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12.19 형수 부끄럽게 만든 세심한 도련님의 선물 13


저희 집에도 작은 트리가 생겼습니다^^
도담이 때문에 하나 장만할까 하다가 말았었는데
도련님이 그런 제 맘을 어찌 알았는지 사다주신 거랍니다.

원래 3교대 근무라서 시댁에 가도 얼굴 보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이번에 내려갔을 땐 비수기라 그런지 주 5일 근무로 바뀌었다더군요.

퇴근시간도 빨라서 6시 전에 들어오시는데
저랑 도담이 먹으라고 케익이랑 빵을 한아름 사들고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에 귀여운 트리와 비누 세트가 놓여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왠거냐고 여쭈었더니 도련님이 저희 주려고 사오셨다네요.

반짝반짝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앙증맞은 트리를
도담이도 신기한지 유심히 들여다 보고는 살짝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이 트리 덕분에 올 크리스마스는 더 따뜻하고 즐거울 것 같네요.



그리고 핸드 메이드라고 적힌 비누는
천연재료로 만든... 색도 모양도 너무 이쁜 비누였습니다.
(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쓰나...^^;; )

이번에 시댁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식사 준비도 어머님이 거의 다 하시고
저는 기껏해야 설거지 정도만 도와드렸는데도
몸 상태가 별로 좋질 못했습니다.

도담이랑 놀아주다 낮잠 자면 같이 자고 밤에도 일찍 자고...
오히려 집에서 보다 더 편히 지냈는데도 왜 그리 피곤하던지요.

밖에서 힘들게 밭일 하고 들어오시는 부모님께 차마 내색도 못하겠고
몇일은 소화가 잘 안되서 식사 때마다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얼굴에 울룩불룩 뽀루지 같은 게 올라오더군요. ㅡ.ㅡ;;;

설마... 혹시 도련님이 그걸 보고 비누를 사오신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아들만 둘인 집에서 딸 노릇을 톡톡히 하는 세심한 도련님이라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답니다.

아가씨도 아니고 도련님에게 비누 선물을 받다니...
이것 참 쑥스럽고 부끄럽네요 ㅎㅎ;;

거기다 매번 이리 받기만하고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서
감사한 마음 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답니다.

원체 자기 관리라는 걸 잘 못하는 데
아이까지 낳아 키우다 보니 더욱 제 자신에게 소홀해지게 되었는데요
앞으로는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