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10. 30. 09:07


출산 예정일을 한 달 정도 남기고 부랴부랴 찾은 출산용품점.
필요한 품목들을 미리 체크해 가긴 했지만 직원분의 도움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제품도 그냥 직원분이 추천해 주신걸로 거의 구매를... ^^;;

요즘 엄마들은 다들 인터넷이다 뭐다 미리 검색해서
여기저기서 샘플도 받아 쓰고 어떤게 좋은 건지 미리 다 알아가서 산다는데
전 요즘 엄마가 아닌 건지 그런 거엔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반드시 모유수유를 하겠노라 마음 먹고 있었지만 만일을 대비해 젖병도 3개를 구매했습니다.
피죤에서 나오는 모유실감 젖병~ 물론 직원분의 추천으로 산거랍니다. ㅋ



예정일을 훌쩍 넘겼는데도 나올 생각을 안하던 녀석!!
유도분만 날짜를 잡아놨더니 그제야 나오려고 신호를 보내더군요.

끝까지 자신이 남자임을 밝히지 않았었는데
세상에 나오자마자 탯줄 자르고 사진찍는 아빠를 향해
소변총을 아주 제대로 쏘아준 도담이^^

어느 부모나 마찮가지이겠지만
남편도 저도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에서도 조리원에서도 한두시간 간격으로 아이가 울때마다 수유실로 불려가면
공부한데로 한쪽 먹이고 트림 시키고 다른쪽 먹이고 트림 시키고
그 시간까지 정확하게 맞추려다 보니 기본 수유시간이 1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수유한번 하고나면 진이 다 빠진듯 했답니다.

절벽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가슴이 작은 저였기에
젖이 제대로 돌지 않을까봐 무척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오히려 수유실에선 다른 엄마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젖이 잘 나왔습니다.

도담이가 빨기도 아주 야무지게 빨아줘서
피가 날 정도로 헐고 상처도 났는데
그 쓰라림이 가라안고 적응되기까지 참 오래 걸리더군요.

한참 젖몸살을 앓을 땐 눈물 찔끔거리며 마사지하고 유축하고
양배추를 붙이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밤에라도 잠좀 자야지 싶어 간호사분에게 유축한 걸 가져다 주고는 먹여달라 했더니
조리원에서 나오는 날엔 유두혼동까지 왔었네요.
하지만 꼬박 하루 아이와 실랑이를 벌였더니 괜찮아 졌답니다.



엄마 젖 먹고 수유쿠션 위에서 잠든 도담이^^;
당시엔 느끼지 못했었는데 지금보니 제법 살이 올랐었네요~



저는 산후조리를 시댁에서 했는데요
무거운 육아서적을 들고 가긴 뭣하고
그래서 필요할 것 같은 내용들을 이리 메모해서 가지고 갔습니다.

분명히 도움된 부분도 많았지만 이론은 이론...
현실에 부딪히니 변수도 많고 책대로 따라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처음 한 달 정도는 수유 간격, 시간, 대소변 횟수를 일일이 기록했었는데요
지금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 피곤해서 빼먹은 부분도 있네요 ㅋ )

한시간~ 두시간 간격으로 정말 수시로 아이가 찾을 때마다 젖을 물렸는데
매일같이 잠을 설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 제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달을 거듭할 수록, 그리고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수유 횟수가 조금씩 줄긴 했습니다.
하지만 돌이 지나서도 밤중 수유를 끊지는 못했답니다.

밤중 수유를 떼려고 맘 먹을 때마다 아이가 심하게 아파서 그냥 먹이게 되고...
나중에는 제 몸이 피곤하니까 그냥 젖을 물린채 잠이 드는 날이 많아졌거든요.

그런데 돌이 지나자 두돌까지는 젖을 먹이겠다 다짐한 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아직도 젖 먹어? 이제 그만 떼야지~ 나중되면 억새져서 더 힘든데 어쩌려고 그래? "
부모님과 친지분들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잘한다고 격려해주는 사람보다는 걱정스러운 말을 건네는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담이가 밥을 잘 안먹어서 제 마음이 많이 심란했었답니다.



그래서 두더달 전부터 베지밀을 사다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도담이가 잘 안먹으려고 해서 하루에 많이 먹어야 한 개...
베지밀을 늘리면서 젖을 서서히 줄여가려고 했는데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런 절 보신 시어머니와 작은 어머니는 그렇게 해선 안된다고
하루 이틀 아예 안주고 고생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젖 떼려면 베지밀도 빨대로 먹이지 말고 젖병에다 먹이라구요.



유두 혼동이란걸 겪고 두려운 마음에 사다놓은 젖병은 거의 사용을 안했었는데요
사실 도담이가 젖병을 안 빨려고 했던 것도 이유였습니다.

' 설마... 이렇게 준다고 먹을까? '
반신반의 하면서도 한번 시도나 해보자 싶어
찬장 깊숙이 넣어둔 젖병을 다시 꺼내 소독하고 베지밀을 부어 주었는데요
신기하게도 그자리에서 한병을 거의 다 먹어버리더군요.




19개월... 다른 아이들 같았으면 벌써 뗏을 젖병을 물고 좋아하는 도담이^^;;

덕분에 모유수유는 아침에 한번, 자기전에 한번~ 그렇게 두번으로 줄였습니다.
도담이랑 실랑이 벌이는 일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요.

조만간 하루 한번으로 줄일 예정이랍니다^^
이대로라면 올해가 가기전에 젖을 뗄 수 있을 것 같아요.

모유가 나오지 않아서 먹이고 싶어도 못먹이고 속상해 하는 엄마들...
젖몸살이 너무 심해서 모유수유를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엄마들...
아이가 분유에 알러지가 있어서 고생하는 엄마들...

그분들에 비하면 저는 정말 큰 어려움 없이 완모에 성공한 케이스지만
그 시간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힘들고 고생스러운 만큼
건강하게 쑥쑥 잘 자라주는 아이를 보면서
더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친정엄마는 도담이가 100일 정도였을 때부터 젖 빨리 떼라고 성화셨는데
그렇게 힘들게 키운 딸자식이 헬쓱하고 피곤해 보여서 안쓰러워 그러신걸
그땐 미처 깨닫지 못하고 서운하게만 여겼었네요.

정말 이쁘고 사랑스러운 손주지만
그래도 엄마에겐 딸자식이 우선인 것을요...

아마도 제가 젖 뗀 소식을 전하면 친정엄마가 젤루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1:25

 
2010년 4월 2일 오전 7시 56분
드디어 우리 도담이가 태어났습니다.
 
몸무게 3.55kg ^^
건강한 남자 아이입니다.
 
분만 직후 선생님께서 " 아들입니다. " 하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남편도 순간 무척 당황을 했었습니다.
 
막달쯤 딸이란 얘기를 듣고 옷이랑 싸게랑 모두 핑크로 준비를 했는데 아들이라니...
요즘에도 이런 일이 다 있네요~
아마도 우리 도담이가 모두를 놀라게 해주고 싶었나 봅니다. ^^;;
 
부모님들도 아들이란 말에 당황스러워 하셨지만 은근히 더 좋아하시는 것 같네요.
 

 
배가 고파서 그런가...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보기만해도 안쓰러웠습니다.
 
신생아실에서 부를 때 마다 수시로 가서 젖을 물리기는 했지만
이렇게 우는 모습을 보니 모자동실을 할 걸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슴이 작아서 모유 수유를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이가 잘 먹어줘서 젖이 잘돌아 지금은 오히려 젖양이 많아 걱정입니다.
 

 
아빠를 쏙 빼닮은 우리 도담이...
건강하게 태어나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요~
 
남편도 볼때마다 신기하다고... 너무너무 이쁘다고 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산모들에게 있어 산후조리는 정말 중요합니다.

저희 엄마를 보더라도 아이 셋 낳고 조리를 잘 못해서 여기저기 안아픈 곳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저보고 조리하는 동안은 푹 쉬어야 한다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저는 이번에 산후조리를 5주 정도 했습니다.

2주는 시댁 근처에 있는 산후조리원에서, 3주 정도는 시댁에서

 

사실 시부모님께서 농사일로 바쁘실 때라 시댁에는 1주일 정도만 있으려고 했는데

갓난아기 데리고 또 먼 길을 가려니 그것도 걱정스럽고

무엇보다 첫 손주라 부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셔서 죄송스럽지만 더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편안하게 잘 지내다 왔지요~

 

산후조리하는 동안 제일 힘들었던 건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일이었습니다.

병원에서도, 산후조리원에서도

모유수유를 원하는 산모들은 거의 2시간 간격으로 신생아실에서 호출이 옵니다.

 

수유실에 가서 젖을 물리면 30분에서 1시간정도 아이를 안고 앉아 있어야 하는데

회복도 안된 몸으로 그러고 있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유두에는 상처나서 스치기만해도 아프고 젖몸살로 고생하고...

많은 엄마들이 아가를 보는 기쁨으로 그 힘든 과정들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면 프로그램 따라 생활하면서 푹~ 쉴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왠걸요 수유하러 다니느라고 프로그램엔 빠지기 일수고 잠도 제대로 못잤습니다.

 

어떤 엄마는 그럴거면 비싼 돈 내고 뭐하러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느냐고 그랬답니다.

푹 쉬면서 한번씩 시간날 때 젖 물리고

신생아실에 유축한 거 가져다 주구 먹여달라 그러라구요.

 

저도 그 얘길 듣고보니 맞는 말 같더군요.

모유를 먹이려다보니 조리원의 헤택을 100% 이용하지 못하는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조리원에서 부터 분유를 먹이거나 해서 젖병에 길들여 지면

나중엔 모유수유가 더 힘들어 집니다.

저도 새벽에는 유축한걸 먹여달랬다가 아이에게 유두혼동이 와서 고생했답니다.

그리고 젖몸살로 고생하다 결국 포기하는 사람도 있구요.

 

산후조리를 위해서 모유수유를 미루거나 포기 하는 건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둘다 완벽하게 잘 하기는 아무래도 힘들겠지만

모유수유를 원하는 엄마라면

좀 더 낳은 방법을 찾을 필요는 있을 것 같네요.

 

저도 둘째 때는 산후 도우미를 쓰던지

모유수유를 적극 도와주고 모자동실이 가능한 조리원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모유는 엄마가 아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죠?

처음엔 좀 힘들더라도 적응이되면 살 빠지는 데도 도움이되고

일일이 분유를 타 먹이는 것 보다 훨씬 편하답니다.

거기다 경제적이기까지...^^

 

수유실에 드나들다 보니

젖양이 적어서 아이가 젖을 빨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분유를 먹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모유를 먹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엄마들은 아이를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앞으로는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