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3. 25. 08:54

최근 몇일 사이 도담이의 잠 자는 시간이 규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밤 11시를 넘겨서 자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요즘은 9시만 되면 졸려워 하네요.

대신 일어나는 시간도 무지 빨라져서
이르면 6시... 늦어도 7시 전에 일어나 저를 찾습니다.

낮잠도 전에는 2시~3시 쯤 잤었는데
요즘엔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12시~1시 사이에 잔답니다.
그러다보니 점심 식사 시간은 좀 애매하더군요.

어찌되었건 억지로 일찍 재우려고 한다거나 별다른 노력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의 잠자는 시간이 규칙적으로 바뀐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지난 목요일엔 낮잠을 자고 일어난 도담이와 간단히 점심을 먹고
5시쯤 집을 나섰습니다.

도담이 스티커 북도 새로 하나 사고 간단히 장도 보고
바람도 좀 쏘일겸 해서 집 근처 백화점으로 갔습니다.

도담이가 가자는 곳으로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고
마침 일찍 퇴근한 남편을 만나 집으로 돌아오니 8시가 다 되어가더군요.

부랴부랴 저녁을 챙겨 먹는데 도담이가 피곤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얼른 양치를 시키고 재우려고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저 혼자서는 도담이 양치를 제대로 해주기가 힘에 부쳐서
자기 전엔 남편이 도와주곤 하는데요
그날 따라 유난히 더 심하게 울던 도담이...
결국 양치가 끝나기가 무섭게 저녁으로 먹은 걸 다 토해버렸습니다. ㅠㅠ

남편 옷은 물론이고 도담이가 입고 있던 옷까지 다 버려서 갈아 입히려는데
옷을 안벗으려고 해서 억지로 겨우겨우 벗겼습니다.

제가 도담이 토한 걸 치우는 동안
남편이 옷을 입혀주겠다고 했는데
도담이 울음 소리가 멈추질 않아 가보니
그 때까지 바지도 못 입히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더군요.

힘으로 억지로 애를 붙잡고 옷을 입히려는 남편은 화가 난 듯 보였고
안입겠다고 온 몸으로 저항하는 아들 상태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 애 좀 달래고 입히자. 이러다 어떻게 되겠어. "
" 아니. 지금 입힐거야! "
" 그냥 내가 입힐게. 일단 애부터 달래고... "

제가 사정을 하는데도 끄떡도 않던 남편...
기어코 그 자리에서 아들 옷을 입히고 말더군요.
그런데 우리 도담이도 만만치가 않은 것이 입은 옷을 도로 벗으려고 했습니다.

" 너 그거 벗기만해! "
남편이 무섭게 한마디하자 저에게 안기는 도담이...
얼마나 소리를 지르며 울었는지 목소리도 다 쉬고
진정되기까지 한참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잠자리에 눕자마자 바로 골아 떨어진 도담이를 보니 아차! 싶었습니다.

도담이가 평소와는 다르게 그렇게까지 고집을 피우고 과잉 행동을 보인 것이
다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얘가 얼마나 졸렸으면 그랬을까...
양치하는 것도 옷 갈아 입는 것도 너무너무 싫을 만큼 졸렸는데
말은 못하고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건데
엄마, 아빤 그것도 몰라주구...
도담아, 미안... 너무너무 미안해.

행여나 그날 일이 안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아빠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걱정스러웠는데요
다행히 다음날 아침에 웃으며 아빠에게 안기더랍니다.

그날 일로 저도 남편도 부모로서 참 많이 부족하다는 걸 또다시 깨달았습니다.

아는 분이 애 키우다 보면 이런 일 생길 수 있다고 부자간에 기싸움 한거라고 하셨는데요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예기치 못한 행동들을 했을 때
슬기롭게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기란 참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아마도 평생에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9. 26. 08:33
18개월째인 도담이는 아직도 지갑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합니다.
카드며 명함이며 모조리 꺼내 놓기 바빴는데
요즘은 그보다 영수증이나 돈에 더 관심을 보이는군요.^^;;

머니머니 해도 도담이가 젤 좋아하는 건 바로 동전!!
동전 지갑을 열었다 하면 하나씩 꺼내서 바닥에 던집니다.

(행여 입에 넣진 않을까 조심스럽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입으로 가져가는 일은 없었네요.
그래두 늘~ 조심 해야겠죠?)



동전을 모두 바닥에 깔아놓은 후에는 다시 하나씩 주워 모으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손이 작아서 다 쥐기 버거운데도
기어코 한 손에만 동전을 모아 쥔다는 겁니다.



손이 작아서 동전이 자꾸 떨어지는데도 끝까지 다시 줍습니다.
때론 맘대로 안된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요. ㅋㅋ

놓치지 않게 꼭 쥐고서 방과 주방을 왔다갔다 하는 도담이 ^^



뭐 다른 놀거리가 없나...??
장난감 바구니를 뒤지면서도 동전은 끝까지 놓지 않는답니다.

저러다 더 재미있는 걸 발견하면 바닥에 모두 던져 버릴테지요 ^^
그러면 엄마는 동전 찾으러 온 방을 헤메야 하고요 ㅋ

그래도...
동전을 꼭 쥔 저 작은 손이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