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3. 30. 13:43
월요일 증후군으로 장난감 보기를 돌같이 하던 도담이^^;;
하지만 결국 자기 놀거리는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놀거리라는 것이 엄마가 보기엔 그닥 잼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스스로에게 나름 성취감을 안겨주는, 그리고 은근 운동량이 많은 놀이였습니다.

이름하여 빨래 널기 놀이!!!


엄마가 널어 놓은 손수건 하나를 낚아 채서 빨래 걸이에 널고 있는 도담이^^


하지만 이게이게 쉽지가 않아요~
떨어진 손수건 잡으려다 엉덩방아를 쿵! 


영차! 영차!
다시 일어나 조심스럽게 널어 봅니다.


하지만 금새 또 떨어지고 말았네요.
조금만 균형을 맞춰서 널면 될텐데... 보는 제가 다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다 빨래 걸이 한줄은 힘들었는지 두줄에 걸치는 센스를 발휘~
드디어 손수건 널기에 성공을 했습니다.^^


하지만 두줄에 걸친 건 용납이 안됐던 걸까요?
다시 떨어뜨리고 널기를 반복하다 결국은 한줄에 널어 버렸답니다.





그 후로도 도담이의 빨래 널기 놀이는 계속 되었는데요
이쪽 줄에서 옆줄로 옮기는 기술까지 터득을 했습니다~ ㅇㅎㅎ

생후 11개월... 곧 돌을 앞둔... 몸무게 10kg을 넘어가는 사내아이의 힘에 눌려  
우리집 빨래 걸이는 휘청이고 있지마는
아이에겐 재미와 성취감과 운동 효과까지 주는
3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놀이인 것 같습니다.^^;

(추신) 이 놀이의 운동 효과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내일은 미끈하고 튼실한 도담이의 꿀벅지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ㅇ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3. 12. 06:30

지난 달... 도담이 건강검진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2차 영유아 건강검진 이었는데 보시다시피 모두 양호^^...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건강검진을 다녀와서 제가 젤 기뻤던 것은 몸무게 였습니다.
도담이가 요즘 밥을 잘 안먹어서 몸무게가 제대로 늘지 않았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10.4kg에 67등이라니 50등이 평균인데 평균보다 더 많이 나갑니다.ㅎㅎ

밥 먹을 때 몇수저 뜨다 말고 먹기 싫음 다 밷어버리고~
입이 짧아도 너무 짧아서 잘 먹는 아가들 보기라도 하면 너무 이뻐보이고 부러웠는데
어른들 보기엔 걱정스러울 정도로 안먹는 것 같아도 저 먹을 만큼 충분히 먹었던 걸까요?!

" 오빠! 도담이 키도 몸무게도 67등이야~ 평균 이하로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
" 거봐~ 괜찮다니깐... 암튼 별 걱정을 다하지~ "
" 그러는 오빠는?? 매번 도담이 머리 크다고 걱정했으면서. 이거봐 머리둘레 40등이래잖아. "
" 응^^ 그래서 너무 다행이야. 더이상 커지면 안되는데... "

어휴~~ 결과를 보면서도 남편은 계속 걱정을 합니다. 
여기서 머리는 안크고 몸만 크면 어쩌라는 건지...참.... ㅇㅎㅎ

평소 연예인은 안된다며 절대 안시킬거라는 사람이 왜 이렇게 아이 머리 크기에 신경을 쓰는 걸까요?
키도 185cm 이상은 되어야 한다며 도담이 다리를 주무를 때마다 " 185~ 185~ "  주문을 외웁니다.

하필 저희가 다니는 교회에 머리 작은 남자 아이가 있어서 볼때마다 비교를 하는데요 
그 아이는 얼핏 듣기로 머리 둘레가 9등이라던데... 거기다 비교를 하는 건 쫌 아니잖아요~~

도담이가 딸도 아니고 아들인데... 그리고 엄마도 아닌 아빠가 이런 걱정을 하고 있으니...

못생겨도 좋다, 공부 못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이런 말은 정말 그냥 말뿐인가 봅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땐 " 건강하게만 태어나줘~ " 그러면서 
벽에다가는 이쁜 아기 사진, 잘생긴 연예인 사진 붙여놓구...
아이가 태어나면 "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그러면서
영어든 뭐든 어릴 때부터 익혀야 한다며 조기 교육에 열을 올립니다.

물론 안그런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 부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부모들이 ' 이왕이면~ ' 이란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이쁘고, 이왕이면 키도 크고, 이왕이면 공부 잘하고, 이왕이면... 이왕이면...

오늘 글을 쓰면서 또 깨달은 것이 있는데요
부모로서 하지 말아야할 것을 저희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는거...
등수로 판단하고 남과 비교하고... 이런건 정말 하면 안돼~ 하지 말아야지 했던 것들였는데 
인력으로 안되는 신체 발달 사항들 가지고도 그런 짓을 했네요.

그저 양호하고 건강하면 그걸로 감사하고 끝내면 될일을 
등수 따져가며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우리 아이가 좀 더 나은 것에 기뻐했네요.


도담아~ 미안하다 ㅡ.ㅜ
앞으론 그러지 않도록 조심할게~~ 너 설마 삐진거야? 
도담아~~~~

오늘도 상 위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도담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표정을 보니 다행스런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론 더 미안해 집니다.

오늘 남편이 퇴근하면 함께 앉아서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머리가 좀 크고 키가 좀 작으면 어떠냐고...
걷는 게 좀 느리고 말하는 게 좀 더디면 어떠냐고...                                   
우리 아이를 남과 비교해서 판단하지 말자고... 
욕심 부리지 말자고...
무엇보다 건강한 것에 감사하자고...^^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