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처럼 몇일씩 멀리 다녀와야할 일이 생기면 요즘은 아이 먹일 것 부터 걱정이 됩니다. 이번 설 연휴는 길었던데다 저는 시댁에 일주일 더 머무를 예정이어서 더 그랬는데요, 만약을 대비해서 데워먹는 시판 이유식을 준비하고 미리 만든 이유식은 냉동실에 얼려두었습니다.


제가 만든 소고기 표고죽 입니다. 

표고 버섯,양파,당근은 잘게 다지고 ( 이유식 만들 때 가장 힘든게 다지는 거네요^^ )


다진 소고기 안심은 핏물을 빼서 준비해놓습니다.


다시마 육수에 다진 야채 넣고 끓이다가

소고기를 넣고 밥을 넣어 잘 저어주면서 끓이고 마지막에 참기름 소량 넣어줍니다. ( 8개월 후반 부터는 쌀을 갈지않고 그냥 밥을 지어 죽을 끓였네요^^ )

만들면서 맛을 보지만... 고소하니 먹을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담이가 잘 안먹는다는 거 ㅜ.ㅜ

이유식 초기에는 시작하는 단계라 먹이기 힘들었고, 중기때부턴 먹는 양도 늘고 먹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후기때 도담이가 아프면서 또다시 먹는 양이 확~ 줄었습니다. 

설 연휴 때... 시판 이유식도 처음 한두번은 잘 먹는 것 같더니 나중엔 버리는 게 더 많아졌고~ 오히려 시어머님이 끓이신 소고기 국에 밥을 말아 먹이니까 더 잘 먹었습니다. 도담이도 벌써 맛이라는 걸 알아버린 건지...

처음에 어머님이 국에 밥을 말아 주실 땐 속으로 말리고 싶었습니다. 돌전엔 간을 안하는 게 좋다는데 제가 먹어도 짭짤한 국에 밥을 말아주시니... 하지만 잘먹는 도담이를 보고 '그래 이렇게라도 먹는 게 어디냐' 싶어 나중엔 저도 그렇게 먹였답니다 ㅡ.ㅡ;;;

집에 돌아와서는 다시 이유식을 먹이려고 했는데요 왠걸요~ 안먹습니다. 오히려 보리차에 밥을 말아주니 더 잘먹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유식 안만들고 그냥 국을 끓입니다. 

조금이라도 간을 덜 하려고 도담이 국을 따로 끓여서 먹이긴 하는데 시댁에서 처럼 잘 먹진 않네요. 고기랑 야채 다진 걸 같이 먹여서 그런건지... 간을 더 해야 하는건지... 이렇게 간을 해도 괜찮은 건지... 이래저래 고민이 많이 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5:03


아이가 이유식을 먹을 때 이렇게 넙죽넙죽 잘 받아 먹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도담이는 이유식을 잘 먹는 편이라는데 그래도 이유식 먹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흰살 생선에 적채와 애호박을 넣어 만든 이유식... 적채가 들어가니 보라빛이 돕니다.
고소하라고 깨소금도 살짝 뿌려줬더니 도담이가 잘 먹어 주었답니다.
 
이유식을 만들면서 한번씩 맛을 보면 간이 안되서 밍밍한 것이
재료를 달리해도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그맛이 그맛인데요
그 미묘한 차이에도 어떤 건 잘 먹고 어떤 건 잘 안먹고 그러더군요.
 
이유식이 먹기 싫을 때 우리 도담이가 하는 행동들...



손가락 빨기
잘 먹다가도 손가락이 입으로 들어가면 그만 먹겠다는 거죠.
 
도담인 또래 다른 아이들에 비해 엄지 손가락을 자주 빠는 편인데요
공갈젖꼭지는 이제 줘도 안빨고 제 손가락만 빠네요.
이 버릇은 언제쯤 고쳐질까요?



수저 피해 고개 돌리기
먹으면서 이렇게 인상을 쓰면 맛이 없는 거에요.
이유식을 떠서 입에 가져가면 고개를 획~ 돌려버립니다.



수저 빼앗기
이유식을 먹이다 보면 수저를 뺏기는 일이 많습니다.



수저를 가지고 놀다 조금 깊이 들어가면 이렇게 구역질을 하기도 해요.
다소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이러면서 수저랑 친해지는 거죠^^;;



한 술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욕심에 수저를 뺏겨도 계속 먹여 보는데요
수저를 가지고 놀면서 몇 숟가락은 더 받아 먹습니다.
 
도담이가 이유식을 통 안먹으려고 할 땐
좋아하는 치즈를 섞어주면 곧잘 먹구요
밥알을 조금씩 얹어 줘도 씹는 재미에 조금은 더 먹더군요.
 
요즘은 이유식 먹일 때 수저나 이유식 용기를 쥐어 줍니다.
가만히 안있으려고 하니 그거 가지고 놀면서 먹으라구요~
근데 이건 별로 안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어휴~~ 도담아!! 꼭 이렇게 먹은 티를 내야하니?



그래... ^^ 그래도 귀엽지만 ㅋㅋㅋ



이유식을 하면서 변이 너무 되게 나오니 아이도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물을 많이 먹이려고 하는데
젖병에 담아 줬더니 가지고 놀기만 하고 빨질 않네요~
 
빨대컵을 사줘도 어쩌다 한번 먹을까 말까...
그저 모든 걸 장난감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제 서서히 수유는 줄이고 이유식을 늘려가야하는데
도담이가 아픈 바람에 수시로 젖을 물리다 보니 자꾸만 엄마 젖을 찾아서 걱정입니다.
몇일 전엔 밤에 자면서도 1~2시간마다 깨서 먹을려고 했답니다.
 
아플 땐 젖이라도 먹어줘서 다행으로 여겼었는데
다 낫고 나니 또 이런 걱정을 하게 되는군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4:23
추석 연휴 때...
 
매 끼니 때마다 저 먼저 밥 먹으라고 어머니께서 도담일 봐주셨습니다.
그런데 먹을 거 보면 뚫어져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는 도담이~
그런 도담일 보면서 어머니께서 얼마나 안타까워 하시던지요.
 
밥알 몇개씩 입에 넣어주시다가
하루는 소고기 국을 도담이에게 먹이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표정이 일그러 졌나봅니다.
 
옆에 계시던 작은 어머니께서 제 옆구리를 꾹~ 찌르시며
" 괜찮아. 옛날 할머니들은 자기 입으로 씹어서 먹이고 그랬어. "
 
친정에 갔더니 우리 엄마도 역시 할머니였습니다.
이유식을 시작하긴 했지만 과일도 갈아서 즙만 물에 타 먹이고 그랬는데
그냥 수저로 긁어서 바로 먹이셨습니다.
 
도담일 이뻐해 주시는 교회 집사님 한 분도
식사를 하다가 도담이 입에 조금씩 넣어주시곤 하는데요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절 보시고는
" 첫 아이라서 그런가? 난 돌 전에 생우유도 먹였는데... " 하십니다.
 
처음엔 그 상황들이 당황스럽고
도담이가 탈이라도 날까봐 무척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우리 도담이 잘 먹고 잘 싸고 잘 잡니다.
 
육아 책이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엔
아이 키우는 것도 다 어른들께 배웠을 텐데
요즘은 오히려 젊은 엄마들이 시어머니나 친정 엄마에게 가르치는 실정이래요.
저 역시도 제가 얻은 정보들이 어른들 말씀보다 더 신뢰가 가니까요.
 
지금은 첫 아이라서 이렇게 노심초사 유난을 떨어도
둘째 때는 훨씬 수월하게 키우겠지요?!



우리 도담이 벌써 이가 두 개네~^^
이유식 잘 먹고 얼른 커서 맛난거 많이 먹자!!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4:17
4개월에서 5개월로 넘어갈 즈음 쌀미음으로 시작한 이유식...
6개월이 넘은 지금은 고기에 채소에...
간을 안해서 좀 싱겁긴 하지만 제법 죽 같은 이유식을 먹습니다.
 
이유식 안먹으려해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울 도담인 생각보다는 잘 받아 먹습니다.
 
3개월부터 숟가락 연습 시킨다고
병원에서 선물로 받은 분유를 종지에 조금씩 타서 먹이곤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되었을까요?
 
그런데 그 분유...
정작 도담인 얼마 안먹고 남편이 다 먹어버렸답니다.
 
처음에 이유식 먹일 땐 젖먹이듯이 안고 먹였는데요
아이가 활동이 많아지고 힘도 더 세지니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그래서 남편이 많이 도와 줬죠~
 
범보 구입하고는 혼자서 먹이기가 수월해 지긴 했는데
울 도담이 얌전히 받아먹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몇번은 잘 받아 먹는 듯 하다가
손이 입으로 들어가고
손에 묻은 이유식 얼굴에 바르고~
 

 
양손으로 조물락 거리는것도 모자라
왼발 오른발 번갈아가며 조물락 조물락
발가락까지 아주 꼼꼼하게 발라줍니다.
 

 
다 먹이고 봤더니
이건 뭐... 이유식을 먹은 게 아니라 마사지를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좀 덜 하긴 한데요
이제는 숟가락이랑 밥그릇을 잡으려고 해서
안뺏기려다 엎은 적도 있습니다. ㅎ
 
이유식 만들고 먹이고 하는게 가끔은 힘들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도담일 보면 그저 즐겁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3:36
언제부턴가 우리 도담이
엄마, 아빠가 먹는 걸 보면
혀를 낼름 거리거나
마치 껌 씹는 것 같은 모양으로 입맛을 다십니다.
 
저희 시어머니 그 모습 보시고 하시는 말씀
" 아이고~ 애 보기 미안해서 뭘 먹들 못하겠네. "
 
하지만 저는 꿋꿋이 먹습니다.
도담이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 엄마도 맘마 먹어야 우리 도담이 맘마 주지? "
 
저희 신랑은??
" 너도 먹고 싶지~~?? "
하며 장난을 치다가 정말로 아이 입에 음식을 갖다 뎁니다.
 
한번은 밥알 하나가 아이 입에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놀래서 아이 입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 빼냈는데요
그래도 아빠의 장난은 멈출 줄 모릅니다.
 
방울 토마토 먹을 때도
겉만 핥는 거니까 괜찮다며
아이 입에 갖다데고
 
수박 먹을 때도
이건 거의 물이니까 괜찮다며
아이 입에 갖다데고
 
그러다 도담이가 수박 맛을 알아버렸답니다.
저희가 수박만 먹으면 먹고 싶어 안달을 하는데
저희 남편 제 만류에도 불구하고 안 줄수가 없답니다.
 

 
아빠 다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수박을 쪽쪽 빨고 있는 도담이...
 
이젠 저도 그냥 내버려 둡니다.
다행히 아이에게 별 이상이 없고...
무엇보다 저렇게 좋아하니...
 

 
아빠가 주는 걸로는 성에 안차는지
이젠 아주 포크를 잡고 제 입으로 가져 갑니다.
 

 
" 아빠 내가 먹을 거에요!! "
 
수박이 차가워서 입이 얼었는데도 기어이 먹겠다고
아빠에게서 포크를 뺏으려고 하네요.
 
수박이라는 새로운 맛에 반해버린 도담이...
요즘은 깨물어 먹으려고 해서 먹이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정말로 큰 덩어리가 입에 들어가 전 또 빼내느라 정신 없고...
엊그젠 아예 즙을 내서 숟가락으로 먹였답니다.
 
이렇게 먹고 싶어하는 도담이를 위해
하루 빨리 이유식을 시작해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