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11. 23. 19:00



" 이모집 나가자! 이모집 나가자! "

" 집사님 나가자! 집사님 나가자! "


집에서 놀다가 지루해지면 하는 말이다.

이모집에 가자고, 집사님집에 가자고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도담이가 가자고 할 때마다

불쑥불쑥 다른 집에 갈 수는 없는 노릇...


놀러가면 도담이가 싱크대 살림을 모조리 꺼내는 통에

전화하기도 참 조심스럽다.


그나마 교회 구역식구들은 이해를 많이 해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 날도 교회 언니네 전화를 했더니 오라고 해서 갔었다.


알록달록 예쁜 냄비들하고 노느라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5시간이 넘도록 낮잠도 안자고 놀았으면서

집에 가자니까 " 안가 ! " 하면서 벌러덩 누워버린 녀석... ㅡ.ㅡ;;


말을 하기 시작하니 이럴 땐 참...

어이가 없어 웃으면서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1. 06:41



일주일 넘게 시댁에 있으면서

도담이는 하루도 안빠지고 이러고 놀았다.


새벽같이 일어나면 냄비들이 잘 있는지 부터 확인하고

거실에서 주방으로 주방에서 다용도실로 그리고 또 거실로...

수많은 냄비들을 들고 나르며 무척 행복해 했던 도담이였다. ㅋ


이제는 말도 제법하는데

주로 하는 말도 주방놀이에 관련된 것들...


" 된장찌개 끓여줄게~ "

" 맛있게 끓여줄게~ "

" 은색 내려줘~ " (은색 냄비 내려 달란 소리)

" 주전자 주세요! "

" 검정색 씻어 " (검정 냄비 씻어 달란 소리)

" 구멍이 뚤렸다! " (냄비 뚜껑에 있는 구멍보고 하는 소리)

" 삼발이 내려줘! " (가스렌지 삼발이 달란 소리)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니 어느순간 문장을 말하고

한동안 말이 늦어 걱정했던 가족들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증조 할아버지 추도식이 있어서

전을 부치려고 어머님이 가스렌지를 바닥에 내려놓으셨는데

진짜 가스렌지 위에서 요리를 하니 얼마나 신이 났을까?



시댁에 있는 거실 쇼파...

도담이가 가면 여긴 사람이 앉는 곳이 아니라

주방 살림들 진열대가 되고 만다.


도담이 노는 모습을 처음 본 고모님들은

신기해 하며 웃으셨고


원하는 냄비만 주면

신경쓸 것 없이 너무너무 잘 노는 도담이를

시부모님은 기특해 하셨다.


때로는 아들이 주방놀이를 너무나 좋아해서 한숨이 나올 때도 있지만

좋은 쪽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주방놀이를 하면서 말도 더 많이 늘었고

색깔이나 숫자 세기 같은 것도 자연스레 익히고 있다.


비싼 장난감 보다 양은 냄비 하나를 더 좋아하는 아들...

생각해보면 살림살이에 보템이 되는 고마운 일이 아닌가?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15. 04:41



도담이 26개월 때 밀가루 놀이 하던 모습^^


무슨 놀이를 하던 자동차가 꼭 있어야 하는 건

저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입 주위에 밀가루가 잔뜩 묻었기에 왜 그런가 했더니



몇개 남지 않은 쌀튀밥을...

밀가루 범벅을 해서는 먹고 있더라는ㅠㅠ


애 옆에 앉아서는 말리지도 않고

그냥 사진만 찍는 남편을 나무랐더니 하는 말~

" 괜찮아~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뭐. "


평소에 나보다도 더

애 먹는 거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의외로 이럴땐 아주 쿨~ 한 듯 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부싸움이 잦아지기도 한다는데

육아에 대한 생각이 서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서 오는 말다툼도 종종 생기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참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육아에 대해서도 부부사이에 많은 대화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아무래도 석연치 않아

도담이 먹이라며 남편에게 치즈를 한 장을 주었다.


출출했나??

덥썩 덥썩 잘도 받아 먹는 도담이 ㅋㅋㅋ



오물오물~

금새 치즈 한 장 먹어치우고...




도담이는 그렇게 또 한참을 놀았다.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 07:57



작은 두 손으로

모래를 꼭 움켜쥐고

조심조심 일어서는 도담이...




그리고는 나무에 물 주듯이

주르르르 뿌려 준다.


이정도면 정말 많이 양호해졌구나 하며

마음껏 뿌리라고 내버려뒀다.


몇개월 전만해도 모래를 뿌리고 놀때면 정말 심란 했었는데...

그 땐 모래놀이 하고 집에 와서 목욕을 시키려고 보면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온통 모래였었다.



물 만난 고기 마냥

모래 만난 도담이 ㅋㅋㅋ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모래밭이지만

사실 여기선 논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 날은 자동차를 들고 나갔는데

자동차 속으로 모래를 집어 넣으면서 놀았다.



모기에 물려서 발갛게 부어 올랐는데

그래도 저 손으로 긁진 않았다.



도담아~ 그만좀 집어 넣지?

씻기 힘든데... ㅠㅠ



그저 속으로만 한 말이었는데

귀신같이 일어나 반대편으로 달려가서는

또 모래를 뿌리기 시작했다.



도담아~~ 제발 그것만은...

바람분단 말이야!!!



여름엔 자주 나간 건 아니지만

밖에 나가면 이렇게 신나게 놀았었는데

도담이도 아마 이때가 그리울거다.


며칠 전엔

몸이 안좋아서 열나고 토하고 그랬는데도

나가자고만 하던 도담이...


막상 나가도 추워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동네를 뛰어다니는 정돈데

그나마도 감기에 걸릴까봐 맘껏 못하게 했더니

어제 저녁엔 집에 안오겠다고 엄청나게 고집을 부렸다.


가을이 왜 이렇게 추운건지...

올 겨울은 유난히 더 길게 느껴질 것만 같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19. 05:25




어제 있었던 문화센터 '마노아' 수업에서는 라면 놀이를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라면을 나눠 주시자 맛부터 보던 아이들... ㅋㅋ

우리 도담이도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평소 엄마, 아빠가 라면을 끓여 먹으면

옆에서 라면 부스러기를 달라고 조르던 도담이거든요~

그럴 때 보면 달콤한 과자보다도 라면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먹기만했던 라면이

아이들 놀이감으로도 너무 좋다는 걸

저는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손으로 라면을 만져보고 조각도 내보고

조각낸 라면으로 탑쌓고 무너뜨리기

주먹과 손바닥으로 잘게 부수기

절구로 더더 잘게 부수기


중간중간 먹기도 하면서 도담이도 재미나게 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게 부순 라면에 물을 조금 부어서 주물주물~


그러자 라면에 점성이 생기면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수 있게 되더라구요.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셨는지...


나중에 집에서도 이렇게 놀게 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아들과 문화센터에 다니면서 저도 뭔가 한가지씩 배워가는 듯 합니다.


사실 한정된 강의 시간동안 아이들이 마음껏 놀기란 쉽지 않습니다.

싫어하는 활동을 할 때는 금방 지루해 하지만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는 많이 아쉬워하더라구요.


하지만 라면놀이 같은 건

특별한 교구를 살 필요도 없으니

집에서 실컷 놀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17. 07:24



8월에 여름 휴가 갔을 때

아들을 데리고 물 속에 들어가 신나게 놀아주는 남편을 보며

내심 의외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작년 여름인가는 바닷가에 갔었는데

물 근처에는 얼씬도 안했던 남편인지라... ^^;;



얕은 곳에서 돌멩이만 던지고 놀다가

아빠에게 안겨 깊은 곳으로 들어간 도담이는

당연히 무서워했습니다. ㅎㅎ;;



"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랍니다 ㅠㅠ "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고는 있지만

잔뜩 얼어있는 도담이 표정만 봐도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이 가지요? ㅋ



그런데 그 때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조카가 남편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담이는 안중에도 없고

남편을 밀고 때리고 매달리고...

보는 사람들이 아찔할 정도였답니다.


그 순간 저도 도담이가 물에 빠질까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도담이를 안고 있으니 제대로 대처도 못하고

그냥 맞고만 있다가 겨우 물 속을 빠져나온 남편...


물놀이 하던 조카들과 놀아준다는 게

남편이 장난을 좀 심하게 쳤던 모양인데 잘못 건드린 거였죠~


이건 뭐... 자신이 원인 제공을 했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하마터면 괜히 아들만 잡을 뻔 했습니다.


장난도 사람 봐가면서 적당히 쳐야지...

받아들이는 사람이 장난으로 생각안하면 서로 마음 상하기 십상인 것 같습니다.


이뻐하는 조카라 웃으며 넘기긴 했지만

남편도 어쩜 속으로 ' 담부턴 놀아주나 봐라! '하며

꽁~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16. 08:04

몇주 전 구역예배때 비빔면을 했었는데요

오이 채썰은 게 남아서 도담이에게 가지고 놀라고 줬습니다.



커다란 냄비에다 오이를 부어 주었더니



집게로 계란판에 옮겨 담는 도담이^^;;






칸칸마다 조금씩~

예쁘게도 나누어 담았네요 ㅋ



손 힘이 부족한데다 집게질이 서툴러서

집게로 오이를 옮겨 담는 일이

3살 아들에겐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한 듯 보였는데요


처음에 집게질을 할 때는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아서

짜증을 부리기도 했던 도담이가


힘들면 중간중간 쉬기도 하면서

끈기있게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손가락 운동이 아이들 뇌 활동에도 좋다는데

집게 놀이가 손 힘도 길러주고 손가락 운동에도 아주 그만인 것 같아요.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정말 별거 아니지만

아이들에겐 재미있는 놀이도 되고 공부도 되는군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14. 07:30




엄마표 미술놀이 책을 구입했을 당시엔

나름 의욕이 넘쳤습니다.

아들하고 정말 잘 놀아주리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더랍니다.

제가 원하는대로 시키는대로 아들이 따라주지도 않을 뿐더러

뒷처리 문제로 꺼려지는 부분도 있구요

막상 하더라도 아들이 알아서 놀고 저는 지켜보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놀이 활동 준비만 해주면 재미나게 놀아주니 고맙더라구요.

분명 도담이에게도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최근엔 책을 펼쳐보기는 커녕 미처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지난달에 도담이가 책꽂이에서 이 책을 빼와서

혼자서 넘기며 보는 걸 보고서야 깨달았답니다.

요즘엔 통 이런 놀이를 못해줬구나...





그제서야 저도 책을 훑으며 간편하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나 찾아봤는데요

그 때 눈에 들어온 게 국수 놀이 였습니다.

마침 국수도 있겠다

전지가 없어서 대신 신문지를 깔고

냄비에다 국수를 한줌 담아 주었습니다.





" 우와~ 국수네... 우리 이거 가지고 놀까? "

하지만 도담이는 제말이 끝나기 무섭게

국수를 입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 구슈 구슈 " 그러면서... ㅡ.ㅜ





" 도담이 배고파? 그건 생으로 먹으면 안되요~ "

혹시 출출해서 그런가 싶어 얼른 치즈과자를 만들어 주었는데

한 두개 받아 먹고는 또다시 국수를 먹는 겁니다.





먹고...





또 먹고...

" 그건 빼빼로가 아니야~~!! "






그러다 뒤늦게서야 좀 제대로 노는가 싶었는데

던지고 밟고 그런 걸 또 집어 먹는 바람에 빨리 정리를 해버렸습니다.

오도독 오도독 쩝 쩝

소리까지 내가며 참 맛있게도 먹길래

저도 한 가닥 집어 먹었네요.

약간 짠맛이 도는 밀가루 맛인데

맛으로 먹는 건지 재미로 먹는 건지...

나중에는 냉장고에 넣어 논 걸 찾아와서는

자꾸만 꺼내달라고 해서 한두가닥 내주고 다른데로 숨겨버렸습니다.

아주 가끔이야 괜찮겠지 하겠는데

너무 자주 그러니까 이것도 참 난감하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12. 07:10

텐트에서 도담이가 두번째로 재미있게 했던 놀이는

바로 까꿍놀이^^


29개월이 넘었음에도

도담이는 아직도 까꿍놀이를 좋아하는군요.



옆으로 슬며시 숨었다 나오는 장난끼 어린 모습에

저도 사진을 찍으며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 어? 도담이 어딨지? 저기있나? "



" 아! 거기 보이네~ 까꿍~ "



" 어? 또 어디갔지? "



" 까꿍~ 여기있네! "

" 꺄아~ 까르르르 "


엄마가 맞장구 치며 함께 놀아주니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ㅋㅋ



뻔히 다 보이는데도 안보이는 척~

까꿍 한마디에도 까르르 넘어가는 아들...


하지만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계속 놀아주다 보면 지치거나 시들해지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왠만하면 아들이 먼저 실증내기 전까지는 계속 놀아주려고 했는데...



" 어흥~~ " 하는 표정으로

갑자기 튀어나와 엄마를 놀래키는 도담이었답니다.

3살 아들에게 제대로 당했지요 ㅋㅋㅋ


이제는 엄마를 놀릴줄도 알고...

가끔은 능글능글 엄마를 약올리기도 하는 도담이 ㅡ.ㅡ;;


에효~~ 아이가 커가면서 바닥나는 건 체력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0. 11. 04:05

아이들도 가끔은 혼자만의 아늑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기에

커다란 박스를 구해다가 집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줘볼까 하다가

백화점에서 저렴한 아이들용 텐트가 눈에 띄길래 덥썩 구매를 했습니다.


혹시라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문화센터에서는 다른 사람들 때문이었는지

자동차 모양의 텐트에 들어가는 걸 거부했던 지라 내심 걱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텐트를 펴자마자

엄마의 걱정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도담이~~



침대와 방에 널부러져 있던 주방 살림들을

모조리 텐트 안으로 가져다 놓더라구요 ㅋㅋ


깔끔해진 침대위를 바라보면서 너무나도 좋아하던 남편...


하지만 텐트에서 나는 냄새가 너무 심해 빨아서 말리는 동안

금새 또 침대와 방은 주방 살림들로 어지러워졌고

남편은 텐트의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도 전에 방에 펼쳐놓더랍니다.


그동안 아들이 어질러 놓은 걸 정리하는 일이

무척이나 귀찮았었나 봅니다. ㅎㅎ;;




베개를 의자 삼아 앉고

달걀 판을 가스렌지 삼아 요리를 하며

아주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도담이^^


텐트 안에서 노는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이리 좋아해 주는 것만으로 만족했습니다.


도담이가 조금 더 크면

그 때 이 텐트가 더 요긴하게 쓰일테니까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