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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3 말 못하는 아이의 분노,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24
도담이 이야기2011. 4. 3. 07:05
도담이는 어떤 물건을 보면 처음엔 마치 탐색하듯이 뒤집었다 엎었다를 반복합니다. 그러다가 바닥에 던지듯 돌리고 굴리고 하면서 노는데, 그러다 제 맘대로 안되면 성질을 부리기도 하지요. 그 성질이라는 것이 칭얼대다 마는 경우도 있지만 좀 과격한 행동으로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안되는 부분을 제가 도와주면 다시 잘 놀곤했답니다.

그런데 하루는 도담이의 과격한 행동이 오래 지속되는 걸 본 남편이 걱정스러운듯 물었습니다.
" 얘가 칫솔을 자꾸만 던지는 데 표정도 화난 것 같고 이상해. 이대로 둬도 괜찮은가? "
" 그냥 그러다 말거야. 가끔 그럴 때 있어~ "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저도 가서 보니 도담이 표정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아빠가 옆에서 달래려 해도 계속 칫솔을 던지고 줍는 행동만 반복하고... 뭐가 단단히 맘에 안드는 눈치였어요.

그 때 시간이 밤 11시쯤이었는데 제 짐작으로는 잠을 못자서 그러지 싶었습니다. 하루에 두번 낮잠을 자는데 그날은 한번도 푹 자질 못했거든요. 잠이 부족해서 스트레스를 받은 건지... 도담이는 제가 개다만 빨래도 집어던지며 상당히 신경질 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얼른 하던 설거지를 마저 끝내고 재우려고 했는데 갑자기 " 안돼! 그러면 안되는거야! " 호통치는 남편 목소리가 들리고 이내 도담이 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왜 그러냐며 제가 안아 달래려는데도 남편은 저보고 다른 방에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도담이가 어느정도 진정이 된 후 저에게 주더군요. 젖을 먹이고 업어서 노래를 불러주니 도담이는 곧 잠이 들었습니다.

남편이 갑자기 도담이의 행동에 제지를 가한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도담이의 과격한 행동이 계속되자 걱정이 된 남편이 바로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답니다. 그런데 물건을 집어던지는 아이의 표정이 화난 것 같으면 그건 놀이가 아니라 분노와 스트레스를 그런 행위로 푸는 거라고 했다네요. 그럴 땐 빨리 아이의 분노를 풀어줘서 그 행위를 못하게 해야하는데 이유없이 아이의 그런 행위가 계속된다면 강하고 단호하게 그건 잘못된 행동임을 알려줘야 한다고요.

저는 아이가 그런 과격한 행동을 보일 때 옆에서 관심을 보이고 반응을 하면 아이가 계속 그런 행동을 할 것 같아서 그냥 무관심하게 지켜보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아이의 행동이 점점 심해지거나 멈추지 않을경우엔 제제를 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성격이 비뚤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요.
 



말 못하는 아이들도 분노와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하는 지 알지 못하지요. 자신이 화가 났다는 걸 표정과 행동으로 밖엔 표현을 할 수 없으니 물건을 던지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겁니다.

그날 이후 도담이가 노는 것을 더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장난감뿐 아니라 숟가락, 젓가락, 양푼, 그릇... 손에 잡히는 건 모두 돌리고 던져 봅니다. 그러다 순간순간 신경질 적으로 던지는 행위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지켜 보고 있기 때문에 도담이에게 큰 위험요소만 없으면 던지는 물건에 대해 별로 제지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힘이 세지니 가벼운 물건 보다는 무게감있는 것들을 더 가지고 놀려고 하네요.

다른 친구들이랑 놀다가도 자칫 도담이의 이런 행동으로 인해 친구를 다치게 할 수도 있는데... 던져도 되는 물건과 안되는 물건을 아이에게 인식시켜 주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항상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자라주길 바라면서... 무지한 엄마 때문에 우리 아이가 난폭하고 비뚤어진 성격으로 변할 수도 있었다니... 순간 정말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격적인 육아는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절감을 하며 다시금 저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우리를 이렇게 잘 키워 주신 부모님께도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를 느낍니다.

앞으로 펼쳐질 육아의 험난한 길을 제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런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보지만 여전히 근심과 걱정은 가시질 않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