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으로 남편을 만나고 꼬박 1년을 연애하면서
남편에게 편지를 쓴 게 3번 이었습니다.
그것도 마지막 편지는 카드에 쓰듯 아주 짧은... 편지라고 하기도 그렇네요.
서울과 부산... 장거리 연애여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전화 통화는 많이 했지만 표현이 서툴렀던 저는 편지로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몇 번을 쓰고 지우고 고치고 그렇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을 때 기분이란...
떨리고 설레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편지를 받았다던 남편에게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답장을 꼭 바라고 쓴 편지는 아니었지만 솔직히 조금은 기대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전화를 하면서도 편지에 대해선 아무말이 없었고 문자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기다렸는데 일주일이 다 되도록 그러니 서운한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내마음이 담긴 편지가 남편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나 그런 생각도 들었구요.
그렇다고 편지에 대한 반응을 보여달라 직접 말하기도 우스운 것 같아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아직 못 읽었다는 남편의 대답에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때까지 편지를 뜯어보지도 않았다는 남편이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서운함이 너무 커 화가 나는데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전화상이었지만 그런 제 마음이 전해졌던지 남편은 미안하다며 변명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바쁘고 힘들었다...
여자 친구가 보내준 편지를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싶지 않았다...
여유가 생겼을 때 음악을 들으면서 그렇게 진지하게 읽으려고 했다...
제 편지가 너무 소중해서 그랬다는데 화도 못내겠고
이해는 안되지만 그 말이 기분 나쁘진 않더군요.
하지만 서운한 마음은 쉽게 가시질 않았습니다.
두 번째 편지는 선물과 함께 직접 줬는데요
역시나 남편이 편지를 읽기까지 몇일이 걸렸답니다.
그래도 두 번째라고 서움함이 좀 덜하더군요. ㅡ.ㅡ;;
세 번째는 빼빼로 데이라고 처음으로 빼빼로란걸 직접 만들어 봤는데
편지와 함께 보내면서 봉투에 아주 짧은 내용이니까 그냥 바로 읽으라고...
그렇게까지 써서 보냈답니다. ㅋ
결혼 하고 3년 가까이 살면서 1년이라는 짦은 연애는 추억으로...
좋았던 기억도 서운했던 기억도 저편으로 조금씩 조금씩 흐릿해져서
바쁜 삶 속에 거의 잊은 것 처럼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요
" 편지 같은 거 읽을 때 글자 하나하나 다 읽어?
눈에 들어오는 중요한 단어 위주로 읽잖아. "
남편의 이 한마디에 갑자기 그 때의 서운함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 그럼 내 편지도 그렇게 읽었어?
진지하게 읽는다고 몇일씩 뜯어보지도 않아놓구! "
남편은 사람들이 신문이나 글을 읽을 때
자신이 관심이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건데
하필이면 ' 편지'를 예로 들어서는....
아무튼 남편은 제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니 적잖이 놀라고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3년이 넘은 일을 아직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냐면서 그러더군요.
" 임신했을 때 잘못하면 평생 간다더니... 난 임신했을 때 잘못한 거 없지? "
그 때 당시엔 제가 서운함을 표현하긴 했어도 그냥저냥 넘어갔기에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었나봅니다.
편지를 받고도 아무 반응이 없는 남편 때문에 어떤 마음이었는지...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남편도 제 이야기를 들으며 그 때의 일을 떠올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많이 서운했겠다면서
핑계를 대자면 당시에 회사 분위기가 많이 안좋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정말 그런 기분으로 제 편지를 읽고 싶지 않았었다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자신은 그렇다고...
정말 보고 싶은 영화나 읽고 싶은 책은 마음 잡고 보기까지 오래 걸린다구요.
" 그 때 잘못했으면 우리 헤어질 수도 있었던 거야? "
" 응... 어쩜 그랬을지도 몰라. ㅇㅎㅎ"
제가 생각해도 조금 뜬금없이 떠오른 기억이었지만
오랜만에 남편이랑 연애 시절을 추억하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연애할 때 기분도 새록새록
가끔씩은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소개팅에 장거리 연애를 하셨군요 ^^~
편지엔 답장이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답장은 아니더라두요~ 어떠한 액션을 취하거나 반응을
보였으면 좋은데 말예요~
그러게요. 물어볼 때까지 뜯지도 않았다니... 더 황당했죠.^^;;
뒤끝이 너무 기신데요? ㅎㅎ 안녕하시죠 ^^? 항상 건강하시고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
제가 좀 길져? ㅋㅋ
저는 연애일기를 썼어요~
서로 일주일 마다 맞교환하는~ ㅎㅎㅎ
대략 5~6권 되더군요~
우와~~ 전 친구랑 편지 일기를 써본적은 있는데... 아마도 저희 남편을 연애일기 싫다고 했을 것 같네요.
뭐라도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면 많이 속상해서...
저도 몇년이 지나도 기억하고 있을거예요^^
저한테는 이런 연애의 기억이 없네요.ㅠㅠ
연한수박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전 울 남푠 땜시
편지를 끊었습니다.ㅎㅎ
우쩜 글 쓰는걸 그리도 싫어라 하는지.^^;
글쓰기 싫어하는 남자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반응이 없어서 정말 속상하셨을것같습니다.ㅠㅠ
저라면~ 완전 삐져서 안만나줬을꺼 같아요....ㅋㅋ
연한수박님 덕분에 저도 연예시절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저는 문단 통채로 외울 용의도 있는데
집사람이 편지를 안써요 -_-;
먼저 써보시는 건 어때요? ^^;;
제가 먼저 쓰는데 문제는 저희 집사람이 받은 사실을 기억해 주질 않아요 ㅎㅎ
설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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