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9. 29. 08:18
도담이는 밥 먹을때 놀면서 먹습니다.
한 입 받아 먹고 자동차랑 놀고~
또 한입 받아 먹고 싱크대 뒤지고...

안좋은 건 알지만 아직은 억지로 앉혀 먹이는 것 보다는
이렇게라도 밥을 잘먹어주니 거기에 더 감사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번엔 신발이군요!





찍찍이를 뜯고 신으려고 몇번 시도하다 안되니까 울상을 짓습니다.
아침을 다 먹기도 전인데... 어딜가려고 저러는지...



그날 오후...
빨아서 말려둔 신발에 또 도전 하는 도담이^^




서서 잘 안되니까 앉아서 다시 시도해 봅니다.
아침엔 금방 울상을 짓더니 제법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아~~ 드디어 발 밀어 넣기 성공!!





일어서서 신발을 신은 채로 방으로 올라옵니다. ㅡ.ㅡ;;
( 빨아 둔거라서 봐주는거야~ )







벗겨질 듯 하면서도 안벗겨지고
넘어질 듯 하면서도 안넘어지고...
도담이는 그렇게 베란다와 주방을 오갔습니다.

얼굴 가득 아주 만족스런 표정을 짓고서 말이지요 ㅋ

엄마도 아주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답니다.
어디 외출하려고 하면 기어코 혼자 신발 신겠다고 해놓고
결국 왼발 오른 발 바꿔 신고 마는 도담이를 상상 하면서요.

비록 슬리퍼처럼 질질 끌고 다니긴 했지만... 그럼 어떤가요?
도담이에겐 스스로 무언가를 해낸,
최고의 성취감을 안겨준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9. 26. 08:33
18개월째인 도담이는 아직도 지갑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합니다.
카드며 명함이며 모조리 꺼내 놓기 바빴는데
요즘은 그보다 영수증이나 돈에 더 관심을 보이는군요.^^;;

머니머니 해도 도담이가 젤 좋아하는 건 바로 동전!!
동전 지갑을 열었다 하면 하나씩 꺼내서 바닥에 던집니다.

(행여 입에 넣진 않을까 조심스럽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입으로 가져가는 일은 없었네요.
그래두 늘~ 조심 해야겠죠?)



동전을 모두 바닥에 깔아놓은 후에는 다시 하나씩 주워 모으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손이 작아서 다 쥐기 버거운데도
기어코 한 손에만 동전을 모아 쥔다는 겁니다.



손이 작아서 동전이 자꾸 떨어지는데도 끝까지 다시 줍습니다.
때론 맘대로 안된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요. ㅋㅋ

놓치지 않게 꼭 쥐고서 방과 주방을 왔다갔다 하는 도담이 ^^



뭐 다른 놀거리가 없나...??
장난감 바구니를 뒤지면서도 동전은 끝까지 놓지 않는답니다.

저러다 더 재미있는 걸 발견하면 바닥에 모두 던져 버릴테지요 ^^
그러면 엄마는 동전 찾으러 온 방을 헤메야 하고요 ㅋ

그래도...
동전을 꼭 쥔 저 작은 손이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9. 21. 07:10


서울서 전주까지... 안밀리면 2시간 반이면 가는 거리를
명절때면 5시간 이상씩 걸리니 늘 남편이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하지만 도담이 때문에 대중교통은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요
지난 추석엔 큰맘 먹고 버스에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다행히 김포공항이 가까이 있어서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혹시 좌석이 없을걸 대비해 남편이 일찍 퇴근을 하고 왔습니다.

최대한 짐은 간편하게...
커다란 여행가방 하나에 도담이 짐, 저희들 짐 할 것 없이 모두 구겨 넣고
급하게 쓰일 물건들만 기저귀 가방에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남편은 금방 자다 깨서 얼떨떨한 상태였던 도담이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여행가방 위에 앉혔는데요
그길로 도담이는 공항까지 가는 내내 여행가방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ㅎㅎ

택시를 타려고 잡았더니 김포공항 간다니까 그냥 쌩~~ 가버리시고
저희는 그냥 지하철을 타기로 했습니다.




" 아이구... 나도 한번 밀어보자. "
지나가던 왠 아저씨가 대신 밀어주겠다며 다가서는데
흠칫 놀란 저희 남편은 옆으로 얼른 피하면서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걷고 싶어서 매일 나가자던 아이가
걸어가자 내려 놓아도 싫대고, 안아줘도 싫대고 한사코 가방만 타겠다고 하니
보는 저는 재미있었지만 운전수 노릇 해야하는 남편은 무척 힘들었답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아이까지 태운 가방을 밀고 다니려니 허리는 아프고
지나가는 사람들 꼭 한번씩 쳐다보니 부끄럽고 민망하고...
차 운전하는 것 보다 더 힘들었다더군요 ㅋ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지하철을 타고 공항에 도착~

제법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서
혹시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5시에 도착한 전주행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4시간 동안 
도담이는 울지도 않았고 심하게 보채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도 않았습니다. ㅡ.ㅡ;;

목적지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자 마자 여행가방을 보더니 또 태워달라는 도담이 ^^;;
마중을 나온 시부모님도 그 모습을 보시고는 배꼽을 잡으셨습니다.
" 그걸 타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가 있어?! 허허허 "

이렇게 버스 여행의 첫 도전은 별 탈 없이 성공적(?)이었다 말할 수 있겠지만
다음 번 명절에도 버스를 이용할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카시트 태워서 가는 게
도담이도, 저도, 남편도 더 편하다는 생각이 간절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달 말에 부산에 있는 친정에 갈 때는 비행기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비행기로 1시간, 버스로 1시간~ 두시간이면 친정에 갈 수 있다고 하니
묵혀만 두고 있던 마일리지로 비행기표를 예매해 두었답니다.

엄마는 신혼여행 때 처음 타본 비행기를
우리 도담이는 두돌도 되기 전에 타보는군요.
부디 그 때도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다녀오길 빌어 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