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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6 결혼 2년만에 사위와 방귀 튼 장모님!! 13
이번 설 연휴는 시어머니께서 허락을 해주셔서 부산에 있는 친정에 먼저 갔었습니다. 남동생은 군대에 가 있고 여동생도 결혼을 하면서 엄마 아빠 두분이서 쓸쓸하게 명절을 맞으시곤 했는데요 그래도 남동생이 명절에 맞춰 휴가를 나와서 조금은 맘이 놓였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남동생도 못나온다 그러더군요. 부산에 먼저 다녀간단 제 말에 엄마는 먼 길 운전해오면 위험하다고 오지마라셨지만 막상 저희를 보시고는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특히 첫 손주가 얼마나 보고 싶었겠어요. 도담이를 보는 부모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날 줄을 몰랐답니다.

연휴 전 하루는 남편이 휴가를 내서 이틀 정도 친정에 머물렀는데요 첫날은 엄마가 일하러 나가셔서 저녁에나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광안리에 있는 엘리스라는 커피숖에서 일하고 있는 여동생... 커피랑 와플은 자기가 쏜다며 놀러 오라기에  바다 구경도 할 겸 부모님을 모시고 광안리로 갔습니다.



마침 제부도 일을 마치고 엘리스로 와서 여동생 내외와도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이번 명절엔 여동생 내외도 못만나고 가겠구나 했는데 저희가 하루 일찍 내려간 덕분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두 딸과 듬직한 사위가 둘에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주까지... 부모님도 너무 행복해 하셨네요.



식사 후엔 여동생이 일하는 커피숖에서 여동생이 만들어 준 커피와 와플을 먹으며 광안대교 구경도 하고 잠깐 밖에 나가서 바닷가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제가 좋아하는 커피도 마셨습니다. (관련 이야기는 나중에 사진 편집해서 더 자세히 올릴께요)

시간이 꽤 지나 도담이가 피곤해해서 자리를 정리하려고 했는데요. 동생 부부는 남아서 할 일이 있다며 저희 먼저 들어가라고 해서 부모님과 도담이를 대리고 먼저 집으로 귀가했네요.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한 외출이라서 그런지 다들 너무 즐거운 상태였어요.

그런데 온 가족이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남편을 난처하게 만들었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남펴과 결혼한지 어느덧 2년여가 다 되가지만 아직까진 부모님도 남편도 서로에게 어려워하는 마음이 있었던게 사실인데요. 제가 생각 할때는 서로의 장벽이라 할 수 있는 어려움을 해소한 사건이었고 엄마에겐 사위에게 얼굴 붉힐 영원히 기억하기 싫은 에피소드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날 엄마가 외출 전부터 이것저것 군것질을 좀 하셨고 나가서도 와플과 커피등 먹어서 배가 많이 불렀었나 봅니다.

저와 거실에서 이야기 할때 였는데요.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가 안된다 하시더니 갑자기 방귀를 끼시는게 아닙니까? 포즈도 너무 귀엽게 취하면서 뿡뿡뿡~~  ㅡㅡ;; ㅋㅋ 저는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서 쇼파에 앉아 티비를 보던 남편을 바라보았고 엄마는 그제사 당신이 큰 실수를 했음을 깨달으셨습니다.

저와는 이런 편안함을 주고 받는 모녀 지간이라 가끔 이런 행동을 하시는데요. 그날은 남편이 같이 있어서 조심하셨는데.. 방에서 컴퓨터 한다고 생각하시고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 취하신 것 같습니다.

남편은 당황해서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었는데요.

장모님이 난처해 하실까봐 애써 못들은척 얼굴을 붉히고 앉아 있던 남편에게 엄마는 민망해서 더 크게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어머 자네 거기 있었나?  어떻게 몰랐잖아~ 미안하네... 못들은 척 하게 "
" 아... 예... 괜찮습니다. ^^;; 아무것도 못들었습니다" 

시선은 티비에 고정 시킨채 어쩔줄 몰라하며 대답하는 남편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혼 2년만에 장모와 방귀튼 사건인데 생리적인 현상이라 어쩔수 없긴 했지만 그래도 장모와 사위라는 관계가 아직은 어렵고 서먹한데 너무 일찍 방귀를 튼 건 아닌지... 한편으로는 이번 사건으로 서로 더 편해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사실 저도 가끔은 생리적인 현상을 참기 힘들어서 참 난감하고 곤욕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럴 땐 그냥 못들은척 조용히 넘어가 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는 것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

비록 엄마에겐 당황스럽고 민망한 상황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부모님과 남편이 조금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의미있던 시간이었어요. ^^

이번 에피소드를 계기로 왠지 올핸 더 행복한 시간이 찾아 올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남은 연휴 잘 즐기시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