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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4 다시는 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미용실 원장의 행동!! 9
최근 몇달동안 머리카락을 안자르던 남편... 미용실에 가자고 노래를 불러도 싫다그러고 차라리 고무줄을 달라고 했습니다. 묶고 다니겠다고요ㅡ.ㅡ '남자는 머리를 묶으면 이상하다?' 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저는 남편이 머리를 묶는다는 말에 질겁을 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설 연휴때 시골에 내려가야 하는데 남편의 머리가 신경이 쓰여서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그래서 어른들 핑계를 대며 억지로 끌고가다시피 미용실에 갔습니다. 

그런데 처음 찾은 미용실은 정기휴일이라 문을 닫았고 두번째로 찾아간 미용실은 손님이 너무 많아서 도로 나오고 세번째 미용실도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이건 커트 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라며 그냥 집에 가려는 남편을 마지막으로 한 곳만 더 가보자고 다른 미용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동네 미용실이었지만 직원이 3명 정도에 원장님이 카운터를 보고 계셨습니다.
" 지금 커트 바로 되나요? "
" 그럼요. 이쪽으로 오세요. "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여자 원장님이 직접 자리를 안내해 주고 남편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후 미용실 전화벨이 울리고 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 원장님, 차 빼달라는데요? "
" 5분만 기다리라 그래. 금방 간다고. "
" 지금 원장님이 손님 커트 중이거든요. 5분만... ... 아... 네 알겠습니다. "
상대방이 무척 화를 냈던지 전화 받은 자기가 무슨 죄냐며 얼굴을 붉히던 직원... 그런데 원장님은 아무렇지 않게 열심히 커트에만 집중을 하셨습니다.

5분쯤 지났을 때, 또 전화벨이 울리고... 이번엔 다른 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상대방은 미용실 위치며 이름까지 물어보고 금방이라도 쳐들어올 기세였는데 원장님은 태연히 지금 간다고 하라며 직원을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남편 커트가 끝나고서야 외투를 챙겨 입고 나가신 원장님... 손님이 더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고마운 마음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나중에 남편이 그러는데 그 원장님 커트하는 내내 계속 뭐라고 중얼중얼 했다합니다.
" ... 자기가 거기 전세냈어? 안그래요?... 저렇게 싸움 걸어도 난 절대 화 안내요. 그냥 상대 안하고 말지...... "
말투는 화난 것 같은데... 화내고 있으면서 절대 화 안낸다니... 듣고 있는 남편도 불편하더랍니다.

거기다 젤 발라서 세울거라고 짧게 잘라달라는 남편 요구에 " 이 머리는 짧게 잘라도 안서는 머린데... 그냥 내가 알아서 잘라줄게요. " 하시더랍니다. 남편은 다시 말하기가 무안하기도 하고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 싶어 더이상 아무말도 안했다는데요 결국은 커트한 머리가 맘에 안든다고 하네요.

저희 남편은 다시는 이 미용실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머리 자르는 프로페셔널 리스트 보단, 사람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미용실이 더 편하다면서요.

어떤 일이든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결국 마음대 마음으로 일하는게 중요 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신다면 꼭,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전문성 이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해 주시길 바래요.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