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이야기
영화 보기/ 82년생 김지영
연한수박
2020. 2. 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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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은 유난히 공감이 많이 되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문득 내 모습이 겹쳐지며
나와 비슷한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보는 듯 했다.
육아를 위해 전업주부가 됐고
부지런히 하루하루를 살아내지만
남편의 사랑과 자상함만으론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
김지영의 눈빛에선 공허함 같은 게 가득 느껴졌다.
빙의된 듯 다른 사람이 되어 이야기 할 때는
그동안 마음 속에 꾹꾹 눌러 담았던 것들을 토해내는 것 같았다.
자신을 향한 주변 사람들의 말과 시선을 애써 외면하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여 마음 속에 벽을 만든 것은 아닌지...
그 벽이 또 다른 벽을 만들고
사소한 농담 한마디도 웃어 넘길 수 없게 되버린 것 같다.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김지영은 말했다.
아내로 엄마로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가끔은 행복할 때도 있다고...
다들 그렇게 나름대로 잘 살아내는데...
" 왜 나만 엉망일까요? "
의사 선생님은 대답한다.
그건 잘못이 아니라고!
영화는 해피엔딩~
아픔을 이겨내고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김지영은 멋져 보였다.
하지만 내 마음에 남아있는 여운은 좋지만은 않았다.
애써 모른 척 아닌 척 넘겨 버렸던 것들이 비집고 올라오는 것 같다.
여성들의 뛰어난 능력이 점점 빛을 발하고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삶이 팍팍해지는 요즘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편하다 생각하는 전업주부가 마냥 편치만은 않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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