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토요일...
모처럼 우리 세식구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나들이라고 해야 뭐... 드라이브 하는 정도였지만
도담이는 아빠 차를 타는 것 만으로도 너무 즐거워했답니다.

점심은 전에 남편이 맛있다고 한 국밥집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도담이가 내내 칭얼대고 소란스럽게 해서
식당 종업원에게도 다른 손님들에게도 많이 미안했습니다.

계산을 하면서 죄송하다고 그랬는데
" 아이구 아니에요. 애들이 다 그렇죠~ "
그렇게 웃으시면서 이해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커피도 한잔 마시고 나오려고 뽑았는데
남편은 도담이 때문에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쏟아버렸네요. ㅡ.ㅡ;;



저희 남편... 그게 못내 아쉬웠던지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밀크티 두개를 샀습니다.

데자와?
홍차와 우유를 섞어만든 음료 같은데 처음 보는 거였습니다.

홍차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처음엔 좀 이상한 맛이더군요.
그래서 먹자마자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 오빠~ 난 이거 별로다! "
그래놓구선 캔 하나를 금방 비웠지요. ㅎㅎ;;

남편은 안먹고 두었다가 일요일날 마시려고 했는데
도담이가 가지고 놀겠다고 달라 그래서 결국 또 못마시고...
다음날 제가 홀짝홀짝 다 마셔버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고 나니 남편 생각이 나더군요.
쫌 미안한 맘도 들고...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상하다고 해놓고 자기꺼 까지 마셨다고하니
남편이 어이가 없다는 듯 답을 해왔습니다. ^^;;

거기다 대고 나중에는 더 먹고 싶다고 또 사오라고 했답니다.
마침 남편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1+1행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밀크티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사먹는다더라구요.

다음날 저녁 남편은 잊지 않고 밀크티를 사왔습니다.

" 어! 이거 사왔네^^ 잘 먹을게~ "
" 내꺼야! 나 먹으려고 사온거니까 먹지마! "
" 에이~ 내가 사오래서 사온거잖아~ "
" 아니야~ 내가 다 마실거야! "

남편은 끝까지 자기꺼라고 먹지 말라고 합니다.
마누라 주려고 사온 거 다 아는데 말이죠~ ㅋ

남편 저녁상 차려주구 저는 옆에서 밀크티 하나를 또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 뭐야!! 왜 먹어~ 누가 먹으래? "
" 왜~~ 나 먹으라고 사온거면서... ㅇㅎㅎ "
" 아니거든~ "
" 아니긴 뭐가 아니야~ ㅇㅎㅎ "
" 아들아~ 너네 엄마 왜 이렇게 능글맞아졌냐? ㅎㅎㅎ "
" 내가 능글맞아졌어? "
" 응. 많이. "

사실 평소에도 남편은 이렇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자주 합니다.
제가 알면서도 속은 듯 삐친것 처럼 행동을 하면
그제야 달래주면서 재미있어 한답니다.

어쩔땐 정말 짖궃게 굴어서 얼마나 얄미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엔 제가 남편의 장난을 안받아주구 웃으며 넘겼더니만
저보고 능글맞아졌다고 하네요.

결혼한 지 3년째...
생전처음 능글맞단 말을 들은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것도 남편에게서 ㅡ.ㅡ;;)
이제 저도 이름만 아줌마가 아닌 진짜 아줌마가 되어가나 봅니다. ㅎㅎ;;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남편 사무실 구경 갔다가 근처 시장에 들러서 과일을 샀습니다.
빨간 사과가 참 먹음직 스러웠는데 한판에 20개가 조금 못되더군요.
 

 
주인 아주머니... 싸게 주는 거라며 15000원이라 하셨습니다.
거기에 바나나 한송이 3000원~
 
알뜰한 저희 남편 조금만 깎아 달라고 했습니다.
망설이던 아주머니... 그럼 16000원만 달라고 그러십니다.
그런데 저희 남편은 15000원만 내밀며 1000원 더 깎았습니다.
 
옆에서 멀뚱히 서있는 저와 도담일 보신 아주머니는
" 야~ 아들! 너희 아빠 이래도 되는거야? "
하시며 못이긴척 돈을 받으셨습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건 뭔가 저와 남편이 바뀐듯한 생각이 들어서 도담일 보며 그랬네요.
" 도담아~ 엄마 아직 아줌마 되려면 한참 멀었다. 그치? "
 
어린 시절 엄마따라 시장가면 엄만 뭐든지 그냥 사는 법이 없었습니다.
물건 값 깎느라 실랑이 벌이는 엄마 옆에서 전 그냥 가자고 짜증을 부리곤 했는데요
지금은 엄마처럼 못하는 제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듭니다.ㅎ;
 
초보 아내, 초보 엄마, 초보 아줌마...
언제쯤 이 " 초보 "라는 수식어를 뗄 수 있을런지~
 
무조건 물건 값 잘 깎는다고 진정한 아줌마는 아닐 테지요.
살면서 조금씩 쌓인 경험들과 생활의 지혜가 아줌마 파워를 만들어 내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저도 언젠가는??
변해버린 제 모습에 깜짝 놀날 날이 오지 않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