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 아이가 과연 올바로 자랄 수 있을런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하루아침에 모른척 해야하는 그 상황을
엄마가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는 그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난때문에 씻을 수 없은 상처를 받은 아이들...
그 상처를 누가 치유해줄 수 있을까요?

이사를 간다고 이런 비슷한 일이 없을까... 언니에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언니는 서로 사는 형편이 비슷비슷한 곳에 가면 좀 덜하지 않겠냐고 합니다.

돈이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면 안되는 건데...
그런 생각을 가진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도 똑같이 가르치고 있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우리 아이는 상처 받지않고 반듯하게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네요.
부모가 소신있게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그 언니는 말했답니다.
부모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이 새삼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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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한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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