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9. 7. 08:29

도담이가 이번에 할머니네서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특히 더

돌아가는 선풍기에 뭔가를 잘 집어넣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실제로 일을 당해보니 정말 아찔하더군요.


평소에도 선풍기를 발로 켜고 끄는 걸 재미있어 하던 도담이 이기에

손대면 위험하다고 조심해야한다고 주의를 주니

스스로도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무도 보지 않을 때였습니다.


도담이가 파리채로 바닥을 치며 벌레 잡는 흉내를 내며 놀고있었는데

제가 잠시 다른 방에 들어간 사이에

그 걸 선풍기에 집어 넣은 겁니다.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려 놀라서 뛰어가 봤더니

도담이는 선풍기에 파리채를 꽂은 채 서있고

선풍기 날개는 박살나서 그 조각이 멀리까지 날아갔더군요.


탈탈거리고 있는 선풍기를 끄자마자

아이 상태부터 확인을 했는데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멀쩡해 보이는 파리채 이지만



선풍기에 끼였던 옆부분이 조금 찢어졌답니다.



선풍기는 이렇게 날개가 무섭게 부서졌습니다.

뾰족하게 부서진 날개가 아이가 있는 쪽으로 날아왔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부서진 잔해가 선풍기 내부에도 이렇게 남아있었습니다.


아이들 안전사고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서

늘 조심한다고 해도 부족한 것 같아요.


게다가 엄마가 괜찮겠지... 하고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고

이렇게 사고가 일어나니 말입니다.


선풍기는 망가져 버렸지만

도담이가 그랬다는 말에 부모님도 그저 웃으실뿐...

아이가 다치지 않은 것에 정말 감사했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2. 26. 07:39


몇일 전 도담이가 탁자에 앞니를 세게 부딪혔습니다.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단단한 원목 탁자에 도담이 앞니 자국이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ㅠㅠ

남편 먹을 저녁을 준비하던 중
옆에서 안아달라고 손을 뻗치고 있던 도담이...

" 잠깐만~ 엄마 이거 하고~ "
그렇게 말하며 싱크대 쪽으로 가려는데
순간 도담이가 넘어지면서 쿵! 하고 탁자에 부딪힌 겁니다.

처음엔 턱이 부딪힌줄 알고 혀와 아랫니, 턱부위를 살폈는데 아무렇지 않더군요.
그런데 애는 자지러지게 울고...

그래서 다시 살펴보니 입술이 찢어진 건 아니고
윗니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있었습니다.

물로 헹구고 닦아내도 또 나고...
살짝 만져보니 앞니 두 개가 조금 흔들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가 시간이 밤 9시 반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치과에 가기엔 너무 늦었고
그저 놀란 가슴으로 아이만 껴안고 발만 동동거리며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 남편은
도담이가 심하게 다쳤다는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는 저에게
괜찮다며 자책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앞으로 이 보다 더한 일을 겪을 수도 있는데
그 땐 어쩌려고 그러냐면서요.

겨우 도담이를 재워놓고 검색을 해봤더니
이렇게 이를 세게 부딪힌 경우
겉에서 부러진 건 치료가 가능하지만 뿌리가 부러진 경우엔 뽑아야 한다고 하고
치아에 이상이 없더라도 신경이 죽은 경우엔 치아가 검게 변한다고 하니
제 머릿 속은 또 걱정들로 가득차서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치과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도담일 데리고 갔습니다.
도담이 상태를 이야기 하고 접수를 하니
간호사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조금 있다 사진을 찍겠다고 했습니다.

예약 손님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서야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진료를 볼 수 있었는데요
진료를 보는 시간은 얼마 안걸렸습니다.

앞니 상태를 확인 하고 촬영한 사진을 확인 해 보신 선생님은
현재로선 치아도 이상없고 괜찮아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신경이 손상된 경우는 2~3주 후에 색이 검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잘 지켜봤다가 혹시라도 색이 변하면 한달 반 후에 다시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찬 거, 뜨거운 거 먹이지 말고 앞니 사용은 못하게 하라고요.

휴우~~
병원을 나서면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다 싶더라구요.
괜히 호들갑 떨었나 싶기도 하고...



이 사진은 병원 다녀온 다음날 찍은 건데 윗 입술도 조금 부어 있네요.
" 도담아~ 많이 아팠지? "




원래 밥상으로 쓰던 상을 도담이가 장난감들로 가득 채워놓고 못치우게 해서
원형 탁자를 대신 밥상으로 사용하느라 안그래도 좁은 부엌이 더 좁아졌습니다.

밥 먹을 때마다 탁자를 펴고 접고 하는 게 귀찮아서
조금 비좁아도 그냥 펼쳐 놓았던 것이 이렇게 사고로 이어질 줄은 미처 몰랐었네요.
엄마가 바로 옆에 있었음에도 아이가 다치는 건 순식간이더라구요.

아무튼 이번 일로 저는 또 십년감수한 것 같습니다. ㅎㅎ;;
남편 말마따나 사내 아이 키우면서 앞으로 이보다 더한 일도 겪을 수 있을텐데
그때마다 이러면 어떻게 살까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주말도 즐겁게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3:51
이모님께서 도담이 선물로 보행기를 사주셨습니다.
목 가누고 기기 시작하면 태우면 된다고 그러셨는데
성격 급한 우리 부부 벌써 아이를 보행기에 태웠습니다.
 

 
일단 시범삼아 앉히긴 했는데
아직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이불을 덧대고
높이도 발이 닿을동 말동 할 정도로 맞추었습니다.
 

 
신나게 발을 버둥거리더니
 

 
너무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좋은 것 도 잠시...
 

 
금방 지쳐버렸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보행기가 아이에가 안좋다는 말들이 들립니다.
인간이 만든 최악의 놀이감이란 말까지 들었답니다.
그 얘길 듣는데 순간 섬뜩했었어요ㅡ.ㅡ;;
 
보행기를 태우면 아이가 빨리 걸음마를 한다고 많이들 태우는데요
오히려 그것이 아이 허리에 무리를 준다고 합니다.
많이 기어다니는 게 허리를 튼튼하게 해준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행기 태운 아이를 혼자 둬서
생기는 안전사고가 더 큰 문제라고 하네요.
 
이런 얘기들을 들으니 보행기를 태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선물로 받은 걸 그냥 두자니 것도 아깝고...
 
일단은 좀 더 기다렸다 태우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기는 것에 익숙해지고 혼자서도 앉을 수 있을 때
다리에 힘이 생겨 걷고 싶어할 때까지...
 
그리고 오랜시간 태우는 일이 없도록
혼자 놀게 내버려 두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엔 아예 보행기를 태우지 않겠다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아이도 좋아하고 부모도 잠시나마 편할 수 있는데
잠깐씩은 태워도 괜찮지 않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