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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28 지하철에서 두 살 아들때문에 민망했던 사연 46
도담이 이야기2011. 11. 28. 05:40
가끔 도담일 데리고 지하철을 탈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옆 자리에 앉으시는 분들이 도담이에게 관심을 보이곤 합니다.

몇 개월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고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시는 분들도 있고
사탕이나 과자를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얼마전엔 제 옆 자리에 덩치 큰 아저씨가 앉아있었습니다.
도담이가 가만히 있질 않고 서서 계속 움직이니 자꾸 쳐다 보시더군요.

" 아이구~ 도담아 가만히 좀 있어! "
괜히 미안한 마음에 도담이에게 한소리 하고는 다시 앉혔습니다.

그런데 자꾸 쳐다 보신 게 도담이가 귀여워서 그랬던가 봅니다.
잠시 후에 그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빵을 하나 꺼내시더니 도담이에게 주셨거든요.^^;;
봉지가 많이 구겨진 걸로 봐선 주머니에 꽤 오랫동안 넣어두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순순히 받을 우리 도담이가 아니지요~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빵을 밀어냈습니다.
그래도 아저씬 귀엽다는 듯 웃으면서 도담이 손에 빵을 쥐어주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해야지? "
하지만...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담이는 빵을 바닥에 던져버렸습니다.
순간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민망해서 얼굴까지 빨개 졌습니다. ㅜ.ㅜ;;

도담이를 안고 있는데다 짐까지 있어서 얼른 줍지도 못하고 있는데
" 먹기 싫음 마라! " 그러시며 빵을 도로 주머니에 넣으시던 아저씨...

설마 도로 주머니에 넣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제가 더 미안하더라구요.
하지만 막상 사과를 하기도, 아이에게 뭐라고 하기도 애매한... 참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목적지까지 몇 정거장 남지도 않았는데 그 시간이 왜 그리도 길던지...
결국 한 정거장 전에 미리 일어나서 문 앞에 서있었답니다.



점점 까칠남이 되어가고 있는 도담이... ㅡ.ㅡ;;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무턱대고 좋다고 받는 것도 문제지만
도담이처럼 무조건 싫다고 쳐내는 것도 문제네요.

이번 주말에 김장을 하신데서 시댁에 가려는데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잘 가지도 않고 그럴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됩니다.

도련님도 첫조카라고 도담이를 너무 이뻐해 주시는데
한번 웃어주지도 않고 외면해 버리는 도담이 때문에
서운한 빛을 감추지 못하던 그 얼굴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 도담아~ 이번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한테 방긋 웃는 모습 좀 보여드리고 오자! 제발~~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