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이 좀 지저분하지? "
" 애 키우는 집이 다 그렇지. 이정도면 깨끗한데 뭘. "
" 그나마 오늘 청소한 게 이래. "

오랜만에 동네 언니둘과 아는 동생 집에서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습니다.
그 동생에게는 5살짜리, 1살짜리 두 아들이 있습니다.

큰 아들은 어린이집에 보내지만 아들 둘을 키우며 청소를 제대로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저는 도담이 하난데도 집이 엉망인데요. ^^;;

지난 주말엔 집이 너무 지저분해서 맘먹고 청소를 했답니다.
처음엔 기분좋게 시작을 했는데
가만히 누워서 도와줄 생각도 안하는 남편을 보자 갑자기 화가 나더라네요.

주말에는 좀 푹 쉬고 싶어서 그러겠거니 하면서도
왜 나만 밥 챙겨주고 청소하고 그래야 하나 싶었답니다.
힘든건 자기도 마찮가진데 말이죠.

도와주는 시늉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자기가 좋아서 시작해 놓고 왜 그러냐고 하는 남편이 얼마나 얄미웠겠어요.

사실 저도 주말이 다가오면 밀린 집안일 좀 하자고 마음을 먹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말이 되면 방청소 조차도 안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주말이라고 어디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가버리고...

누워서 TV를 보며 편히 쉬는 남편 옆에 있다보면
저도 드라마에 푹 빠져선 시간가는 줄 모르고요

" 너무 어수선하다. 청소 좀 해야겠어~ "
남편이 좀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은근슬쩍 말을 꺼내면
" 하지마. 괜찮아. 나는 이런게 더 좋아~ " 그럽니다. ㅡ.ㅡ;;

남편이 주말에 쉬듯이
저도 주말엔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집니다.

그래서 주말 만큼은 남편이 도담이랑 좀 더 많이 놀아주면 좋겠는데
남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아이가 원하는 걸 엄마만큼 맞춰주질 못하니
얼마안되 아이는 엄마를 찾고 아빠는 거기에 서운해 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벌써 주말이 기다려 지는 걸 보면
남편과 함께 있는 것이 저 혼자서 아이와 씨름 하는 것 보다는 훨씬 편하기 때문이겠지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에 도담이 때문에 병원에 다녀왔는데
날씨가 많이 풀린 듯 하네요~
오늘두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이달 초... 정말 오랜만에 새해 인사도 할 겸 친구랑 통화를 했습니다.
서로 삶이 바쁘다 보니 이렇게 무슨 날이나 되어야 연락을 주고 받게 되는군요.

" 애 키우는 거 안 힘드나? "
친구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 나야 뭐... 집에 있는데... 니가 더 힘들지. 직장생활 하면서 애키우려면. "
" 나는 차라리 일하는 게 더 편하다. 니처럼 하루종일 애만 보라면 못할 것 같다. "
" 그렇나. 하긴 하루종일 애랑 실랑이 벌이다 보면 지치긴 한다. "
" 친정이라도 가까우면 좋을텐데... 신랑은 일찍 들어오나? "
" 아니... 요즘 일이 많아서 좀 늦는데... "
" 신랑이라도 일찍 들어와서 봐주면 좋을텐데... "
" 안그래도 저녁쯤 되면 신랑 오기만 기다린다 ㅎㅎ "
" 그래. 내가 그 맘 안다. 나도 애 낳고 몇달 쉬었었잖아. 진짜 우울증 걸리겠더라. "

그 친구는 저보다 일찍 결혼을 해서 지금은 다섯살 난 딸래미를 키우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했는데
그 직업이 너무 아까우니 아이를 낳고도 계속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 그 친구 성격에 아마 공무원이 안되었더라도 직장 생활을 했지 싶습니다. )

다행히 친정 엄마가 가까이 계셔서 딸래미를 돌봐 주셨는데
많이 힘들어 하셔서 4살 부턴가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더군요.

아이가 크면서 말도 곧잘 하고 그러니 더 이쁘고 편해진 점도 있는 반면
고집 부리고 그럴 땐 정말 힘들다고...
갈수록 애 키우는 일이 더 힘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워킹맘들이 전업주부 보다 더 힘들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직장 생활로도 힘들고 지친데 집안일에 육아까지 해야하고
남편이 아무리 잘 도와준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친구는 오히려 저보고 더 힘들것 같다고 합니다.
하루종일 애만 보고 있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구요.

이제 100일이 지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 다른 친구도 저보고 그러더군요.
우울하고 힘든 적 없냐고... 자기는 집에서 애만 보는 거 적성에 안맞는 것 같다고...
그래서 애 어느정도 크고 나면 다시 직장에 다닐 마음이 있다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한다고 해서 몸이 더 편해지지는 않을 겁니다.
아무래도 더 바빠지고 더 힘들어지는 부분들이 많을테지요.
하지만 친구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마음의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거기엔 성격이나 성향의 차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실 저는 조금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끔 저도 뭔가 일을 해볼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남편은 단순히 돈 때문이라면 그러지 말라고 하더군요.
아이를 엄마 품에서 자라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있냐면서...

동네 언니도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이를 위해서 과감하게 그만두었습니다.
아이가 이제 5살이 되고 어린이집에 보낼수 있게 되니
그 시간을 이용해 평소 배우고 싶던 것도 배우고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도 하고 그러더군요.

맞벌이라고 더 힘들고 전업주부라고 덜 힘들고...
그건 사람들마다 다르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일이지 싶습니다.

그저 자기가 처한 상황과 그 위치에서 열심히 사는 것....
그리고 그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보람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저희 가족은 오늘 저녁 시댁으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무척 바쁜 하루가 될 것 같아요~

모두들 행복하고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1월 7일 토요일...
모처럼 우리 세식구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나들이라고 해야 뭐... 드라이브 하는 정도였지만
도담이는 아빠 차를 타는 것 만으로도 너무 즐거워했답니다.

점심은 전에 남편이 맛있다고 한 국밥집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도담이가 내내 칭얼대고 소란스럽게 해서
식당 종업원에게도 다른 손님들에게도 많이 미안했습니다.

계산을 하면서 죄송하다고 그랬는데
" 아이구 아니에요. 애들이 다 그렇죠~ "
그렇게 웃으시면서 이해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커피도 한잔 마시고 나오려고 뽑았는데
남편은 도담이 때문에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쏟아버렸네요. ㅡ.ㅡ;;



저희 남편... 그게 못내 아쉬웠던지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밀크티 두개를 샀습니다.

데자와?
홍차와 우유를 섞어만든 음료 같은데 처음 보는 거였습니다.

홍차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처음엔 좀 이상한 맛이더군요.
그래서 먹자마자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 오빠~ 난 이거 별로다! "
그래놓구선 캔 하나를 금방 비웠지요. ㅎㅎ;;

남편은 안먹고 두었다가 일요일날 마시려고 했는데
도담이가 가지고 놀겠다고 달라 그래서 결국 또 못마시고...
다음날 제가 홀짝홀짝 다 마셔버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고 나니 남편 생각이 나더군요.
쫌 미안한 맘도 들고...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상하다고 해놓고 자기꺼 까지 마셨다고하니
남편이 어이가 없다는 듯 답을 해왔습니다. ^^;;

거기다 대고 나중에는 더 먹고 싶다고 또 사오라고 했답니다.
마침 남편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1+1행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밀크티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사먹는다더라구요.

다음날 저녁 남편은 잊지 않고 밀크티를 사왔습니다.

" 어! 이거 사왔네^^ 잘 먹을게~ "
" 내꺼야! 나 먹으려고 사온거니까 먹지마! "
" 에이~ 내가 사오래서 사온거잖아~ "
" 아니야~ 내가 다 마실거야! "

남편은 끝까지 자기꺼라고 먹지 말라고 합니다.
마누라 주려고 사온 거 다 아는데 말이죠~ ㅋ

남편 저녁상 차려주구 저는 옆에서 밀크티 하나를 또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 뭐야!! 왜 먹어~ 누가 먹으래? "
" 왜~~ 나 먹으라고 사온거면서... ㅇㅎㅎ "
" 아니거든~ "
" 아니긴 뭐가 아니야~ ㅇㅎㅎ "
" 아들아~ 너네 엄마 왜 이렇게 능글맞아졌냐? ㅎㅎㅎ "
" 내가 능글맞아졌어? "
" 응. 많이. "

사실 평소에도 남편은 이렇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자주 합니다.
제가 알면서도 속은 듯 삐친것 처럼 행동을 하면
그제야 달래주면서 재미있어 한답니다.

어쩔땐 정말 짖궃게 굴어서 얼마나 얄미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엔 제가 남편의 장난을 안받아주구 웃으며 넘겼더니만
저보고 능글맞아졌다고 하네요.

결혼한 지 3년째...
생전처음 능글맞단 말을 들은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것도 남편에게서 ㅡ.ㅡ;;)
이제 저도 이름만 아줌마가 아닌 진짜 아줌마가 되어가나 봅니다. ㅎㅎ;;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토요일 오전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하려고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 누구지? 택배 올 것 도 없는데... "
그러면서 슬쩍 내다 보니 낯익은 얼굴의 아주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 저 옆집에... "
"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무슨... "
" 얘가 전화도 안받고 벨을 눌러도 아무 기척이 없어서요. 최근에 본 적 있나요? "
" 네 가끔 오며가며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
" 표정은 어떻던가요? 밝던가요? "
" 엊그제도 만났는데 괜찮아 보이던데요... "
" 그래요... 아... 걱정이 되서... "
" 그때 짐은 가지고 들어갔나요? "
" 네... 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가 봤더니 알고 있다면서 챙겨 들어가던걸요. "
" 그래요. 고마워요... 걱정이 되서... "

그 아주머니는 옆집 사는 아가씨 엄마였습니다.
혼자 사는 딸이 연락도 안되고 집에 있는 건 같은데 아무 기척이 없으니
너무 걱정이 되서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신 거였죠.

아주머니를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처음엔 딸 짐을 챙겨오셨었는데...
그때도 전화가 안된다며 저에게 짐을 부탁하고 가셨답니다.
별건 아니지만 그냥 문 앞에 두고 가기 찜찜하시다면서요.

그게 두어달 전 일이었는데
그 때 일까지 물으시는 걸 보니 그동안 계속 연락을 안하고 지낸듯 했습니다.

연락도 안되고 아무 기척이 없다는 아주머니 말씀에
순간 저도 모르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방정맞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맘도 그런데 아주머니 마음은 오죽하셨을까요?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면 옆집에 딸 안부를 물으셨을까...

옆집 새댁 얘기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문득 친정 엄마 생각도 나고요.

무슨 사연일까 궁금증도 일었습니다.
이웃이 된지 1년이 넘어 가지만 그저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라
옆집 아가씨에 대해 얼굴 말고는 아는 게 전혀 없네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살면서도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웃사촌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네요.

그 날 이후 옆집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면 더 귀를 쫑긋 세우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군요.

다음에 마주치면 엄마가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 연락드려 보라고 하면 괜한 참견한다고 기분나빠할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2012년도 벌써 세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늘 그렇듯 새로운 계획과 마음가짐으로
조금은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데요
작심삼일... 오늘이 그 삼일 째네요 ㅇㅎㅎ

누가 그랬던것 같은데...
작심삼일이면... 그 때마다 또 계획하고 마음을 다잡으라고 ㅋ
근데 그게 쉽지 않다는거... 살다보면 그냥 다 까먹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계획하신 일들,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다시 한번 간절히 바래봅니다.

2012년 1월 1일의 시작은 뭐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이런 바램들이 가득 담긴 문자와 전화, 댓글들로 마음이 참 훈훈했습니다.

그리고 다 저녁에 한 친구가 보내준 새해 인사 문자는
남편과 저에게 아주 큰 웃음을 함께 전해주었답니다.



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던 문자였는데...

" 너희 남편 사업도 잘 되었으면 좋겠나 "
이 문자에 저와 남편은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타가 나도 어째 이리 났을까...
' 좋겠다 '와 ' 좋겠나 '는 그 의미가 너무도 다른...
오히려 반대의 의미를 전할 때가 많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진심을 알기에 더 고마웠답니다.

사실 그 때 남편이 도담이 때문에 삐쳐서 뚱해있었는데
친구의 문자로 조금이나마 그 마음이 풀어졌거든요. ㅎㅎ;;
( 아빠가 놀아주려는데 도담이가 엄마만 찾으며 울어서 삐쳤답니다 ㅋㅋ )

시집을 멀리 오는 바람에 몇 안되는 친구들과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내고
서로 살기 바빠서 이렇게 무슨 날이 되어야 겨우 안부를 묻고 그러는데요
이번 설에는 시간을 내서 친구들 얼굴이라도 보고 오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할 때쯤 산 남편의 첫차...
너무 맘에 드는 차를 샀다고 참 애지중지 하면서 탔었는데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상처가 하나 둘 늘어갈 때마다 차에 대한 애정도 식어가는 듯 했답니다.

기계세차는 차에 흠집난다고 꼬박꼬박 몇 시간씩 들여가며 손세차를 했었는데
그마저도 시들해져서 먼지가 뿌옇게 쌓였네요.

그런데 남편은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애써 모른 척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당장이라도 가서 범퍼도 갈고 깨끗이 수리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못되니 일부러 안보고 생각도 안하려고 하는 거라구요.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를 거의 안타는데
명절이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달에 두어번이나 탈까말까...
그런데도 잊을만 하면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서
차에도 상처가 나고 남편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얼마전에 또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100% 남편의 실수였지만 정말 어의가 없었던 사고 였죠.

오전에 일이 있어 저와 도담이도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여느 때처럼 차에타고 주차장을 빠져 나가려는데
" 끼이~~~익~~~ " 긁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란 남편은 얼른 차에서 내렸고 무척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도 내려서 봤더니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 범퍼 모서리 쪽이 긁혀있고
저희 차는 뒷 문 쪽에 길게 상처가 났더군요.



우선은 상대방 차주에게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외출중이 아니어서 금방 주차장으로 오셨답니다.

이미 단종된 아주 오래된 차였는데 아버지 차라고...
일전엔 누가 심하게 부딪혀놓고 도망을 가서 CCTV 로 잡은적이 있다며
전혀 기분나빠하지 않고 덤덤하게 차를 살피셨답니다.
오히려 저희 차가 더 심하게 긁혔다며 걱정까지 해주시더라구요.

그자리에서 그렇게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합의를 하고
혹시 몰라 저희 연락처를 드렸는데... 오후에 그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밝은 곳에 나와서 보니 라이터 부분도 긁혔더라고
근처 카센터에 알아보니 비용이 어느정도 나온다는데
피차 보험처리 하기 그러니까 얼마에 합의를 하자구요.

차가 오래되서 수리할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기에
남편도 합의금을 좀 깎아달라고 이야기를 해서 17만원에 합의를 했습니다.

" 나 운전 하지 말아야 할래나봐. "
남편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런 사고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꼭 뭔가 씌인 것 같다면서 자책을 하더라구요.

" 그래도 큰 사고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야. 앞으로 더 조심하라고 이런 일도 생기는 거지. "
" 그래... 그렇게 생각해야지~ 미안해. "

그 날 이후로 차를 탈 때마다 속쓰려 하는 남편...
자신의 실수로 생긴 일이니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들고 정작 자기 차 수리할 형편은 못되니 그럴만도 하지요.

하지만 그 날 그 사고가 아니었다면
밖에서 더 큰 사고가 났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차는 좀 찌그러졌지만 우리 세 식구 안다치고 건강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죠^^

2011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여느 때 처럼 남편은 침대위에서 뒹굴며 편안한 주말 아침을 만끽하고 있고
우리 도담이도 엄마 글 쓰는 동안 옆에서 얌전하게 잘 놀아주고 있네요^^

너무 평범하고 심심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것도 행복이지 싶습니다.
올 한해 저희 가족은 이렇게 마무리를 하네요^^

제 블로그 관심가져 주시고 찾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제때 답방도 못가는데 꾸준히 들러주시는 이웃님들~~ 너무 고마워요.
새해에는 좀 더 부지런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구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지난 주말에 작은 방에 있던 침대를 큰방으로 옮겼습니다.
침대를 사용안한지 이미 오래... 점점 창고방으로 변해가는 작은방이 심란하기도 했지만
왠만하면 그냥 살자던 남편이 고생을 감수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도담이였습니다.

회사 일로 새벽까지 컴퓨터를 해야하는 남편은
아이 재울 때마다 말없이 눈치 주는 아내와
자다가도 깰듯이 뒤척이는 아들 때문에
화는 못내고 한숨만 쉬는 날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침대 하나 옮기자고 시작한 일이 거의 이사 수준이었습니다.
침대가 워낙 커서 큰방에 있는 물건들 정리를 하다보니
저녁때쯤 끝날줄 알았던 일이 밤 11시가 넘어서야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도담이 보느라 제대로 도와주지도 못하고
남편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답니다.

" 오늘 나 고생했으니까 저녁으로 뭔가 보상을 받아야 겠어! "
" 그럼 오랜만에 59피자 셋트로 시켜먹을까? "

혼자서 낑낑대며 이방에서 저방으로 물건 나르는 남편이 안쓰러워서
괜히 옮기자고 했나... 하는 생각에 많이 미안했는데
피자 한판, 치킨 한마리로도 남편은 너무너무 좋아했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더 미안하더라는...

그런데 막상 옮겨 놓고 나니 남편이 제일 좋아합니다.

" 난 이제 여기서 자면 되는거야? 아~~ 좋다~~ "
" 그렇게 좋아? "
" 응~ 좋아 ㅋㅋ 고생했는데 이정도 보람은 있어야지~ "

괜히 저 약올리려고 일부러 더 좋은 티를 내는 것 같아서
저도 부러 서운한듯 한마디 했습니다.

" 아들때문에 침대 옮겼더니 남편이랑 한방에서 별거하게 생겼네~ "
" 왜~ 서운해? 그럼 이리 올라와~ "
" 도담이는 어쩌고? "
" 같이 올라오면 되지 ㅋ "
" 안돼! 도담이 몸부림 심해서... 떨어지면 어쩌려구! "

솔직히 침대 옮기기 전에도 전 도담에게 딱 붙어 자고 남편은 저만치 떨어져 자고 그랬습니다.
아이가 있으니 어쩔 수 없더라구요.
어쩜 남편 입장에선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었겠다 싶기도하네요.

저보다 먼저 결혼한 친구도 아이낳고 안방 침대를 거실로 옮기고
남편은 거실 침대에서 친구는 아이와 안방에서 그렇게 지네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뭐... 저흰 그거보단 나은건가요? ㅋㅋ
그래도 조금 서운한 마음은 드는군요.



몇일 후...
방 구조가 바뀌면 도담이가 낯설어할까봐 살짝 걱정을 했는데요
왠걸요~ 오히려 더 잘 노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가 없으니 잠도 더 잘 자는 것 같고... 고생스러웠지만 잘 한 것 같아요.




" 아침 사과는 보약인거 아시죠? 저랑 사과 한조각 하실래요? "

자고 일어나 퉁퉁 부은 얼굴로 사과 한조각 들고 뒹굴고 있는 도담이~~^^;;




남편도 아주 숙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일어나라고 몇번을 깨웠는데 저러고 있네요...ㅋ



도담이도 자기 잠자리에서 편안하게 뒹굴고~~

아침마다 도담이가 옆으로 굴러와 아빠를 발로 툭툭 차서 구석으로 몰아 넣고는
저는 대자로 뻗어 편하게 자고 아빠는 차가운 바닥에 쪼그려 자게 한다고 투덜댔었는데
이젠 그럴 일 없을 것 같네요^^;;




여전히 뭔가 복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침대가 빠지고나니 훤해 보이는 작은방입니다.
제가 아늑하니 자취방 같다고 했더니 남편이 그러더군요.
이정도면 고시원에서 특특실 정도는 된다고... ㅋㅋ



도담이도 작은 방이 무척 맘에 드는 모양이에요 ㅋㅋ

나름 신혼집 분위기 낸다고 포인트 스티커 사다가 큰방을 꾸몄었는데
옮겨 놓고 나니 뭔가 좀 허전해 보입니다.
도담이 사진이라도 몇장 걸어둬야 겠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 전부터 만성피로를 호소하던 저희 남편은
늘상 " 피곤하다~ "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요즘 회사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집에서도 일하느라 새벽에야 잠이 드는데
그래도 금요일 밤만 되면 기를 쓰고 잠을 안자려고 버틴답니다.

" 맨날 피곤하다면서 이럴 때 맘 편히 푹 자면 좋을텐데... 왜 그렇게 안자려고해? "
" 안돼~~ 황금같은 금요일을 그냥 그렇게 허비할 순 없어! "

그렇다고 특별히 무언갈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넷 만화를 본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텔레비전 체널을 여기저기 돌려가며 보기도 합니다.
정말 너무 피곤할 땐 보면서 스르르 잠들어 버려요.

빨갛게 충혈되서 잠이 가득 든 눈으로 그러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다가도 납득이 안갈 때가 있습니다.

저도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해봤지만
남편처럼 오는 잠까지 물리쳐가며 그리 주말을 보내진 않은 것 같거든요.

금요일 밤은 그리 보내버리고
토요일엔 점심 때가 다되서 일어나서는 오후에 또 낮잠을 자는 남편...
때론 그 모습이 무척 얄밉기 까지 합니다.

그런데 저희 남편만 이런 게 아니더군요.

지난번 안면도로 동아리 모임을 갔을 때
남편 선배네 부부 얘기를 들으면서 그나마 우리 남편은 양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 선배네는 10개월 정도된 아들이 하나 있는데요
선배 부인은 또 임신을 한 상태였습니다.
아이 돌보기도 힘들텐데 한참 입덧을 할 시기라 정말 많이 피곤해 보였답니다.

그런데 선배는 피곤하다는 부인에게 오히려 핀잔을 주었습니다.

" 어제 한시간 자고 세시간 넘게 운전하고 온 사람도 있어! "
" 그러게 누가 자지 말래? 자기가 게임한다고 안자놓고~ "
" 금요일 밤에라도 그렇게 해야지 언제해? 넌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서 몰라~ "
" 나도 집에서 하루종일 일하거든! "

두분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자니 제가 다 서운할 지경이었습니다.
어떻게 임신한 부인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지...

그리고 차라리 밖에 나가서 일하는 게 낫지 집에서 하루종일 애 보라고 하면 자긴 절대 못할거라며
저보고 대단하다고 이야기 해주는 우리 남편이 참 고마웠습니다.

" 내가 스트레스 풀 데가 어디있어?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
남편은 금요일 밤을 그렇게 보내며 나름 스트레스를 푸는 거라고 말합니다.
이정도면 정말 건전한 거 아니냐구요.

돈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가장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남편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푸는 거라는데 이해해 줘야지 하면서도
피곤하다는 말을 들을때 마다 안타깝고 걱정이 되서
또 잔소리를 하게되는 아내의 맘을 남편도 이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건강에도 좋고 스트레스도 확 풀 수있는 더 좋은 방법을 찾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시어머님이 몇 일전 약 지으러 가셨다고 전화를 하셨는데 그게 엊그제 도착을 했습니다.

 " 정성스럽게 잘 챙겨 먹어라. "
잘 받았다고 감사하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어머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지난 추석 때 시댁에 내려가기 전날...
제가 너무 심하게 체해서 오바이트까지 하고
내려가는 날엔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질 못했더랍니다.
거기다 눈은 실핏줄까지 터져서 시뻘건 상태로 시댁에 갔습니다.

얼굴이 왜그렇게 빼쪽해 졌냐... 눈은 또 왜그러냐...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며 물으시는 어머니...
체해서 그런가 보다고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영 마음이 안놓이셨나 봅니다.

제가 워낙에 소화를 잘 못시켜서 자주 체하는데요
일부러 식사때 천천히 먹는데도 잘 안고쳐 지더라구요.

작년에 아이낳고 몸보신 제대로 못했다고 금산까지 데리고 가셔서 보약을 지어 주셨는데
암튼 그거 먹고 한동안은 체기가 많이 가셨었답니다.

" 그때 먹은 보약 한번 더 먹어야 겠다. "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니 이렇게 또 보내 주셨습니다.

저희가 부모님께 해드려도 모자랄 판에 매번 이렇게 받기만 하니...
결혼 전 처음 인사 드리러 갔을때 부터 제가 약해 보인다고 맘에 걸려 하셨는데
그래서 더 감사하고 죄송스럽습니다.

결혼식을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 할 때
' 새아가 사랑해 ' 하고 보내주신 어머님 문자가 생각납니다.

당시엔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씀이 참 낯설고 어색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머님의 사랑을 이렇게 몸소 체험하고 있네요.

아직 저는 시부모님께도 친정 부모님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남편과 아들에겐 자주 하면서도
다른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겐 그 말이 참 부끄럽고 어색하더라구요. ^^;;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다 갚을 순 없겠지만
' 사랑합니다 ' 말 한마디라도 진심을 담아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게 생각해보면 어려운 일도 아닌데 잘 안되네요.

말이 힘들면 글로 라도...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봐야 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남편과 제가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하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였기에
1년이래도 실제 만남을 가진 시간을 따지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했었는데
결혼을 하고 2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지내다 보니 연애할 때와는 또 다른 남편이 보이더군요.

남편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저와는 달리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었습니다.
말수가 적고 표현이 서툴러서 어떤 자리든 어색해하고 불편해 하는 저를
남편은 늘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남편은 저를 수다쟁이로 만들었고
감정 표현이 서툰 저에게 ' 사랑한다 '는 말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 마음을 이렇게 편안하게 만들어 준 사람은 남편이 처음이었고
저는 남편의 성격이 저와 많이 달라서 더 잘 맞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그렇게 함께 살자 했고
지금껏 큰 다툼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잘 지내는 것이 서로 반대되는 성격 때문이 아니라
서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보이는 남편의 성격은 남편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사실은 남편도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 그런 성격을 바꾸고 싶어 무척 많이 노력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많이 바뀌었어도 속 마음까지 완전히 바꾸긴 어려웠나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편이 저랑 많이 닮았다는 걸 느끼게 되거든요.

결혼 전에 제가 남편에게 느꼈던 편안함도
남편이 저의 성격과 마음을 잘 알았기에
그만큼 이해해주고 배려해 줘서 가능했던 거였죠.

신혼초... 작은 어머니가 저희를 보고 천생연분이란 말씀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교회에 가야 하는데 저는 일찍 부터 서둘러 준비하고
남편은 교회 갈 시간이 다되서야 일어나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동작이 많이 느리다 보니 이것저것 챙기던 중에
오히려 남편이 먼저 준비를 끝낸겁니다.

그 모습을 보시곤 둘이 참 잘 만났다 하신거였죠~ ㅋㅋ

하지만 지나치게 느긋한 제 성격과 다소 급한 남편의 성격은
가끔 갈등의 원인이 되곤 한답니다.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성격은 참 중요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너무 달라도 문제 너무 똑같아도 문제...

당시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정반대의 성격인 줄 알았던 저희 부부가 결혼에 성공을 한것도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해줄 수 있을 만큼 비슷한 부분이 많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결혼에 있어 연애를 얼마나 오래했냐는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배려해 줄 수 있는지...
또 그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