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산부인과에 가던 날...정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임신 사실도 믿기지 않는데다 혹시 내가 한 테스트가 잘못된 건 아닐까 몸에 이상이 있는건 아닐까 아기는 괜찮을까...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배가 산만한 임산부들... 금방이라도 아기가 나올 것 같은 배를 보고 있자니 덜컥 겁도 났습니다. 아기 낳을때 얼마나 아플지... 내가 그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지...제가 걱정이 된다니까 오빠는 괜찮을거라고 합니다. 오빠도 절 위로하려고 한 말일텐데 그 순간엔 그런 위로 조차도 서운하게 들리더군요.

 

그러면서 떠오른다는 것이 부인이 아기 낳을 때 남편 머리카락을 붙잡고 막 욕을 하는 ㅋㅋ 드라마 속 장면이 었어요^^ 설마... 저도 그렇게 될까요??

 

여자 선생님으로 예약을 해놓고 기다리는 내내 저의 불안감은 통 가시질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참을 있다가 진료를 받았는데요 젊은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고 인상도 좋아서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티비에서나 보던 산부인과 의자에 내가 앉게 되다니... 첨엔 부끄러워서 쭈뼛거렸는데 그건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초음파로 아기의 모습을 보는 순간 제 마음은 기쁨과 안도로 가득 찼으니까요.

 

" 임신 축하드립니다^^ 아기 심장 소리 들려 드릴게요~ "

 


 

쿠궁 쿠궁 쿠궁

힘찬 아기의 심장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빠도 그제서야 아빠가 되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실감이 나더라네요.

 

아기도 아기집도 모두 정상이고 제 몸도 입덧때문에 그런거지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자세한 검사는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안심이 되네요~~

 

주위에선 저보고 참 둔하답니다. 2개월이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고요^^;;; 가만 생각을 해보니 임신 초기에 감기가 심해서 약을 먹었었는데 괜찮으려나 모르겠어요. 엄마도 걱정된다며 병원가면 꼭 물어보라고 하십니다. 제발 아무 탈 없기를...

 

이제 아기의 태명도 지었습니다. ' 도담 ' 이라고요~ 도드라지게 아름답다는 순우리말인데요 ' 도담도담 ' 이라는 말이 건강하게 잘 잘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군요.

 

앞으로 엄마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을 텐데 뭐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지금으로선 막연하기만 합니다. 우선은 입덧이 빨리 끝나서 골고루 잘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기도 건강할테니까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