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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9 커피도 남편 허락 받고 먹는단 말에 속상해 하는 친정엄마 11
딸 둘에 아들 하나...
요즘은 이렇게 낳으면 금메달 감이라는데...
친정 부모님을 보면 정말 그런가 싶습니다.

두 딸은 모두 멀리 시집을 가버렸고 남동생은 군대에 가있고...  
저희는 멀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 뵙지 못해서 늘 죄송스럽습니다.

오랫동안 공장에서 일을 하고계시는 엄마...
요즘 오십견이 왔는지 팔이 많이 아프다셨는데 
공장에 일거리가 없어서 한두달 쉬는 바람에 그나마 조금 나아지셨답니다.

그런데 일을 안나가니 많이 심심하고 적적하셨나봅니다. 
왠만하면 오라는 말씀 잘 안하시는데
일부러 전화해서 손주가 너무 보고싶다고 놀러 오라고 하시니 말입니다. 

요즘 남편이 회사일로 여유가 없어서 휴가를 쓸수가 없다기에
상의 끝에 지난 주말에 잠시 부산에 있는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계속되는 장마에 태풍소식도 들리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날씨가 좋다못해 뜨거워서 토요일엔 바닷가 나들이까지 다녀왔네요 ㅋ

일요일엔 도담이 낮잠 재워놓고 커피를 한잔씩 마셨습니다.
아침에도 마셨는데 하루에 한잔이상 먹지말라는 엄마 말씀에
집에선 남편이 못마시게 해서 사다놓지도 않는다고 그랬습니다.
먹고싶으면 남편한테 물어보고 사먹는다고요.

그랬더니 엄마가 그러십니다.
" 커피 그거 얼마한다고 맘대로 사먹지도 못하니? "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사실 제가 아직 수유중인데다 커피가 몸에 좋지도 않은데 너무 좋아하니까...
남편도 저 생각해서 먹지말라는 거거든요.
저도 눈에 보이면 하루에도 몇잔씩 먹게 될까봐 일부러 안사다 놓는거구요~
남편한테 물어 보는 것도 농담삼아 일부러 그러는 건데...
엄만 제 말에 속이 상하신 듯 했습니다.

그런게 아니라고 다시 말씀을 드렸는데도
저 가지셨을 때 엄마가 커피를 많이 드셔서 제가 커피를 좋아하는 거라고
몸에 좀 안좋아도 먹고 싶을 땐 너무 참는 것 보다 먹는 게 더 좋다며
나중에 남편에게 슬쩍 말씀을 하셨답니다.

그냥 좋은 뜻으로 별 생각 없이 한 말이
엄마는 속상하게 만들고 남편은 난처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듯이
장모와 사위 사이에서 아내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다시 한번 깨달았네요.
말 한마디라도 생각없이 내뱉으면 안되겠다는 것두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살면서 나도 이제 어른이 되어가나보다 했는데
아직 어른이 되려면 한참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