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질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2.10 모기향이 뭐냐고 묻는 딸에게 너무 솔직했던 엄마의 표현 16
 v오늘은 동네 언니 딸래미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올해 5살된 빈이는 아주 활동력이 왕성한 여자 아이랍니다. 잠시도 가만 있질 않아 언니가 힘들어하지만 참 밝고 이쁜 아이입니다. (사실 저도 잠깐 봐준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아주 잠깐이었는데도 힘들었어요^^)

교회를 집 옆으로 옮기고 처음 구역 예배에 참석하던 날... 그 날 언니와 빈이도 처음 만났습니다. 그 땐 낯설어서 그랬는지 제가 보고 웃어도 모른척 하더니 두어번 빈이네 놀러가고 부터는 이모라고 부르며 잘 따라 주더군요. 도담이가 태어난 후엔 빈이가 도담이를 무척 이뻐해서 서로 더 자주 왕래를 했었습니다.

가끔 그렇게 만나면 언니랑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는데 그 대화 내용이란게 아이나 남편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네요^^;; 이것도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언니가 성격도 밝고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해서 만나면 항상 즐거운데요 특히 지금 한참 말을 배우고 있는, 이쁜짓 많이 할 때인 빈이 이야기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납니다.

오늘은... 빈이 이야기 첫번째! '모기향 사건' 입니다.

어느 여름 날 있었던 일인데요 언니네가 15층이라 모기가 잘 없는데 (원래 모기는 높은 곳까지 못올라온다 합니다.) 창을 열어놓으면 간혹 바람타고 올라오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람을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모기가 한마리만 있어도 밤잠을 설치게 마련인데 아이까지 있으니... 그래서 언니는 전자 모기향을 사다 피웠답니다.

빈이는 처음 보는 전자 모기향이 신기했던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 엄마! 이게 뭐야? "
" 응~ 모기약이야^^ "
" 모기약? 모기도 약먹어? 모기가 감기에 걸렸어요? "

모기가 감기에 걸렸냐니... 어쩜 생각하는 것도 이렇게 귀여운지... 그런데 절 더 놀라게 한 것은 언니의 대답이었습니다.
" 아니~ 모기가 무슨 감기에 걸려. 모기약은 모기를 죽이는 약이야. "

언니는 사실 그대로 얘기했을 뿐인데 놀랄 일이 뭐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언니가 그렇게 직접적으로 설명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빈이의 순수하고 기발한 질문에 언니는 어떤 재치있는 대답을 했을까... 저도 나중에 참고할 요량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요.

모기약을 아무리 미화해서 좋게 얘기 하려고 한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딱히 좋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병을 낫게 하는 게 약이라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모기를 죽이는 약도 있음을 가르쳐 주긴 해야하지만 언니의 직접적인 표현을 빈이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아이들이 하는 아주 흔한 질문 중에 엄마 아빠를 정말 난처하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 난 어떻게 태어났어요? ", "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
이때부터 본격적인 성교육이 시작 되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모의 대답이 아주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거짓말로 얼렁뚱땅 넘어가기 보다는 아이의 입장에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해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얼굴을 붉히거나 당황하지 않으려면 우선 부모가 먼저 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네요.

요즘 부쩍 옹알이를 많이 하는 도담이^^ ' 아빠바바바... 빠빠아~ 으으~~ '
이러다 어느순간 말문이 트이겠지요?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더 이쁘다는데 한편으론 기다려지면서도 조금은 걱정도 되는데요 아이가 쏟아낼 무수한 질문들에 지혜롭게 대답을 해주려면 지금부터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