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7. 31. 07:42


2011년 7월 2일...

친구가 도담이 돌선물로 사준 스포츠카 쿠페...
그러나 도담이는 이 멋진 차를 좁은 집안에서만  타야했습니다.

현관 한켠은 유모차가 떡 버티고 있고 베란다에도 놓아두기가 마땅치 않거든요.
그리고 매번 집에 들어올 때마다 바퀴를 씻고 닦고 할 일이 걱정스러워서
일부러 밖에서 태우지 않았습니다. ㅇㅎㅎ

그런데 하루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침부터 도담일 차에 태워 복도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마냥 좋아할 줄만 알았던 우리 도담이 표정이...
' 엄마 오늘 뭐 잘못 드셨어요? ' 하는 것 같습니다. (ㅡ.ㅜ)

세수도 안한 부시시한 몰골로 아들램 내복은 아래위로 짝짝이로 입혀놓고
그렇게 집을 나서는 엄마가 15개월 아들에게도 이상하게 보였을까요?

사실은 저도 처음엔 복도만 왔다갔다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복도 끝에서 끝까지 두어번 왔다갔다 하니 더이상 거기선 못태우겠더군요.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토요일 아침 이웃분들 단잠을 다 깨워버릴 것 같아서요.

할수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경비실 앞을 또 왔다갔다...
그러다 결국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습니다.
세수도 안한 부시시한 몰골로...

멈추면 빨리 가라고 엉덩이를 들썩이던 도담이...
이렇게 좋아할 걸 아까 그 떨떠름한 표정은 뭐였니?

이왕 밖에서 태운거 마음껏 즐기라고
오후엔 신랑이 도담이를 차에 태워 마트까지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복도가 비좁기도 하고 혹시라도 분실될까봐 자동차를 방에 들였습니다.
매끈하던 바퀴가 울퉁불퉁 까지고 긁히고...

바퀴를 닦으며 투덜대는 저에게 남편이 한소리 했습니다.
이럴 거 생각안하고 밖에 가져갔냐고요 (ㅜ.ㅠ)
물론 생각은 했지요... 근데 한꺼풀 벗겨진 것 같은 바퀴를 보니 심란한 걸 어쩝니까?

암튼 그날 후로 스포츠카는 또 실내용이 되었습니다.
사실 요즘은 도담이가 걸음마 연습에 푹~ 빠져서 유모차도 잘 안타려고 하네요.

간혹 마트에서 도담이랑 똑같은 차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 눈에 띄는데요
도담이도 그 또래쯤 되면 저가 자동차 끌고 밖으로 나가겠지요?
갑자기 베란다 넓고 전실까지 있는 여동생집이 너무 부러워집니다.
Posted by 연한수박