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10. 17. 07:24



8월에 여름 휴가 갔을 때

아들을 데리고 물 속에 들어가 신나게 놀아주는 남편을 보며

내심 의외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작년 여름인가는 바닷가에 갔었는데

물 근처에는 얼씬도 안했던 남편인지라... ^^;;



얕은 곳에서 돌멩이만 던지고 놀다가

아빠에게 안겨 깊은 곳으로 들어간 도담이는

당연히 무서워했습니다. ㅎㅎ;;



"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랍니다 ㅠㅠ "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고는 있지만

잔뜩 얼어있는 도담이 표정만 봐도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이 가지요? ㅋ



그런데 그 때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조카가 남편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담이는 안중에도 없고

남편을 밀고 때리고 매달리고...

보는 사람들이 아찔할 정도였답니다.


그 순간 저도 도담이가 물에 빠질까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도담이를 안고 있으니 제대로 대처도 못하고

그냥 맞고만 있다가 겨우 물 속을 빠져나온 남편...


물놀이 하던 조카들과 놀아준다는 게

남편이 장난을 좀 심하게 쳤던 모양인데 잘못 건드린 거였죠~


이건 뭐... 자신이 원인 제공을 했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하마터면 괜히 아들만 잡을 뻔 했습니다.


장난도 사람 봐가면서 적당히 쳐야지...

받아들이는 사람이 장난으로 생각안하면 서로 마음 상하기 십상인 것 같습니다.


이뻐하는 조카라 웃으며 넘기긴 했지만

남편도 어쩜 속으로 ' 담부턴 놀아주나 봐라! '하며

꽁~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1월 7일 토요일...
모처럼 우리 세식구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나들이라고 해야 뭐... 드라이브 하는 정도였지만
도담이는 아빠 차를 타는 것 만으로도 너무 즐거워했답니다.

점심은 전에 남편이 맛있다고 한 국밥집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도담이가 내내 칭얼대고 소란스럽게 해서
식당 종업원에게도 다른 손님들에게도 많이 미안했습니다.

계산을 하면서 죄송하다고 그랬는데
" 아이구 아니에요. 애들이 다 그렇죠~ "
그렇게 웃으시면서 이해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커피도 한잔 마시고 나오려고 뽑았는데
남편은 도담이 때문에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쏟아버렸네요. ㅡ.ㅡ;;



저희 남편... 그게 못내 아쉬웠던지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밀크티 두개를 샀습니다.

데자와?
홍차와 우유를 섞어만든 음료 같은데 처음 보는 거였습니다.

홍차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처음엔 좀 이상한 맛이더군요.
그래서 먹자마자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 오빠~ 난 이거 별로다! "
그래놓구선 캔 하나를 금방 비웠지요. ㅎㅎ;;

남편은 안먹고 두었다가 일요일날 마시려고 했는데
도담이가 가지고 놀겠다고 달라 그래서 결국 또 못마시고...
다음날 제가 홀짝홀짝 다 마셔버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고 나니 남편 생각이 나더군요.
쫌 미안한 맘도 들고...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상하다고 해놓고 자기꺼 까지 마셨다고하니
남편이 어이가 없다는 듯 답을 해왔습니다. ^^;;

거기다 대고 나중에는 더 먹고 싶다고 또 사오라고 했답니다.
마침 남편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1+1행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밀크티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사먹는다더라구요.

다음날 저녁 남편은 잊지 않고 밀크티를 사왔습니다.

" 어! 이거 사왔네^^ 잘 먹을게~ "
" 내꺼야! 나 먹으려고 사온거니까 먹지마! "
" 에이~ 내가 사오래서 사온거잖아~ "
" 아니야~ 내가 다 마실거야! "

남편은 끝까지 자기꺼라고 먹지 말라고 합니다.
마누라 주려고 사온 거 다 아는데 말이죠~ ㅋ

남편 저녁상 차려주구 저는 옆에서 밀크티 하나를 또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 뭐야!! 왜 먹어~ 누가 먹으래? "
" 왜~~ 나 먹으라고 사온거면서... ㅇㅎㅎ "
" 아니거든~ "
" 아니긴 뭐가 아니야~ ㅇㅎㅎ "
" 아들아~ 너네 엄마 왜 이렇게 능글맞아졌냐? ㅎㅎㅎ "
" 내가 능글맞아졌어? "
" 응. 많이. "

사실 평소에도 남편은 이렇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자주 합니다.
제가 알면서도 속은 듯 삐친것 처럼 행동을 하면
그제야 달래주면서 재미있어 한답니다.

어쩔땐 정말 짖궃게 굴어서 얼마나 얄미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엔 제가 남편의 장난을 안받아주구 웃으며 넘겼더니만
저보고 능글맞아졌다고 하네요.

결혼한 지 3년째...
생전처음 능글맞단 말을 들은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것도 남편에게서 ㅡ.ㅡ;;)
이제 저도 이름만 아줌마가 아닌 진짜 아줌마가 되어가나 봅니다. ㅎㅎ;;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2. 07:08


도담이가 더 아가였을 때 사용했던 천기저귀...

일회용 기저귀를 함께 쓰다보니 편리한 일회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얼마안가 천기저귀는 도담이 전용 수건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남편의 장난에 이용 되기도 했습니다.



남편에게 도담이 목욕좀 시키라고 부탁하고 부엌일을 하고 있었더니
어김없이 발동한 남편의 장난끼~~ ㅋ

목욕을 끝냈으면 얼른 로션 바르고 기저귀부터 채워야하는데 
천기저귀를 아이 몸에 묶어 놓고서는 혼자 잼있다고 웃습니다.

" 우리 아들 패션 어때? "
" 그러다 쉬하면 어쩌려고?! "
" 쉬하면 수가 치우면 되지... ㅎㅎ "
" ㅡ.ㅡ;;; "



근데 저리 입혀 놓으니 무슨 로마시대 패션 같기도 하고
귀엽긴 하네요^^;;



헛!! 여기서부턴 19금... ^^;;




수줍은듯한 워킹 뒤에 날려주는 섹시한(?) 표정 ㅋ
그리고 옷자락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스마일... ㅇㅎㅎ

도담이도 이제 큰 아가인데... 미안~~



저 손에 잡은 것이 문틀이 아니라 화살이었다면 딱 큐피드 컨셉인데... 아쉽군요 ㅋ
하지만 화살 없이도 엄마, 아빠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으니~~~

" 도담이 넌~ 영원한 우리집 큐피드야~~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25. 05:57


도담이 신생아때...
신생아실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베컴머리를 남편은 아직도 그리워합니다.



남편은 도담이의 헤어 디자이너 였어요^^
목욕하고 나면 꼭 머리카락에 로션을 발라 닭벼슬 마냥 꼿꼿이 세워줬죠.
외출을 할때면 한번 더 도담이 헤어 스타일을 만들어 줬답니다.

얼굴에 바르는 것보다 머리카락에 바르는 로션이 더 많아서 아깝다고 잔소리라도 하면
아들 스타일을 위해 이정도는 투자를 해야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그랬던 남편의 열정을 시들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도담이의 커트!!!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회 집사님께 도담이의 커트를 부탁드렸고
퇴근하고 온 남편은 짧아진 도담이의 머리카락을 보며 무척 실망을 했었답니다.



" 이거봐~ 예전 스타일이 안나오잖아 ㅠ.ㅠ "
울먹이듯 말하는 남편... 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괜히 미안해지더라구요)

커트 하기 전엔 긴 머리카락도 세우면 그대로 있었는데
커트 후에 자란 머리카락은 세워도 금방 가라앉아 버리더라구요.
결국 남편도 더이상 도담이 머리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도담이 커트 하기 전에 남편이 자신의 침을 발라 만들어준 헤어 스타일 ㅋㅋ
어쩌면 더이상 이런 장난을 칠 수 없어서 그렇게 서운해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담이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니 남편은 저에게 애기용 고무줄을 사달라했습니다.
세우질 못하니 묶어주기라도 했으면 하더라구요.
근데 매번 까먹고... 그냥 고무밴드로 묶어 주랬더니 그건 안된답니다.

그러길 수차례... 남편은 결국 도담이 머리를 세워줄 다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빨래 집게...ㅋㅋㅋ



남편은 자신의 탁월한 선택에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폰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도담이가 어찌 저걸 안빼고 그냥 두었을까요?
정말 오랜만에... 자신의 머리를 만져주며 좋아하는 아빠를 보니 저도 좋았던 걸까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