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1. 7. 06:46


지난번에 은행에 갔다가 받았던 뽀로로 스티커를 너무너무 잘 가지고 놀았던 도담이...
그래서 스티커북을 하나 사줄까 하던차에
아주 저렴하게 나온 상품이 있길래 얼른 구매를 했답니다.

스티커도 많이 들었고 가격대비 괜찮긴 한데
단점이라면 속지가 너무 잘 떨어진다는 거...




뭐 하지만 지금의 도담이에겐 그게 단점이라고 말할 필요가 없겠네요.

엄마가 아무리 다른 곳을 펼쳐줘도 늘 붙이던 곳에 몰아서 붙이고
냉장고나 싱크대, 방바닥, 심지어 엄마 얼굴에까지 붙이며 노니 말입니다. ㅎㅎ

그러다 하루는 장난감 자동차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동차 뒷좌석에 뭔가 보여서 열어봤더니... 로봇 스티커가 떡하니 타고 있더라구요.

텅 빈 자동차가 외로워 보였던걸까요? ㅎㅎ;;

암튼 왠지 저도 따라해 보고 싶은 충동이...ㅋ
그래서 운전석에 곰돌이 스티커를 태워주었습니다.

비록 바퀴도 빠지고 폐기 일보직전의 자동차지만
도담이는 이리도 살뜰하게 가지고 놀아주네요.




또 다른 자동차 조수석에는 못쓰는 종이조각을 태우고




침대 위에 도로를 만들어 신나게 달려 줍니다.^^
( 꼭 저리 이불을 걷고 길게 길을 만들어서 논답니다. )


엄마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두 살 아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볼 때면
참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속은 빼꼼하드라구요^^;;

아이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놀아줘야 잼있어하는지...
아직 말 못하는 아들과 놀아주는 일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구지 제가 놀이를 주도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는 것 같아요.
스스로 놀거리를 찾아다니고
엄마가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오히려 아들의 무궁무진한 놀이세계를 제가 못따라가니
도담이도 속으로는 그런 엄마를 답답하게 여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오늘두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 6. 07:49


돌 전엔 하루에 치즈 하나씩은 꼬박꼬박 먹인 것 같은데
도담이가 먹을 수 있는 게 많아지면서 일주일에 두번? 세번?
아무튼 그마저도 한 장을 다 먹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반정도 먹다 남기면 저나 남편이 먹어요.
그러다 보니 더 잘 안먹이게 되네요.



시댁에 갔을 때 어머님이 도담이 주라고 사주신 치즈가 있었는데
유통기한을 하루 남기고 겨우 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버리려고 했던 빈 치즈 봉지를 도담이가 덥썩 가져가 버렸어요.




그러고는 손을 비닐 속으로 쓰윽 집어 넣더라구요 ㅎㅎ



어쩜~ 도담이 손에 꼭 맞는 장갑이 되었네요 ㅋ
이걸로 도담인 참 많은 것을 하더군요.



침대에 있는 먼지도 털고



이렇게 박수를 치면 바스락 소리 나는 악기도 되고요



유리창 닦는 걸레로도 썼다가




그걸로 음식(?)을 만지는 위생장갑으로도 사용을... ㅇㅎㅎ;;

그리고 사진엔 없지만 냄비뚜껑 들어올리는 주방 장갑으로도 쓰더군요.
만능 장갑이 따로 없지요^^?

제가 위생 장갑을 끼고 음식 만들 때도 쓰고 쓰레기 버릴 때도 쓰고
뜨거운 냄비 옮길 때 주방장갑을 끼는 걸 보고 따라하는 것 같아요.
그 모습을 보며 또 얼마나 웃었는지... ㅋㄷㅋㄷ



근데 도담이가 또 새로운 장갑을 발견했습니다.



근데 저건 너무 작아서 금방 포기를... 했답니다 ㅎㅎ;;


오늘두 방문해주시고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17. 06:36
지난 일요일...
김장 김치에 쌀에 안그래도 짐이 한가득인데
어머님이 과일이며 밑반찬이며 생강즙까지 바리바리 챙겨주셨습니다.

오후 2시쯤 묵직한 자가용을 끌고 서울로 출발했는데
천안쯤 부터 막히기 시작하더니 7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답니다.
중간에 딱 한 번 휴게소에 들르고 열심히 달렸는데도 말이지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도담이가 카시트에 얌전히 앉아서 보채지 않았다는 거~~
제가 요즘들어 멀미가 다시 심해져서 오래 차를 타면 무척 힘든데
그래서 도담이에게 더 고마웠네요.

집 앞에 도착을 하니 많은 짐을 옮길 생각에 한숨부터 나왔는데요
아파트 입구에 줄지어 세워진 쇼핑 카트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백화점 내에 있는 마트 쇼핑 카트인데 원래 못가져가게 되어있거든요.
그래도 가깝다는 이유로 몇몇 사람들이 아파트 단지 내로 끌고 오곤 했는데
이젠 마트 측에서도 아예 제재를 하지 않는지 대여섯개쯤 되는 카트가 줄지어 있어라구요.

카트 두 개를 빼서 짐을 가득 실어 나르니
몇 번 왔다갔다 할 거 한 번에 해결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것도 아닌 걸 그리 사용하려니 마음에 걸려서
앞으론 마트를 좀 더 자주 이용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네요. ^^;;

집에 도착하자마자 뻗고 싶었지만
어머님께서 정성스레 싸주신 반찬 거리들 상할까봐 그것 부터 정리를 했습니다.
그사이 남편은 저녁은 간단하게 먹자며 도담일 데리고  나가서 짜파게티를 사왔답니다.

그런데 짜파게티를 끓이려고 봤더니...



도담이가 저러고 놀고 있더군요. ㅍㅎㅎ;;



요리하는 거에 부쩍 관심을 가지고 따라하려고 하더니
이젠 짜파게티도 뚝딱~ 만들었네요. ㅋㅋㅋ



3분 요리처럼 여기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맛있는 짜파게티가 완성될 것 같은...
정말 그러면 너무 간편할 것 같죠? ㅋ

아무튼 도담이가 만든 짜파게티 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피곤함도 다 잊을 정도 였답니다.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열심히 젓가락질 연습을 하며
어쩌다 건진 면을 엄마, 아빠 입에 번갈아 넣어 주던 도담이...
덕분에 식사 시간도 길어지고 정신없긴 하지만
이것도 다 자식 키우는 재미이지 싶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2. 05:39

엄마가 잠시 컴퓨터를 하고 있는 동안
어찌 아들이 보채지 않고 얌전한가 해서 뒤돌아봤더니...



화장대 앞에 있는 의자에 올라서서 열심히 빗질중인 도담이^^;;

이런 모습 처음이야~~
얼른 폰을 들고 증거 사진을 남겼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머리를 빗는 모습이 신기하여
혼자 의자에 올라간 아들의 위험한 행동은 일단 뒷전이었네요~ ㅡ.ㅡ;;



" 아들~~ 어디 가려고 그렇게 꽃단장을 하시나? "



립크로즈 바르는 엄마 모습을 흉내내는 듯 입술도 모아보고~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 환하게 미소를 짓는 도담이...^^;;



" 아~ 난 왜이렇게 잘생긴거야?! "

자뻑은... ??? ㅇㅎㅎ

이제 겨우 20개월인 도담이...
그런데 벌써부터 왕자병 기질을 다분히 보이는군요 ㅋㅋ

이 날 이후 화장대 의자로 사용하던 저 의자는 옆으로 치워두었습니다.
제가 안볼 때 혼자 올라갔다가 다칠까봐서 벽쪽으로 붙여두었답니다.

그리고 조만간 화장대 정리도 좀 해야할 것 같습니다.
도담이가 까치발들고 화장품을 꺼내서 놀더라구요.
아직 뚜껑을 못열지만... 조만간이겠지요?

오늘 김장하러 시댁에 갑니다^^(별 도움은 안되겠지만...ㅋ )
간 김에 저랑 도담이는 일주일 더 있다 오려구요~
그래서 당분간 이웃님들 방문은 어렵지 싶어요^^;;(원래 부지런히 다니지도 못했지만요 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28. 05:40
가끔 도담일 데리고 지하철을 탈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옆 자리에 앉으시는 분들이 도담이에게 관심을 보이곤 합니다.

몇 개월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고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시는 분들도 있고
사탕이나 과자를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얼마전엔 제 옆 자리에 덩치 큰 아저씨가 앉아있었습니다.
도담이가 가만히 있질 않고 서서 계속 움직이니 자꾸 쳐다 보시더군요.

" 아이구~ 도담아 가만히 좀 있어! "
괜히 미안한 마음에 도담이에게 한소리 하고는 다시 앉혔습니다.

그런데 자꾸 쳐다 보신 게 도담이가 귀여워서 그랬던가 봅니다.
잠시 후에 그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빵을 하나 꺼내시더니 도담이에게 주셨거든요.^^;;
봉지가 많이 구겨진 걸로 봐선 주머니에 꽤 오랫동안 넣어두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순순히 받을 우리 도담이가 아니지요~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빵을 밀어냈습니다.
그래도 아저씬 귀엽다는 듯 웃으면서 도담이 손에 빵을 쥐어주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해야지? "
하지만...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담이는 빵을 바닥에 던져버렸습니다.
순간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민망해서 얼굴까지 빨개 졌습니다. ㅜ.ㅜ;;

도담이를 안고 있는데다 짐까지 있어서 얼른 줍지도 못하고 있는데
" 먹기 싫음 마라! " 그러시며 빵을 도로 주머니에 넣으시던 아저씨...

설마 도로 주머니에 넣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제가 더 미안하더라구요.
하지만 막상 사과를 하기도, 아이에게 뭐라고 하기도 애매한... 참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목적지까지 몇 정거장 남지도 않았는데 그 시간이 왜 그리도 길던지...
결국 한 정거장 전에 미리 일어나서 문 앞에 서있었답니다.



점점 까칠남이 되어가고 있는 도담이... ㅡ.ㅡ;;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무턱대고 좋다고 받는 것도 문제지만
도담이처럼 무조건 싫다고 쳐내는 것도 문제네요.

이번 주말에 김장을 하신데서 시댁에 가려는데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잘 가지도 않고 그럴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됩니다.

도련님도 첫조카라고 도담이를 너무 이뻐해 주시는데
한번 웃어주지도 않고 외면해 버리는 도담이 때문에
서운한 빛을 감추지 못하던 그 얼굴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 도담아~ 이번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한테 방긋 웃는 모습 좀 보여드리고 오자! 제발~~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22. 06:20


4개월 전에 도담이가 한참 신발장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맨발로 현관에 나가 구두며 운동화며 모조리 꺼내 놓았었는데
아빠에게 한 번 혼나고는 그 관심이 뚝 끊어 졌었죠~

그런데 요즘 다시 도담이가 신발장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4개월 전과는 다른 모습^^;;




엄마 운동화를 꺼내선... ( 냄새 날텐데 ㅡ.ㅡ;; )
끈 묶는 시늉도 해보고




다시 제자리에 집어 넣고 문을 닫았다가
또 꺼내선 집어넣기를 반복하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잘 놀던 도담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아예 신발장 문을 부여잡고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도담이를 이렇게 서럽게 울게 한 건...



바로 제 운동화  ^^;;



운동화를 꺼내고 신발장 문을 닫으려는데
그만 운동화가 문에 끼여서 안 닫혔던 거죠~



몇번 힘을 써보다 안되니까




결국은 이리 울음을 터트리더군요.



그런데 제가 슬쩍 신발을 앞으로 당겨 주었더니



언제 울었냐는 듯 반대쪽 문까지 열어가며 아무렇지 않게 잘 놀았답니다.

뭔가 제 맘에 안들거나 맘대로 안되면
무턱대고 짜증에 울음부터 터트리는 도담이...
눈물까지 뚝뚝 흘려가며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그렇게 엄마 아빠 두 손, 두 발 다 들게 해놓고 해맑게 웃을 때면
꿀밤 하나 먹이고 싶을 만큼 얄밉기도 하답니다.

" 이런 간살쟁이~~ "
남편은 한 번씩 도담이에게 당할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ㅎㅎ

두 살 아이가 연기가 뭔지 알리가 없지만은
당하는 입장에선 기막힌 연기에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군요.
정말이지 우는 연기대회가 있다면 내보내도 될 것 같습니다.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19. 08:28


도담이가 잘 노는 틈을 타 가계부 정리를 좀 하려는데
눈치 빠른 요녀석~ 불쑥 나타나 샤프를 뺏어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 도담이가 엄마대신 가계부 정리 해주려고? 자 ~ 해봐! "
그렇게 말하면서 노트도 두개나 펼쳐 주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노트에 있는 구멍으로 향하는 샤프... ㅎㅎ;;



이리 찍어 대는 통에 연약한 샤프심은 똑 부러져 버렸습니다.



손가락을 구멍에 넣어보지만...



작은 노트 구멍을 찌르며 놀기에는 샤프 만한 게 없지요 ㅋㅋ

어제는 도담이가 샤프심 넣는 뒷 꼭지를 열었다가 다시 끼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처음엔 마음대로 안되서 짜증을 부리려고 하길래 제가 도와 줬는데
그렇게 몇번 하고 나더니 혼자서도 곧잘 끼우더라구요 ㅋㅋ

아마도 조만간 샤프의 진정한 용도도 알게되지 싶습니다.
도담이가 샤프로 그리는 첫 그림... 무척 기대가 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18. 06:59


태어나서 두 번째 만난 가을...
걸음마를 배우고 직접 낙엽을 만져도 보고 밟아도 본 첫 가을이기에
도담이에겐 올 가을이 참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을 가다 멈춰서서
낙엽을 하나씩 주워서는
만지작 거리다 도로로 날려 보내는 도담이...



낙엽을 날려 보내는 모습이
그냥 놀이라고 하기엔 뭔가 아쉬워하는 듯 보입니다.



길을 가다가도 맘에 드는 낙엽이 있으면
하루종일 손에 꼭 쥐고 다니다가 집에까지 들고 들어오곤 하는데요
몇일 전엔 현관에 있는 우산통( 좀 지저분하네요 ^^;; )에 저리 넣어 두더군요.

두 살 짜리가 뭘 알고 그랬겠어?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선뜻 버리진 못했습니다.
왠지 가을을 붙잡고 싶은 아들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아서요.

하지만 겨울이 오고 흰 눈이 내리면
지금의 아쉬움은 까마득히 잊어버릴테지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