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오후 2시경...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10분 간격으로

 

그런데 이게 진통이 맞어? 싶을정도로 정말 살살 아팠습니다.

규칙적인걸 보면 긴것 같기도 하고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프다는데... 그럼 아닌가? 그러고 있는데

밤 9시쯤 부터는 5분 간격으로 아파왔습니다.

그래도 참을만 합니다.

 

병원에 전활 했더니 한번 와보라기에 11시쯤 남편과 함께 분만실로 갔습니다.

자궁문은 2cm 정도 열렸는데 1시간이 지나도 더이상 진행이 되지않아 다시 집으로...

그런데 새벽 2시쯤 되니 걷기 힘들 정도로 아파왔습니다.

그래서 다시 병원으로...

 

바로 입원을 하고 관장을 했습니다.

점점 심해지는 진통... 신음소리가 저절로 나오고

아픔을 어쩌지 못해 몸부림을 쳤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남편이 간호사를 불러왔습니다.

내진... 자궁문이 반이상 열렸다고 무통주사도 소용없을 거래서 그대로 진행~

간호사가 시키는데로 힘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자궁문이 다 열리고 아이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분만실로 이동...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고 다시 힘주기를 몇 차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진통은 사라지고

4월 2일 오전 7시 56분에 저는 아이를 낳았습니다.

 

두려움이 너무 컸던 탓일까요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출산을 한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초산인데 빨리 낳았다고 하시더군요.

 

임신을 하면서 유난히 잠이 많아졌던 저는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몇시간씩 낮잠을 자고 밤에 또 자고 그래도 늘 피곤했어요.

동네 놀이터 산책은 정말 어쩌다 한번씩

그나마 꾸준히 했던 건 1층부터 12층까지 하루 한두번씩 오르내리기 였습니다.

 

예정일은 지났지 아이는 제법 크지 운동은 못했지...

초산때는 10시간 20시간도 진통을 한대서 얼마나 걱정을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순산을 할 수 있었던 건

제 골반 상태가 좋았고 저와 아이 모두 건강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임신중 건강관리도 중요 하지만

평소에도 스트레스 받지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간호사 말을 잘 듣는 것!

간호사가 시키는 대로 힘주기를 잘 해야 빨리 지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또 하나 무엇보다 제게 힘이 되었던 건

제 손을 꼭잡고 곁을 지켜 준 남편의 기도였습니다.

괜찮아~ 금방 끝날거야... 조금만 힘내!!

그렇게 옆에서 손을 잡아 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안이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고통스러워 하는 걸 지켜 보면서 더 힘들었을 우리 남편... 감사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처음 산부인과에 가던 날...정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임신 사실도 믿기지 않는데다 혹시 내가 한 테스트가 잘못된 건 아닐까 몸에 이상이 있는건 아닐까 아기는 괜찮을까...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배가 산만한 임산부들... 금방이라도 아기가 나올 것 같은 배를 보고 있자니 덜컥 겁도 났습니다. 아기 낳을때 얼마나 아플지... 내가 그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지...제가 걱정이 된다니까 오빠는 괜찮을거라고 합니다. 오빠도 절 위로하려고 한 말일텐데 그 순간엔 그런 위로 조차도 서운하게 들리더군요.

 

그러면서 떠오른다는 것이 부인이 아기 낳을 때 남편 머리카락을 붙잡고 막 욕을 하는 ㅋㅋ 드라마 속 장면이 었어요^^ 설마... 저도 그렇게 될까요??

 

여자 선생님으로 예약을 해놓고 기다리는 내내 저의 불안감은 통 가시질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참을 있다가 진료를 받았는데요 젊은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고 인상도 좋아서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티비에서나 보던 산부인과 의자에 내가 앉게 되다니... 첨엔 부끄러워서 쭈뼛거렸는데 그건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초음파로 아기의 모습을 보는 순간 제 마음은 기쁨과 안도로 가득 찼으니까요.

 

" 임신 축하드립니다^^ 아기 심장 소리 들려 드릴게요~ "

 


 

쿠궁 쿠궁 쿠궁

힘찬 아기의 심장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빠도 그제서야 아빠가 되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실감이 나더라네요.

 

아기도 아기집도 모두 정상이고 제 몸도 입덧때문에 그런거지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자세한 검사는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안심이 되네요~~

 

주위에선 저보고 참 둔하답니다. 2개월이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고요^^;;; 가만 생각을 해보니 임신 초기에 감기가 심해서 약을 먹었었는데 괜찮으려나 모르겠어요. 엄마도 걱정된다며 병원가면 꼭 물어보라고 하십니다. 제발 아무 탈 없기를...

 

이제 아기의 태명도 지었습니다. ' 도담 ' 이라고요~ 도드라지게 아름답다는 순우리말인데요 ' 도담도담 ' 이라는 말이 건강하게 잘 잘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군요.

 

앞으로 엄마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을 텐데 뭐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지금으로선 막연하기만 합니다. 우선은 입덧이 빨리 끝나서 골고루 잘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기도 건강할테니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지난 주는 참 힘든 한 주 였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누워만 있기를 몇일...신랑님  도시락은 커녕 밥도 제대로 못챙겨 줬어요.

 

수요일쯤부터 속이 안좋길래 전 당연히 체한줄 알았습니다. 평소에도 워낙 잘 체하는데다 지난 달에도 심하게 체하는 바람에 몇일 고생을 했었거든요. 증상이 그때랑 비슷하길래 또 단단히 체했나보다 했습니다.

 

주말에 시댁 식구들이랑 물놀이를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거기도 못가고... 덕분에 부모님 걱정만 시켜 드렸어요.

 

일요일 오후... 조금 괜찮아 진것 같아서 오빠에게 삼청동에 가자고 졸랐습니다. 전날 방송에서 김치말이국수가 나왔는데 그게 먹고 싶더라구요^^ 삼청동에 그걸 파는 가게가 두군덴데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빠말이 원래 이렇게까지 줄서서 기다리지 않는데 방송 때문에 그런것 같다고 했습니다. 두 집 다 가봤지만 이렇게 줄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라고요. 기다리기 지루해 하는 오빠에겐 좀 미안했지만 그래도 먹고싶은걸 어쩌겠어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막상 먹으니까 조금 실망 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시원한 김치말이국수 덕에 빈속을 조금이나마 채울수 있었거든요.

 

저희가 집에 돌아갈 즈음엔 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방송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한게 너무 오래가니까 오빠는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산부인과에 가보자고 했습니다. 계속 피곤해 하고 잠도 많아 졌다면서요. 얼마전에 생리를 했기때문에 아닐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국에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검사를 했습니다. 기다리는 몇분동안 왜그리 떨리던지요. 설마...설마...하면서 지켜 보고 있는데 선명하게 나타나는 두개의 선!!! 그런데 기분이... 좋다기 보다는 이상했어요. 겁도나고 걱정도 되고 아직 엄마가 될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싶어서...

 

얼른 오빠를 깨우고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 오빠~ 나 임신으로 나왔어...어떻게요? "

" 이구~~~그런것 같더라. 어쩌긴 지금부터라도 몸 조심하고 잘 키워야지.^^ "

제가 걱정스런 빛을 보이니까 오빠는 좋은 일인데 왜 걱정을 하냐고 수고했다며 꼭 안아 주었습니다.

 

나이 서른이면 이른것도 아닌데...어찌보면 늦은 건데...왜 전 너무 빠르게만 느껴질까요? 애가 애를 가진 것만 같습니다. 과연 제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이젠 몸이 많이 괜찮아져서 다행입니다. 점심땐 우유도 마시고 밥도 먹었어요~ 앞으론 먹고싶은게 더 많아 지겠죠? 오빠의 부담이 점점 커지겠어요 ㅋㅋ

 

** 검사를 하기전에 임신 테스트기 설명서를 찬찬히 읽어 봤는데요 생리를 했는데도 검사 결과가 임신으로 나올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 있었습니다. 검사 결과가 임신으로 나왔다면 그 출혈이 생리가 아니라 착상 출혈이었을 거라네요. 착상을 할때 출혈이 있는 경우가 있다고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