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5. 5. 22. 07:32

 

 

 

 

 

 

 

 

 

 

 

 

 

 

 

 

 

 

 

 

 

엄마! 우리 숨바꼭질 해요~

엄마! 안보이는 데 숨지 마세요~ 여기 숨으세요! ( 숨을 장소까지 알려주고 ㅋㅋ )

엄마! 저는 지금 가마솥 안에 숨습니다. 자~ 지금 들어가고 있어요~ ( 숨으면서 생중계까지... )

 

" 숨바꼭질인데 다 알려주면 어떻게? "

하고 말했지만 그런 아들이 너무 너무 예뻐서 웃고

냄비 속에 꼭꼭 숨은 모습이 귀여워서 또 웃었다.

 

 

Posted by 연한수박
빈이 이야기 세번째 ' 숨바꼭질과 커트 사건 '

지난 달... 옆집에 새로 이사를 왔는데 싱크대 공사를 한다고 엄청 시끄러웠습니다. 드르륵~ 두두두두! 드릴 소리와 망치질 소리에 낮잠이 깨버린 도담이... 소리가 들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며 우는 통에 도저히 집에 있을수가 없었습니다.

공사가 두시간은 더 걸린다는데 추운날 아이 데리고 마땅히 갈만한 곳도 없고... 그래서 동네 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언니, 우리 옆집에 공사를 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도담이가 자꾸 울어요. 잠깐 언니네 가 있어도 되요? "
" 어... 나 지금 빈이 데리고 마트 갔다가 들어가는 길이야. 조금만 기다려. "

잠시후... 완전무장을 한 빈이와 언니를 만났습니다. 빈이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목도리로 얼굴을 감쌌는데 눈도 안보이더군요. 제가 인사를 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길래 자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빈이가 키득거리며 웃었습니다.
" 어머,,, 빈이 안자네? 언니 근데 얘 왜 웃는 거에요? "
" 응~ 지금 자기가 숨었다고 생각해서 그래. 저가 안보이면 아무도 자길 못보는 줄 알거든. 숨바꼭질 할 때도 머리만 숨기고 찾으라 그런다니까. "

눈만 감으면 투명인간이 되는 줄 아는 건지...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 망토라도 둘렀다고 생각을 하는건지...^^ 암튼 아이의 이런 순진무구함이 한편으론 어이없고 황당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싸고 나갔는데도 많이 추웠던지 한참을 오들오들 떨던 빈이... 저에게 먹을 걸 가져다 주며 옆에 앉았는데 머리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커트도 아닌것이 바가지도 아닌것이...

" 언니! 빈이 머리가 왜 이래요? "
" 어... 그거? 빈이가 가위 가지고 놀다가 자기 머리카락을 잘라버려서 그래. "
" 아이구... 근데 미용실 가서 안다듬었어요? "
" 다듬은 게 그정도야. 더이상은 안된다더라고 ^^ "


앞머린 너무나 짧고 뒷머린 단발이고... 그런 빈이를 보면서 저는 또 웃을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 시기의 아이들이 다 빈이 같은 건지... 아니면 빈이가 좀 더 유별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니가 빈이를 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도담이가 커 가면서 어떤 황당한 질문들과 엉뚱한 행동들로 엄마 아빠를 곤란하게 만들런지 무척 기대가 되는데요 갈수록 아이들이 세상과 현실에 눈 뜨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요즘... 우리 아이의 순수함을 오래오래 지켜주기위해 어른들이 좀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하지 않을까요?

( 오늘로 빈이 이야기는 마무리를 지으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어요^^ 다음에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