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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이 이야기2011. 3. 12. 06:30

지난 달... 도담이 건강검진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2차 영유아 건강검진 이었는데 보시다시피 모두 양호^^...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건강검진을 다녀와서 제가 젤 기뻤던 것은 몸무게 였습니다.
도담이가 요즘 밥을 잘 안먹어서 몸무게가 제대로 늘지 않았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10.4kg에 67등이라니 50등이 평균인데 평균보다 더 많이 나갑니다.ㅎㅎ

밥 먹을 때 몇수저 뜨다 말고 먹기 싫음 다 밷어버리고~
입이 짧아도 너무 짧아서 잘 먹는 아가들 보기라도 하면 너무 이뻐보이고 부러웠는데
어른들 보기엔 걱정스러울 정도로 안먹는 것 같아도 저 먹을 만큼 충분히 먹었던 걸까요?!

" 오빠! 도담이 키도 몸무게도 67등이야~ 평균 이하로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
" 거봐~ 괜찮다니깐... 암튼 별 걱정을 다하지~ "
" 그러는 오빠는?? 매번 도담이 머리 크다고 걱정했으면서. 이거봐 머리둘레 40등이래잖아. "
" 응^^ 그래서 너무 다행이야. 더이상 커지면 안되는데... "

어휴~~ 결과를 보면서도 남편은 계속 걱정을 합니다. 
여기서 머리는 안크고 몸만 크면 어쩌라는 건지...참.... ㅇㅎㅎ

평소 연예인은 안된다며 절대 안시킬거라는 사람이 왜 이렇게 아이 머리 크기에 신경을 쓰는 걸까요?
키도 185cm 이상은 되어야 한다며 도담이 다리를 주무를 때마다 " 185~ 185~ "  주문을 외웁니다.

하필 저희가 다니는 교회에 머리 작은 남자 아이가 있어서 볼때마다 비교를 하는데요 
그 아이는 얼핏 듣기로 머리 둘레가 9등이라던데... 거기다 비교를 하는 건 쫌 아니잖아요~~

도담이가 딸도 아니고 아들인데... 그리고 엄마도 아닌 아빠가 이런 걱정을 하고 있으니...

못생겨도 좋다, 공부 못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이런 말은 정말 그냥 말뿐인가 봅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땐 " 건강하게만 태어나줘~ " 그러면서 
벽에다가는 이쁜 아기 사진, 잘생긴 연예인 사진 붙여놓구...
아이가 태어나면 "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그러면서
영어든 뭐든 어릴 때부터 익혀야 한다며 조기 교육에 열을 올립니다.

물론 안그런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 부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부모들이 ' 이왕이면~ ' 이란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이쁘고, 이왕이면 키도 크고, 이왕이면 공부 잘하고, 이왕이면... 이왕이면...

오늘 글을 쓰면서 또 깨달은 것이 있는데요
부모로서 하지 말아야할 것을 저희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는거...
등수로 판단하고 남과 비교하고... 이런건 정말 하면 안돼~ 하지 말아야지 했던 것들였는데 
인력으로 안되는 신체 발달 사항들 가지고도 그런 짓을 했네요.

그저 양호하고 건강하면 그걸로 감사하고 끝내면 될일을 
등수 따져가며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우리 아이가 좀 더 나은 것에 기뻐했네요.


도담아~ 미안하다 ㅡ.ㅜ
앞으론 그러지 않도록 조심할게~~ 너 설마 삐진거야? 
도담아~~~~

오늘도 상 위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도담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표정을 보니 다행스런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론 더 미안해 집니다.

오늘 남편이 퇴근하면 함께 앉아서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머리가 좀 크고 키가 좀 작으면 어떠냐고...
걷는 게 좀 느리고 말하는 게 좀 더디면 어떠냐고...                                   
우리 아이를 남과 비교해서 판단하지 말자고... 
욕심 부리지 말자고...
무엇보다 건강한 것에 감사하자고...^^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