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첫 돌때 도련님께서 저희 가족에게 써 준 편지 입니다.

예쁜 글씨만큼 내용은 더 예쁜...
읽고 또 읽어도 눈물이 앞을 가리게 만드는 
도련님의 진심이 담긴 편지랍니다.

도담이는 돌잔치를 시댁에서 했습니다.
잔치랄 것 도 없이 그냥 식당 예약해서 친지분들만 모시고 식사 대접이나 하려고 했는데
막상 이벤트도 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를 해주시니 잔치가 되어버리더군요.

돌잔치 다음날 도련님이 쑥쓰러워 하며 저에게 내민 주황색 봉투...
그 안엔 제법 많은 현금과 함께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 도담이 돌이라고 반지도 해주셨는데...
한달 월급을 고스란히 다 쓰신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었습니다.

아직 서로 서먹해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적도 없고
도련님 일이 3교대라서 얼굴 보기가 힘들 때도 많았는데
서로 표현은 못하고 지냈어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따뜻하신 분이란걸
다시 한번 깨달았답니다.

남편은 여태까지도 이 편지를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형 노릇 제대로 못하는 미안함에 차마 읽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내용은 대충 이야기 해주었지만요^^;;

지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핑계로
부모님도 도련님도 잘 챙겨드리지 못하는 못난 형수라서
도련님의 마음에 더더욱 고맙고 미안했네요.

" 그거 다 빚이야~ 나중에 돌려줘야 되는 거 알지? "
제가 도련님께서 주신 성의를 그냥 받아도 되는 건지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웃으며 하신 말씀입니다.
어머님도 이미 알고 계셨더라구요.

지금은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으로...
그렇게 밖에는 달리 보답할 길이 없지만
남편도 저도 가족들에게서 받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